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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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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52g | 140*205*30mm
ISBN13 9788954430746
ISBN10 895443074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케빈 브룩스
케빈 브룩스는 획기적인 작품들로 독자들을 사로잡았고, 비평가들의 찬사를 얻은 작가이다. ‘브랜포드 보스 어워드’와 ‘노스이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했고, ‘카네기 메달’과 ‘가디언 어린이 소설상’을 비롯해 다른 많은 상의 최종후보에 올랐다. 영국 데번 주의 엑세터에서 태어나 버밍엄과 런던에서 공부했고, 주유소의 주유원, 화장터의 잡역부, 공무원, 런던 동물원의 노점상, 우체국 계산원, 기차표 매표소의 판매원 같은 다양한 직업을 거친 끝에 소설 쓰기에 열중하게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그해 여름 나는 루카스를 만났다』『키싱 더 레인』『캔디』『죽음의 길』등이 있다.
역자 : 이혜선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오목골 빨강머리 루비』『쫓기는 아이』『그림자 아이들』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권의 그림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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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했다. 내 몸이 한쪽으로 휙 비켜서 내 머리에 내리꽂히던 아버지의 주먹을 가까스로 피했다. 가속도가 붙은 아버지의 몸이 내 옆으로 떨어지자, 나는 얼른 아버지의 등을 밀었다. 아버지의 등을 민 것, 그게 다였다. 등을 밀기만 했다. 나 자신을 지키려 한 본능적인 행동. 그뿐이다. 내 주먹으로 아버지를 내리치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일은 아버지를 민 것뿐이다. 아버지 등에 손을 살짝 대기만 했다. 틀림없이 아버지는 중심을 잃은 것 같다. 너무 취해서 몸을 똑바로 세우지 못한 것이다. 몸을 가누지 못한 것이다. 모르겠다. ……내가 분명히 아는 것은, 아버지가 방을 가로질러 붕 날아가더니 머리를 벽난로에 쾅 부딪히고 나서 바닥에 떨어져 꼼짝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지금도 그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뼈가 돌에 부딪쳐 깨지는 소름끼치는 소리.
나는 아버지가 죽은 걸 알았다. 단박에. 나는 알았다.
--- p.48-49

알렉스가 조용히 물었다.
“마틴, 괜찮니?”
나는 깊은 구덩이를 들여다보았다. 물이 기다리고 있다. 차고 깊고 시커먼 물.
“기분 최고야.”
잠시 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낭을 구덩이 안으로 던졌다.
정적.
들풀에 스치는 바람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밑에서 ‘첨버덩’ 하고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귀를 기울였다. 콸콸거리고 부글거리는 물소리, 침낭이 물에 잠기는 소리. 흠뻑 젖은 침낭이 깊고 차갑고 검은 물속으로 천천히 내려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죽어서 의식이 없이 침낭에 갇혀 있는 아버지, 슬로모션으로 떨어지는 아버지, 차갑고 검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아버지, 마침내 돌멩이와 흙모래, 슈퍼마켓 손수레, 녹슨 자전거 뼈대 사이에 멈추는 아버지. 움직임도 없고 소리도 없이 침낭 속에 들어 있는 아버지, 얼어붙은 진흙 틈에서 눈에 띄지도 않는 아버지.
묻혔다.
떠났다.
잠들어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죽었다.
--- p.185

브리스 경위가 입을 가리고 기침을 했고, 짙은 가래가 끓는 소리가 났다.
“그때 알렉산드라랑 무슨 짓을 했냐?”
“별거 없었어요. 아까 말한 대로 알렉스를 잘은 모르거든요.”
“너희 전화 통화를 꽤 자주 했던데.”
“우리가요?”
“전화 통화 기록에 따르면, 아주 자주.”
나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브리스 경위가 말을 이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무렵에. 하루에 두세 번. 어떤 날은 더 많이.”
“알렉스가 뭔가를 도와주고 있었어요.”
브리스 경위가 눈살을 찌푸렸다.
“과제물이요. 학교 과제물.”
“과제물이라.”
“숙제였어요.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 해야 하는 거요. 연극에 대한 거였어요. 알렉스가 연기에 대해 많이 알았거든요. 연극 수업도 들었고요. 그 과제물 때문에 알렉스가 저를 도와주고 있었어요.”
브리스 경위가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친절하군.”
“네…… 그랬어요. 도움이 무척 많이 됐어요.”
“최근에는 본 적 있니?”
“이사 갔을걸요.”
“언제 갔을까?”
“모르겠어요……. 크리스마스 지나고 바로였던 것 같아요.”
“어디로 갔는지 아니?”
“몰라요. 죄송해요.”
브리스 경위가 일이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정원을 내다보면서 가끔 자기 귓불을 잡아당겼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
--- p.312

마틴에게
이 편지를 너희 고모 집에서 읽고 있다면, 그건 모든 일이 잘되었다는 뜻이겠지. 모쪼록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다면,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나. 나 나름대로는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들을 남기려고 노력했어.
예전에 네가 나쁜 것은 상대적인 거라고 말한 거 기억나니? 내가 나쁘다고 여기는 것만 나쁜 거라고 했잖아. 나는 옳다고 여기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면, 그때는 내가 잡힐 때만 그 일이 나쁜 거라고 했지. 그때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은 이해할 것 같아. 네가 여전히 이 말을 믿고 있으면 좋겠다. 믿지 않는다면……
음,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 p.31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버지가 미웠냐고? 당연히 미웠다.
그러나 죽일 생각은 결코 없었다.“

마틴 피그는 열네 살 난 외톨이다. 집에는 의지할 사람 하나 없고, 학교에서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기 일쑤다.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마틴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욕망이나 꿈도 알 수 없다. 어느 날 술주정꾼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졸지에 살인 용의자로 몰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짝사랑하던 친구 알렉스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미래에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당돌한 여자아이 알렉스는 마틴과 함께 시신을 처리하는 계획을 세우지만 그녀의 남자친구 딘에 의해 모든 것이 틀어질 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추리 소설을 즐겨 보던 마틴의 치밀한 작전으로 딘을 따돌리고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을 지켜낼 방안을 마련한다. 모든 것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던 마틴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의 수사로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갑자기 사라진 알렉스가 저지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수록 마틴은 의심을 받게 되고 수사는 미궁에 빠진다. 모든 사건이 종결된 후 마틴에게 도착한 알렉스의 편지 한 장은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대미를 장식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뜻하지 않게 발생한 코믹하면서도 끔찍한 사건이 독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을 것이다.”
-『옵저버』

“어둡지만 유쾌하다. 대단한 반전을 가진 굉장한 작품이다.”
멜빈 버지스 (『Doing it』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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