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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88g | 145*210*30mm
ISBN13 9788934967231
ISBN10 8934967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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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문광기
“제 직업은 간호사입니다”라고 멋지게 소개하는 남자, 문광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틀에 맞춰 살아가는 일상보다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가슴 따뜻한 소통을 즐기고, 중력에서 벗어나 거대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한다. 꿈이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조금씩 보완하여 채워가는 신비로운 여정이라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 믿으며 분투하는 행복실천가이다.
2002년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그것이 자신의 꿈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퇴사를 강행했다. 이후 부산 인제대학교 간호학과에 편입하여 간호학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사했다. 심장내과중환자실(CCU), 흉부외과중환자실(TSICU)을 거쳐 현재는 소화기센터 췌담도내시경팀(ERCP)에서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삼성그룹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인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부문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인 블로그 ‘카우치셰어링’을 운영하며 간호사를 꿈꾸는 이들을 돕고 있다. 평범한 삶이지만 자신처럼 뒤늦게 진정한 자기 인생을 향해 첫걸음을 뗀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http://blog.naver.com/munkwang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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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바닷속 세상과 인연을 맺으면서, 나는 인생 최대의 변환을 맞았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계기였으니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그러하듯 나도 제대로 뭔가를 끝내지도 못한 채 서둘러 새로운 시작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이렇다 할 전환점을 맞아본 적 없이 살아온 나는 끝냄이 두려웠고,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았었다.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무슨 배짱이냐’며 ‘아직 한참 세상을 더 살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나는 원하는 일이 아닌 것에 내 열정과 내 자유를 묻어둔 대가로 얄팍한 물질적 안정을 구걸해 살고 있었던 나에게 외쳤다.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나는 간다.” _p19~20

이내 기욤은 남자 간호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 일부러 남을 돕는 일을 찾지 않아도 일 자체가 남을 돕는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게다가 간호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며,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만약 간호사가 된다면?’ (…) 기욤의 관심 분야는 국제보건과 난민구호라고 했다. 자기 사촌형도 간호사로서 평화봉사단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내가 간호사란 직업에 관심을 가지자 자신도 흥미로웠는지 내 눈을 직시하며 말을 건넸다. “만약 아직 뭘 할까 고민 중이라면, 간호사를 한번 생각해봐.” _p40~41

이내 응급처치실로 옮겨 학생의 상태를 살펴보니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팔이 부러지면서 뼈가 밖으로 나오는 개방성 골절로 곧바로 응급수술을 요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학생은 본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의 절규에 계속 엄마를 불렀다. 나는 다음 처치를 준비하며 학생의 흙과 피 묻은 손을 닦아주었다. 그때 갑자기 여학생이 나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물에 빠진 사람이 살기 위해 지푸라기를 움켜잡듯 살려달라는 무언의 외침처럼 느껴졌다. 마치 붙잡은 손을 놓으면 큰일이라도 날 듯 강한 움켜쥠이었다. 나는 의료용 장갑을 낀 손으로 학생의 손을 꼭 잡은 채 서 있었다. _p86~87

할아버지가 그렇게 가시던 날,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셨다. 통곡의 울부짖음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손을 놓지 않은 채 마지막 숨이 멎는 순간과 심전도기기의 파동이 늘어지는 순간을 지켜보며 그렇게 서 있었다. 중환자실 내에는 기계 알람 소리 외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할아버지의 몸에 들어가 있던 수액관, 바늘들을 다 제거하고 깨끗하게 씻겨드리고 사후처치를 한 뒤에 중환자실 밖으로 옮겼다. 단순 골절 정도로 알고 멀쩡히 하루를 잘 생활하다가 갑자기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죽음이었다. _p133

케네디 대통령이 물었다. “미국평화봉사단을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루 수상이 대답했다. “참 좋은 생각입니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우리 인도인의 마음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케네디 대통령과 네루 수상의 대화는 자원활동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대개 자원봉사를 한다고 하면 흔히 무엇인가를 주러 간다고 생각하기 쉽다. ‘봉사’라는 단어에 시혜적인 마음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일방적으로 내미는 손이 아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맞잡는 손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개도국에 자원봉사를 한다고 접근할 때 그 안에 숨어 있는 자만, 우월의식, 편견 등을 경계해야 한다. 내가 ‘자원봉사’가 아닌 ‘자원활동’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_p212~21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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