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불꽃축제가 있던 날 택시 안에서 13「자귀나무」를 듣던 밤 21사자가 잠을 잔다 32에릭 사티가 내리던 타이베이 38찔레꽃 향기 되어 53그녀가 온다 61노루를 사랑한 아저씨 66숙희씨,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79무국적 만두 842부 위로의 방식 99영화처럼 엄마처럼 107가라앉은 배, 구부러진 등 116운동화 할머니 122넘버 파이브 132끝까지 한 방! 137정지된 도시 1493부 유령남매 163그녀가 핼러윈에 갔을까 182당신의 꿈은 샌드위치 194탱고를 추는 시간 199이별 연주회 204돼지코 209사랑에 빠지는 60일 223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 228
|
저조승리
관심작가 알림신청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대한민국의 ‘승리’로서 당당히 어둠 속을 춤추다작가 조승리의 인생은 마치 불꽃같다. 저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하늘로 힘껏 솟아오르고, 결국 공기 저항에 부딪혀 허공에서 멈칫하게 되지만 그 순간 온몸을 태워 끝내 누군가에게 제 존재를 알리고 만다. 심장을 울리는 폭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빛줄기로. 저자 자신은 눈앞이 점점 어둠으로 가득차니 “이러다 비극으로 끝나겠구나”라고 자조했으나, 독자에게 그 인생은 비극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찬란히 느껴진다. 결핍은 흉터로 남았지만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어둠은 많은 것을 집어삼켰으나 동시에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 찬란함은 과거부터 현재로 이어지며 점차 선명해졌기에, 그 빛의 궤도가 모여 곧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말처럼, 삶은 저자에게 어둠을 주었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 불꽃을 쏘아올리며 기어코 삶을 축제로 만들어버린 셈이다.누구에게나 ‘인생 참 지랄맞다’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어둠 속을 당당히 춤추는 저자의 책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다보면, 인생이 쥐어주는 ‘지랄’에 맥없이 당하기보다 ‘누가 더 지랄맞나 한번 해보자’며 그에 맞먹을 정도로 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울화가 터질 것 같을 때는, 눈을 감고 어딘가에서 펑펑 터지는 불꽃소리와 함께 아름답게 펼쳐지는 불꽃줄기를 상상해보자. 눈을 뜨면 온데간데없겠지만 한낮에 열린 불꽃축제라 보이지 않을 뿐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겨보자. 그 순간들이 겹겹이 쌓이면 우리의 삶은 결국 축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