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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료의 시대

경제 관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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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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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4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26g | 153*224*18mm
ISBN13 9788994606880
ISBN10 899460688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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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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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료들의 생애를 소개하면서 특히 강조하고자 했던 바는 이들이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받은 가운데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경제의 변화를 이끌어 갔다는 점이다.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지만, 이는 결코 대통령 혼자 만들어 낼 수 있는 성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도자의 뛰어난 리더십에 유능한 경제관료들의 정책적 뒷받침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와 함께 기업가들이 지녔던 탁월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산업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일했던 근로자들의 노고, 그리고 유리하게 조성되었던 국제 경제환경 또한 중요했음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p.10

백두진은 토지에 대한 세금을 현물로 내도록 하면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수매 대신 세금의 형태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양곡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통화팽창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백두진은 임시토지수득세 도입을 적극 추진했고, 국회에서의 격렬한 논란 끝에 임시토지수득세법이 1951년 9월 통과되었다. 사실 이 법은 농민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법이기도 했다. 농민이 부담해야 하는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존 지세법에서는 수확량에 농산물 가격을 곱한 금액의 4%를 징수했다. 그런데 임시토지수득세는 수확량의 15~28%라는 높은 세율이 적용되었다.* 그럼에도 백두진을 비롯한 재무부 관료들은 전쟁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농촌이 더 많은 재정적 부담을 감당해야 된다고 판단하여 이러한 정책을 추진했다. 여기에 농산물에 대한 과세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 p.33

IMF와 미국 국무성의 거듭된 외면 속에서도 송인상은 포기하지 않았다. 일국의 중앙은행 부총재로서의 체면도 버린 채 물러서지 않았던 송인상의 집념은 조기에 한국이 이들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이들 국제기구로부터 장기저리로 자금을 빌려 경제발전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한 예로 정부는 IBRD로부터 자금을 빌려 디젤기관차를 도입했는데, 이는 철도 현대화의 전환점이 되었으며, 현대화된 철도는 한국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운송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 p.59

장기영은 물가를 잡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동원했다. 쌀값이 오르면 대규모 양곡상들에게 압력을 가했고, 정육업자들을 부총리실로 불러 물가를 올리지 말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커피 가격이 비싼 다방의 업주에게 찻값을 내리라고 종용하는 일도 있었는데, 해당 업주가 값을 내리지 않자 서울시 보사국장에게 트집을 잡아 다방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라고 지시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이 업주는 위생 검사 결과에 문제가 있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업주가 가격을 내리자 이 처분은 하루 만에 풀렸다고 한다.
--- p.98

농어촌 개발에 사용될 자금을 전용하자는 김학렬의 제안에 대해 농어촌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통령은 처음에는 반대했다. 하지만 그의 거듭된 설득에 결국 생각을 바꾸었다. 남은 과제는 청구권자금 사용처를 바꿀 수 있도록 일본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1969년 8월 개최된 한일각료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여 청구권자금을 사용해 연산 103만 톤 규모의 종합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에 대한 일본 정부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이에 앞서 ‘종합제철건설 전담반’이 제철소의 경제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박태준 사장을 비롯한 포항제철팀이 일본 민간기업으로부터 기술 협력에 대한 약속을 받아 낸 상태였는데, 이러한 선제적 조치들이 일본 정부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로써 그동안 한국경제의 숙원 사업이었지만 자금 문제로 인해, 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좌절되었던 종합제철소 건설 사업이 마침내 추진될 수 있게 되었다.
--- p.131

황병태는 1965년 10월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야기한 것처럼, 같은 해 5월 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여 AID 차관을 지원받기로 약속받았는데,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자 조급해진 대통령이 그를 다시 미국으로 보낸 것이다. 그에게는 1억 달러를 받아내지 못하면 돌아오지 말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그는 매일 국무성 청사 앞으로 가서 담당자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담당자가 부담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이었다.
--- p.150

유치과학자들은 한국행을 택함으로써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한국의 연구 여건은 그들이 몸담고 있던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크게 열악했고, 그들이 받는 급여 또한 해외에서 받던 것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조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 하겠다는 일념으로 한국행을 택했다. 그런데 이들의 급여는 이들이 해외 에서 받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당시 국내 대학교수 급여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거센 반발도 있었는데, 최형섭은 이러한 대우 조건을 끝내 관철시킴으로써 유치과학자들이 KIST에서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 p.180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상당수의 차관기업이 사채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차관 상환을 위해 급전이 필요한데, 공식 부문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사채까지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기업의 재무 상태를 더욱 수렁에 빠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재계는 1971년 6월 대통령에게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용완 회장이 재계를 대표해서 정부가 사채 금리를 내리고, 사채업자의 횡포를 막는 등의 형태로 사채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 것이다.
--- p.220

1979년 초 박정희 대통령과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현확 부총리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농가주택 개량사업 규모를 놓고 두 사람이 옥신각신한 것이다. 이 사업은 당초에는 7만 5,000호 규모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런데 내무부 업무보고 자료에 그 규모가 크게 줄어 있었다. 자재 가격과 건설 노임의 상승, 재정 부담 등이 이유였다. 박 대통령은 “나도 농촌 출신인데 더 투자합시다”라며 사업 규모 확대를 제안했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사실상 확대를 지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신현확은 경제안정을 위해서는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다. 그러자 대통령이 절충안을 내놓았다. 대통령이 이 정도로 양보했으면 적당히 타협할 만도 한데 신현확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 후에도 박 대통령 은 두 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꺼냈다. 하지만 신현확은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p.285

금융실명제 실시 방안이 발표되자 반대 세력의 많은 저항과 반발이 이어졌다. 집권 군부 세력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실명제가 실시되면 자신들의 정치권력의 기반인 정치자금의 돈줄도 마를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 입장은 갈수록 후퇴했고, 결국 같은 해 10월 말 당시 여당이던 민정당은 실명제를 1986년 이후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명확한 시점도 정해지지 않은 무기한 연기였으니 사실상 도입이 철회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해서 김재익이 추진한 금융실명제 도입은 무산되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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