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집단 간 마음의 경계를 없애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을 들자면 집단 간 만남이 있다. 집단 간 만남이 편견과 차별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 왔다.
---「Chapter 01 집단 간 갈등의 심리적 원인과 결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중에서
한국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단군의 자손’이란 신화가 역사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었고 그를 바탕으로 ‘순혈주의’와 ‘단일민족주의’가 작동했다. 이런 환경에서 다른 민족의 사람들에게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민족 외부의 사람들에게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윤리 ·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고 실용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Chapter 02 미디어의 이주민 타자화에 관한 문화연구적 시선」중에서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및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누구나 특정 인물, 집단, 지역에 대한 고정관념과 감정적 편견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자신의 표현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
---「Chapter 03 인식의 가두리 안에 갇혀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에 관한 시론」중에서
아이들은 남한이 좋은 것도 있고 북한이 좋은 것도 있다고 별 고민 없이 대답한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못살던 북한에서 왔으니 당연히 남한이 더 좋은 것 아닌가?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는구나.’ 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있다. 저들 고향에서는 목이 마르면 마을 개울로 달려가서 물을 떠먹었단다. 물맛이 달았다고 생생하게 기억한다. 서울은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공기가 나쁘다고 눈살을 찌푸린다.
---「Chapter 04 경계에서 만난 사람들」중에서
나는 평양에서 태어나 14세까지 북한에서 살다가 나온 탈북자이다. 내가 북한 사람들을 꺼렸던 이유는 중국에서 5년을 숨어 살다가 19세 때 태국에서 다시 만난 내 고향 사람들은 내가 기억하던 사람들과 많이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Chapter 05 ‘먼저 온 통일촌’이라 불리는 영국 뉴몰든 이야기」중에서
법의 미비가 가져오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사례는 늘어만 가고 있고, 이주노동자들이 자국으로 귀국하여 쌓였던 마음의 경계가 보복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이주노동자권리협약」이 비준되어 마음속에 쌓이는 경계가 무너지는 최소한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Chapter 06 이주여성과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마음속에 쌓이는 경계들」중에서
중국인 유학생은 대학 생활 중에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카카오톡으로 대화나 연락을 취하는 데 반해서 중국인 유학생이 주로 쓰는 중국산 스마트폰에서는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없게 보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Chapter 07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과 다름에 관한 생각」중에서
소수집단을 사회계층 하층으로 분류하는 계층화, ‘나보다 아래인 인간’을 만들어 내려는 경향은 인종적 차이뿐만 아니라 온갖 차이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한국에서는 경제적 지위에 기초한 계층화가 이루어진다.
---「Chapter 08 손안에 있는 새」중에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탈북자’라는 꼬리표에 담긴 문화적 의미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여기서 ‘탈북자’라는 단어는 ‘한민족’, ‘북한이탈주민’, ‘북한이주민’, ‘새터민’, ‘귀순용사’, ‘빨갱이’, ‘꽃제비’, ‘난민’, ‘부적응자’, ‘영세민’, ‘먼저 온 미래’, ‘통일의 역군’ 등 다양한 의미와 연관돼 있다.
---「Chapter 09 TV 뉴스의 북한이주민 재현」중에서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고려인은 누굴까. 바로 구소련 지역, 즉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동포들이다. ‘고려인’, 혹은 ‘고려 사람’은 그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자발적으로 연해주 지역에 이주를 시작한 1860년대 무렵부터 통용되어왔다.
---「Chapter 10 고려인을 다룬 미디어의 시선」중에서
텔레비전에서 방송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은 매우 문제가 많았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요즘 한국 여성에게도 요구하지 못하는 며느리로서의 효(孝)의 실천과 임신 · 출산을 요구하는 등 한국의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요하였기 때문이다.
---「Chapter 11 TV 프로그램에서 사라진 결혼이주여성」중에서
영화를 보고 위험지역이란 이미지 때문에 대림동을 꺼리는 반응, 영화로 인한 상권 피해, 범죄 지역으로 왜곡된 부분 지적, 과거 흉기 사용 사건 등을 언급하며 대림동에서 자율 방범활동 및 독특한 중국 음식을 찾아오는 젊은 방문객 등을 소개했다. 인터뷰를 통해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 반응과 함께 대림동 조선족타운의 문제는 범죄보다는 문화적 차이에서 생기는 것이라 설명한다.
---「Chapter 12 미디어 재현 속 외국인 거주 공간」중에서
정부의 탈북민 정책에 관한 신문 사설의 평가를 살펴보면 77.9%(212건)의 사설이 부정적인 평가를 그리고 20.9%(57건)의 사설은 중립적 평가를 보여준 반면에 단지 3건(1.2%)의 사설만이 긍정적 평가를 보여주었다.
---「Chapter 13 신문 사설이 재현하는 북한이주민의 모습」중에서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와 냉전이 극에 달한 1980년대까지 분단 관련 영화는 주로 반공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영화는 용공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Chapter 14 위험한 간첩, 불쌍한 인간: 한국 영화 속의 북한 공작원 이미지」중에서
대상이나 집단의 특징과 차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다양한 사회 구성원 간 화합과 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구분과 경계의 설정이 종종 편견과 차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Chapter 15 구분 짓기와 차이 두기의 국경: UNITV의 북한 캠페인과 소통 전략」중에서
참사와 코로나19 등 재난에 맞선 광주와 대구의 보도 사례와 제주에서 지역갈등 이슈에 대해 ‘해법’ 중심으로 방송한 사례는 ‘아래로부터’ 주민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 새로운 ‘시도’였다.
---「Chapter 16 재난과 다문화 시대, ‘해결지향 평화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와 실천 사례」중에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주 정책 공론화 논의가 부족하고, 장기적인 이주 정책의 비전이 세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묶어 낼 이주 정책 개념 정의가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Chapter 17 이주민, 손님이 아닌 주인으로」중에서
2등 시민, 먼저 온 미래, 이방인, 소수자, 보호 대상 등 탈북민들 앞에 붙은 이런 수식어들은 모두 미디어가 재현하면서 만들어 낸 ‘타자가 만든 이미지’였다. 미디어 환경 변화와 함께 누구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탈북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탈북민 유튜버’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타자가 만든 이미지가 아닌 스스로가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Chapter 18 탈북민들의 미디어를 활용한 경계 넘기」중에서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하지만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학술적 개념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대략적으로 ‘물리적 공간인 현실과 디지털의 가상공간이 공존하는 혼합 세계’를 의미한다.
---「Chapter 19 메타버스 공간에서 국경의 의미」중에서
최근 메타버스는 교육, 관광, 게임 등 각종 분야에 접목되며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미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70여 년의 세월 동안 경계를 두고 닫혀 있던 한반도는 메타버스 속에서 남북한 마음의 국경을 넘어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Chapter 20 메타버스에서 마음의 경계 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