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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94쪽 | 128*188*20mm
ISBN13 9791141078430
ISBN10 1141078430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제 빠르기로 말하면 서러운 사람이 하나 남았어. 오십 대 후반의 부장이었어. 부장은 늘 술에 취해 있어서 일부러 운전을 기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혼자 몰고 나갈 때 보면 사장 이상으로 성질이 급했어.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킬로미터를 넘기는 것을 본 적도 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과장이 천천히 여유롭게 달린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야. 주위 사람 누구도 얌전히 신호 지키지 않는데 혼자 그렇게 하기는 더욱 어려웠을 터. 특히 지는 게 죽기보다 싫을 수도 있고.

그러고 보니 또 한 사람을 잊고 있었네. 바로 박기사였어. 과장보다 나이가 한 살 적은 홀아비였지. 과거에 화물차를 운전했다는 박기사는 한 번씩 이런 말을 했어.

- 과장님은 그래도 신호등하고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는 멈추기나 하지, 난 그렇게 안 해. 난 무조건 달리지. 신호가 있는 카메라가 있든 말이지.

그래서인지 과속카메라에 찍히는 차량은 박기사가 운전한 트럭이었어. 사장이 한 번씩 들고 오는 과속 위반 고지서에는 차량번호가 있을 뿐 운전자는 가리워져 있었어. 원래 얼굴까지 생생하게 나왔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사생활 보호라고 했나 하면서 운전자 모습이 사라졌어. 바람피우는 남녀 사생활도 중요하니까. 아무튼 그랬을 거야. 한 달에 몇 번인가 몰라.

- 안 내도 낼 돈을 이렇게 버릴 게 있어. 조심 좀 하고. 주차위반 딱지도 그래. 잠시 물건 내리는 것은 안 찍어.
--- p.30

전라도 놈인 갑지. 경상도 사람은 안 그래!
아니 그러니까 나는 자신이 전라도 놈이 아니라고 한 적은 없었어. 그렇지만 부장의 말이 마음에 거슬렸지. 내 장인이나 장모님도 경상도 태생인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나를 전라도 놈이라고 말한 적은 없었어. 하긴 뭐 부장이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어. 무의식적으로 하는 욕지거리였으니까. 그것을 가지고 싸울 수는 없었고. 모른 척하고 지나갈까. 전라도 놈이 아닌 것처럼 위장을 하고. 그런데 나는 이미 사람들에게 내가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을 밝혔어. 나이가 오십을 넘겼는데 더 이상 고향을 숨기고 경상도 땅에서 살기 싫었거든. 차라리 고향을 밝히고 박해나 질시를 받는 게 나으리라 싶었던 것인지 모르지.

경상도에 사는 동안 이런 일은 자주는 아니었지만 우연히 한 번씩 일어났어. 섞여 사는 동안 그들은 내가 전라도라는 것을 잠시 잊었던 것이지. 전라도 깽깽이 새끼들. 내가 그 욕에 인상이 찌푸려졌는지 모르지. 아니면 순간적으로 아차, 싶어 입을 다물었거나. 그러나 나는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문제 삼지도 않았어. 적어도 경상도에 살려면 그 정도는 감안하고 살아야 했으니까. 그 뒤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냐고? 아마 일어났을 거야. 다시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었는지.

어쩌면 전라도 사람의 자존심도 없느냐고 책하기는 했어. 그러나 경상도에 살고 있는 남자가 전라도 명예를 걸고 싸운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습기는 했어. 고향에 살 때에도 다른 동네 사는 녀석이 혼자 우리 동네 앞을 지나면 불러서 두들겨 패고, 반장 선거할 때는 같은 동네 아이들끼리 뭉치는 게 다반사였으니까. 반일감정이라는 것은 일제강점기 식민 지배가 만들어 낸 것이니 당연할 수 있다 싶지만 같은 나라에 살면서 지역을 나누어 패싸움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조선시대 선현들이 보셔도 소인배의 행태라고 했을 게 분명해. 이번에 사달이 난 것은 재활용 센터를 옆에 두고 친하게 지내던 남자가 부산 MK주방에 작업대를 하나 배달시킨 바람에 생겼어.
--- p.66

너 전라도지?
- 네?
- 이 새끼 전라도 맞아. 억양이나 말투가 전라도 새끼야 이거.
지역 차별주의자들은 그러지. 전라도도 보수당 안 찍어주는 건 똑같지 않냐고. 우리랑 다른 게 뭐가 있냐고. 이는 노예로 끌려와 수많은 차별과 핍박 속에서 살아온 흑인들이 오바마를 지지할 때, 그들에게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는 건 너희도 마찬가지가 아니야, 너희들과 우리가 다른 게 뭔데? 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

어떤 남자의 얘기를 들은 후부터, 나는 조심스럽게 고향이 성원이라고 밝혔어.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어땠나 말하기는 힘들어. 애써 사람들은 자기 표정을 감추려고 했거든. 그 신호는 자기네들끼리는 거리낌 없이 드러내놓고 표시해도 되지만, 아닌 사람에게는 발설하기 뭐한 것이라는 표시이겠지. 아무튼 사람들은 드러내 놓고 어쩐지, 너는 전라도 놈이었어, 라고 말하지는 않았어. 참 성원에 가면 산도 좋고 물도 좋지요? 이렇게 관심을 표하기는 했지만.

- 나는 성원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자신이 꼭 유대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전 세계 곳곳을 떠돌며 삶을 유지하던 디아스포라 같아. - 이런 비유를 경상도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야비한 샤일록도 유대인이었지. 같은 백인이었지만 그들도 차별의 대상이었지. 아일랜드인이나 이탈리아인들처럼. 독일군에게 죽거나 수용소로 끌려간 사람이 유대인만은 아니었다는 말이야.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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