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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어느 물리학자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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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38g | 146*209*30mm
ISBN13 9788925552033
ISBN10 892555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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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은 건물 모퉁이의 어둠 속에 혼자 남았다. 5월 첫 주의 스위스 날씨치고는 터무니없이 추웠다. 바람도 북동쪽의 레만 호수에서 곧바로 불어왔다. 인근 선착장을 빠르게 두드리는 파도 소리, 선박들의 금속 마스트에서 마룻줄이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옷을 단단히 여미었지만 몸은 하릴없이 떨리기만 했다. 앙다물지 않으면 이가 서로 부딪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황 상태까지는 아니었다. 물론 공황은 두려움과 차원이 다르다. 공황이 도덕적, 신경증적 붕괴이자 에너지의 소진이라고 한다면, 두려움은 근육과 본능에 대한 얘기다. 예를 들어 뒷다리로 서서 당신을 노리는 야수가 있다면 놈은 당신의 뇌와 근육을 통제할 것이다. (21~22쪽)

“두려움은 경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서입니다. 대공황 시대의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생각해 보세요. 금융사에서 이보다 유명한 명언이 또 있던가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사실 두려움은 인간사에서도 가장 강력한 감정입니다. 새벽 4시에 행복감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너무도 강렬한 정서이기에 다른 정서적 요인에서 비롯된 노이즈를 걸러내고 이 신호에만 집중하는 일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최근의 시장 동요 추세와 매체에 나타난 ‘두려움’과 관련된 어휘, 즉 테러, 비상, 공황, 공포, 혼란, 불안, 위협, 탄저, 핵 등의 빈도를 대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얻어 낸 결론은 두려움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사실이었죠.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103쪽)

몽블랑 부두는 오늘따라 더 넓어 보였다. 작은 공원 안에는 라임 나무, 벤치, 잘 손질한 잔디, 벨 에포크 시대의 가로등, 그리고 짙은 녹색의 관상목 등이 어우러져 있었다. 반원형의 제방이 부두에서 페리 선착장까지 이어지면서 물그림자를 그리고, 하얀 철제 부스 앞에 10여 명이 페리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빨간 야구 모자를 쓴 젊은 여자가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지나갔고, 청바지 차림의 남자 둘이 커다란 검은색 푸들과 산책 중이었다. 마침내 호프만의 시선이 갈색의 낡아 빠진 가죽 외투 차림의 비쩍 마른 유령에 가 닿았다. 남자는 연두색 라임 나무 아래에 서 있었는데, 마치 지금 막 구토를 하거나 기절했다 깨어난 사람처럼 안색이 너무나 하얗고 창백했다. 두 눈은 불룩 튀어나온 이마 깊숙이 틀어박히고 머리카락은 뒤로 바짝 당겨 단단히
묶었다. 지금은 창문을 사이에 두고 호프만을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176~177쪽)

“회사의 이익?”
“아니, 우리… 인류의 이익.”
“두 이익이 다른가?”
“반드시 같지는 않네.”
“이런, 내가 둔해서 그러는데…. 그러니까 자네 말은 VIXAL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움직인다는 뜻인가? 감시든 뭐든?”
호프만이 보기에, 어찌 됐든 쿼리도 그의 가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글쎄, 내 말이 정확히 그런 뜻인지는 나도 자신이 없네. 어쨌거나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충분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는, 한걸음씩 나갈 필요가 있겠어. 제일 먼저, VIXAL이 취한 시장 조치부터 풀어야 할 텐데… 아주 위험한 일이 될 거야. 어쩌면 우리 회사로 끝나지 않을 수도.”
“돈을 벌어들인다 해도?”
“더 이상 돈 문제가 아니야…. 이봐, 이번만이라도 돈 얘기 좀 잊을 수 없겠나?” 호프만으로서도 냉정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다행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차피 그 차원을 넘어섰어.” (265~266쪽)

“가나, 잠깐 얘기 좀 하지.”
“더 이상 할 얘기 없습니다. 개인적인 감정도 없고요.” 그는 상자를 끌어안고 있었기에, 엘리베이터를 등진 채 팔꿈치로 단추를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그는 망설임 하나 없이 돌아서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그대로 추락했다. 문이 닫혔다.
호프만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도무지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머뭇머뭇 다가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고 텅 빈 승강구가 나타났다. 조심조심 가장자리 너머를 내려다보니 유리관은 50미터 높이의 어둠과 침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래는 지하 주차장이었다. 그는 “가나!” 하고 외쳤지만 대답은 없었다. 귀를 기울여도 신음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너무도 빠른 속도로 추락한 터라 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중략)
호프만은 상체를 숙여 라야마니의 손을 잡았다. 놀랍도록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맥박을 찾았지만 이미 끊어진 후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이 짓만도 벌써 두 번째였다. 그때 그의 머리 위에서 덜컥, 소리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더니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있었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에 따라 빛의 크기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5층…, 그리고 4층…. 황급히 지렛대를 잡아 문틈으로 끼워 넣으려 했지만 그만 발이 미끄러지는 통에 라야마니의 시신 옆으로 벌러덩 넘어지고 말았다. 머리 위에서는 엘리베이터의 바닥이 곧바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지렛대를 잡아, 달려드는 야수를 향해 창을 치켜들 듯 바닥에 똑바로 세웠다. 훅 하고 기름 냄새가 얼굴을 덮쳤다. 빛은 잦아들다가 완전히 사라지고 뭔가 묵직한 물체가 어깨를 때렸다. (276~277쪽)

쿼리는 VIXAL 생각을 했다. 그에게 VIXAL은 하늘에서 붉게 타오르는 일종의 디지털 구름이었다. 때때로 떼를 지어 지구로 몰려드는 구름…. 그 구름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어느 무더운 날, 동남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의 어느 국제공항 옆, 항공 연료의 악취와 매미의 울음소리가 진동하는 공장 지구일 수도 있고, 아니면 뉴잉글랜드나 라인 강 유역의 단비와 신록에 젖은 시원한 비즈니스 공원이어도 상관없다. 런던이나 뭄바이, 상파울루의 신축 오피스텔의 아무도 찾지 않는 어두컴컴한 층을 차지하거나, 심지어 수십만 대의 가정용 컴퓨터 안에 몰래 들어앉을 수도 있다. 그것은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처럼.
그는 감시 카메라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목례를 했다. (325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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