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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1~3권 세트

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1~3권 세트

[ 전3권 ]
이지음 글 / 문채빈 그림 | 꿈터 | 2024년 04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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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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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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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봄이는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팠어요. 배도 아픈데 학교를 꼭 가야 할까 생각하느라 학교 담벼락 둘레를 빙 돌았어요. 오늘도 운동화 끈 때문에 뿌웅 선생님의 ‘대포 방귀’를 들을지도 몰라요. 봄이는 배가 조여 오는 것 같았어요.
그때였어요. 후문 옆 담벼락에 낙서가 보였어요. 봄이는 가까이 다가가 쪼그려 앉아서 자세히 봤어요.
닥터 별냥의 별난 보건실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손가락을 베었거나, 말 못할 고민이 있을 때
몰래 가는 곳.
닥터 별냥의 별난 보건실!!
--- p.11~12

앗, 봄이가 마음속으로 한 생각이 진짜 소리가 되어 스피커에서 나왔어요. 뇽뇽 간호사님이 큭큭 웃었어요. 별냥 박사님이 눈을 떴어요. 그리고 스피커에서는 이런 소리가 흘러나왔지요.
“사실은 학교에 가기 싫은 게 아니라 뭐든 스스로 잘하는 아이가 되고 싶어요.”
--- p.29

“학교에서 그렇게 엎드려 있으면 혼나요. 허리를 펴고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있어야 해요. 이렇게요. 하루 종일이요.”
준서가 반듯하게 앉으며 말했어요.
“뭐어? 하루종일?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디, 그, 그건 너무 끔찍해!”
--- p.57

담희 새끼손가락에 붕대가 점점 넓게, 점점 높이 감기더니, 엄청나게 큰 딸기 모양 붕대가 완성되었어요. 붕대가 얼마나 큰지, 다른 손으로 붕대를 받쳐 들어야 할 정도였어요.
“와, 예쁘다.”
담희는 딸기 붕대가 자랑스러웠어요.
--- p.105

어린이 여러분, 인생 살 만하신가요?
어린이도, 고양이도 인생이 쉽지 않지요.
예전엔 ‘더 나은 고양이’가 되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답니다. 그러가 보니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손가락도 벨벨 꼬이고 잠도 못자고 가슴도 쓰리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더 나은 고양이보다 ‘스스로를 잘 돌보는 고양이’가 되려고 애쓴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별냥 박사님이 윙윙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헬멧이 윙윙 돌기 시작했어요. 조금 지나니 빨간 윙윙이가 하얗게 변했어요.
“이럴 수가! 머릿속이 정말 하얗구나.”
--- p.16

걸어가면서 병아리는 10초 동안 깊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결심했어요.
병아리는 식탁 앞에서 주문을 외웠어요.
“한 입만!”
그리고 황금 숟가락을 야무지게 입에 앙 물었어요.
정신없이 먹던 뇽뇽 간호사님과 별냥 박사님은 입을 쩍 벌렸어요.
--- p.32

“아이들도 선생님도 제가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제가 희미해지니까요.”
도윤이 목소리에 점점 더 힘이 빠지며 몸이 다시 사라지고 있었어요.
“그렇구나. 진짜 또 희미해지고 있어.”
뇽뇽 간호사님이 얼른 와서 다시 붓칠했더니 선명한 도윤이가 나타났어요.
--- p.46

“고고! 흔한 친구 준서야~!”
도윤이는 준서와 함께 신나게 도서관을 향해 뛰었어요.
희미해지던 몸이 점점 선명해지며 발에 힘이 들어갔어요.
--- p.61

목에 뭔가 가득 쌓여 있다니, 선해는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무서웠어요.
별냥 박사님은 핀셋으로 목에 쌓여 있는 것들을 꺼냈어요. 알록달록한 글자 조각들이 꺼내도 꺼내도 계속해서 나왔어요.
--- p.72

반짝반짝 빛나는 열쇠를 보자 선해는 선생님도 엄마도 친구도 잘 실망시킬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았어요.
“어린이는 친구도 어른도 실망시키며 자란단다. 잘 실망시키는 건 어렵지만 중요하지.”
--- p.86
이윽고 보건실 창고에 있는 상자 속에서 죽은 듯 잠자던 아기 고양이가 깨어났어요. 아기 고양이는 낯선 창고도, 낯선 어른인 보건 선생님도 무서워서 구석에서 웅크린 채 벌벌 떨기만 했어요.
--- p.11

사랑이는 세상의 커다란 비밀을 알게 된 거 같았어요. 사랑이는 결심했어요.
‘말 잘 듣는 착한 고양이가 될 거야. 지금보다 더 나은 고양이가 될 거야.
--- p.22

그리고 참말로 신기하게도 영원히 사라진 줄 알았던 호기심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호기심이 살아나면 고양이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요. 보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냄새 맡고 싶은 것도 너무너무 많아지거든요.
--- p.25

“와~ 눈에 해도 있고 달고 있고… 별이 가득해! 별냥이네.”
사랑이는 자기 눈에 별이 가득하다는 걸 알았어요.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은 기분이었어요.
--- p.38

그때 번쩍하고 오래된 기억 한 조각이 되살아났어요. 아주아주 옛날, 오래전 일이었어요. 별이 가득한 밤하늘에서 별 하나가 뚝 떨어졌는데 그 별이 별냥이 눈에 콕 박혔던 기억이요. 그리고 이번이 처음 생이 아니란 사실을 어렴풋이 기억해 냈어요. 어떤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거든요.
--- pp.40~41

지호는 혼자 하면 배트맨처럼 멋있게 잘할 수 있었는데 모든 게 선해 때문인 것 같아 짜증이 났어요. 선해의 황당한 실수들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웃음거리만 된 것 같아 지호는 어깨가 더, 더, 더 쪼그라들었어요.
--- pp.48~49

지호는 마법의 주문을 외웠어요. 그리고 슈퍼맨 스카프를 목에 둘렀어요.
스카프만 둘렀는데도 어깨가 서서히 펴지면서 지호 마음도 열렸어요. 지호는 왠지 표정이 굳어 있는 선해에게 웃으며 말했어요.
--- p.77

다음 날 윤아는 아침부터 머릿속이 콕콕콕콕콕콕콕콕 쑤셨어요. ‘머릿속이 이렇게 쑤시는데 학교에 꼭 가야 할까?’라고 생각하며 학교 담벼락 둘레를 한 바퀴 빙 돌았어요.
--- p.90

윤아가 케첩 통을 받아 들고 랑랑이 핫도그에 케첩을 한 방울 톡 떨어뜨렸어요. 핫도그에 빨간 점 하나가 생겼어요.
“랑랑아, 케첩은 아무렇게나 뿌려도 맛은 다 똑같아. 겁먹지 마. 안 되면 말고. 팍팍 뿌려 먹자~!”
--- p.105

윤아는 일단 하얀 도화지 왼편에 점을 찍었어요. 여기에 사각형을 그리려고요. 그리고 아래로 선을 그었어요. 조금 삐뚤었어요. ‘에잇, 안 되면 말고!’ 하면서 다시 옆으로 선을 그었어요. 그렇게 ‘안 되면 말고’ 주문을 네 번 외운 다음에 사각형을 완성했어요.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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