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미친, 사랑의 노래

미친, 사랑의 노래

: 김언희의 시를 둘러싼 (유사) 비평들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28
베스트
비평/창작/이론 top20 1주
정가
20,000
판매가
18,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90g | 135*205*20mm
ISBN13 9788965642992
ISBN10 896564299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김언희의 첫 번째 시집 제목이기도 한, 일명 ‘트렁크’ 모임은 2020년 가을 처음 시작되었다. 이 책의 필자이기도 한 조각가 이미래와 내[이연숙]가 김언희 시인이 살고 있는 진주를 방문한 사건이 ‘트렁크’ 모임의 발단이었다. 그 짧은 만남 이후 우리는 김언희 시인과 더 지저분하게 연루되기를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곧장 ‘트렁크’ 모임의 멤버를 물색했다. (…) ‘트렁크’ 모임의 목적은 김언희 시인의 시와 시를 둘러싼 기존 비평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시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레퍼런스를 각자의 방식으로 전유하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김언희의 시와 모종의 친족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 p.8

나는 이 과정 전체를 ‘유사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흔히 원본의 지위에 미치지 못하는 가짜에 붙는 접두사 ‘pseudo’의 번역어인 ‘유사’를 ‘비평’ 앞에 붙인 조어다. 김언희에 대한 기존 비평은 주로 문단에서 이루어져 왔고 또한 그 문단은 특별한 ‘입단’ 절차를 필요로 하기에 우리의 작업은 문단의 기준에서 ‘진짜’ 비평으로 취급되지는 않을 거라는 자기 인식이 ‘유사 비평’이라는 말을 고안하게 만든 주요 동기였다. 그러나 한계 짓는 ‘진짜’가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유사’의 영역 속에서 우리는 자유로웠다.
--- p.9

김언희는 시를 통해 우리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몸을 주었다. 그 몸은 우리가 감히 가질 수 있다고 상상해본 적 없는 비천한 몸이자 우리가 감히 씹고 삼키고 소화할 수 있다고 상상해본 적 또한 없는 비옥한 몸이었다. 우리의 읽고 판단하는 눈이 도착하기도 전에 물겅대고 질깃대는 물성으로 먼저 거기에 존재하는 김언희의 시는, 필자 중 한 명인 한초원이 쓴 것처럼 이렇게 “주문”하는 것 같았다. 나를 “읽지 말고 먹으라고”,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 치우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했다.
--- p.10

글쓰기의 ‘나’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신체이기도 하다. 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똥 누고, 토하고, 침 뱉고, 오줌 누고, 가래 뱉고, 자세를 바꿀 때마다 여기저기 살이 접히는 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 또 골목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왁자한 소리를 듣고 싶지 않고,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구린 냄새를 맡고 싶지 않고, 변기를 청소할 때마다 곳곳에 끼어 있는 곰팡이에 기분이 나빠지며, 내 몸을 볼 바에 차라리 불을 끄고 샤워를 하고 싶은, 온갖 지각에 노출되어 있는 취약한 내 몸에 갇힌 채로 글쓰기. 그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갇혀 글을 쓰면서, 나는 뭔가에 끊임없이 관여한다. 아니, 그 일은 관여라기보다 뭔가를 먹어치워서 소화기관으로 내려 보낸 후 배출하는 것에 가깝다. 그러면 뜨끈뜨끈한 똥(과 같은 글)이 완성된다. 마치 김언희 시 속의 화자가 그렇게 하듯이.
--- p.15

김언희 시의 서스펜스는 종식되지 않는, 종식되지 않고자 하는 일시적 발작의 연속이다. 거듭되는 반복으로 탄력을 잃고 늘어진 이 ‘희극적 서스펜스’는 누구도 웃기지 않으려 하는, 누구를 따라 웃는 것도 아닌 웃음의 입매를 연필 끝으로 찔러 표현한다.
--- p.63

시는 모르는 사이에 저 스스로 시가 된다는 말은 어쩌면 시란 언제나 시 아닌 것과의 접경 가까이에 밀어 붙여져야 한다는, 시는 판돈을 몽땅 건 도박과 같은 것이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나의 상상적 자아를 포함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터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하고, 내가 떠나고 싶었던 온전치 못함을 겹쳐 보게 한다. 그곳이 내가 출발하고 또 도착할 수밖에 없는 장소라면 나에게 더 남은 게 무엇일까?
--- pp.122~123

실재의 세계에는 “시작도 끝도 없”(「오늘도 어김없이」)지만 인간은 언어를 통해 시작과 끝, 시간의 개념을 창조해냈다. 이로써 결국 인간은 끝의 이후를, 시간의 바깥을, 언어가 없는 곳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그곳을 알 수 없다. 안다는 것은 전적으로 언어에 의존하는 행위이므로 자신의 전제인 언어의 바깥을 알 수가 없다. ‘있음’의 우주 바깥은 ‘없음’이므로 우주의 바깥은 말 그대로 없는 것처럼, “한 번도 / 없어본, 적이, 없는”(「집요하게 은폐되는」) 인간은 언어의 바깥, ‘없음’의 존재를 상정할 수만 있을 뿐 그곳을 결코 알 수는 없다. 즉, 인간은 죽음을 상상하지만 죽음을 알 수는 없다.
--- pp.154~155

시집이 내게 주문한다. 밥그릇에 담긴 시편들이 있소. 시를 씹어 드시오. 배가 불러올 때 긴 잠을 청하시오. 잠에서 깨어나면, 전신 거울 앞으로 가시오. 그리고 그 속에 펼쳐져 보이는 세상을 내게 모두 보여주시오.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 p.188

뒤집어지고 넘치는 관계란 이를테면 훌륭한 예술작품에는 항상 삶보다 더 삶 같은 것이 묻어나며, 가장 훌륭한 형식의 작품이란 형식에 담길 수 없어 형식을 흘러넘치는 작품 같은 것을 의미한다. 나는 언희 님의 작업 세계를 통해 이런 역전을 목도하면서 그 숭고함에 취하는 예술적 취향을 기른 것 같다.
--- p.188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8,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