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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밀림의 야수 밝은 모퉁이 집 짝퉁 추천의 말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
저헨리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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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살 문고 『밀림의 야수』에는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시대순으로 나열하자면 비교적 후기 작품에 해당하는 「진짜」(1892), 「짝퉁」(1899), 「밀림의 야수」(1903), 「밝은 모퉁이 집」(1909)이 수록돼 있는데, 먼저 「진짜」와 「짝퉁」은 제목 그대로 ‘진짜’와 ‘가짜’의 의미를 되묻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진짜」의 주인공은 비록 돈벌이를 위해 책에 삽화를 그리지만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자 고뇌하는 화가로,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모델들, 즉 고상함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진정한 우아함을 지닌 모나크 부부를 만나면서 혼란에 사로잡힌다. 화가는 소설 속 귀족들을 그리는 데에 완벽히 아름다운 모나크 부부, 이를테면 ‘진짜’인 이들이 도움을 주리라 예단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주인공은 급기야 예술 자체를 회의하기에 이른다. 「짝퉁」은 모파상의 「목걸이」를 거꾸로 뒤집은 작품으로, 유품을 정리하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진주 목걸이를 둘러싸고 묘한 긴장감과 기막힌 반전이 거듭 이어진다. 표제작 「밀림의 야수」는 헨리 제임스의 문학적 주제와 인생관, 고유한 문제의식이 집약된 소설로, 그의 문학에서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주제 중 하나인 뒤늦은 깨달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딱히 목적하는 바 없이, 오직 소일하며 살아온 주인공 마처는 어느 날, 아주 우연한 기회로, 과거에 한번 만난 적 있는 메이 바트럼과 재회한다. 메이는 예전에 마처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고, 그 비밀을 여태 홀로 간직해 왔다고 털어놓는다. 처음에 그 얘기를 들은 마처는 적잖이 당황하지만 곧 둘만의 비밀을 가교 삼아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이어 간다. 그러나 마처는 “밀림의 야수”가 언제 돌연 습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탓에 제자리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렇게 같은 곳을 맴도는 두 사람의 관계는 한없이 공회전을 하며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 「밝은 모퉁이 집」은 헨리 제임스가 그동안 다뤄 온 정체성의 충돌과 때늦은 각성, 국제 주제를 원숙하게 통찰해 낸 대표작이다. 주인공 브라이든은 삼십삼 년을 유럽에서 보낸 뒤 고향인 뉴욕으로 돌아온다. 그는 미국의 팽창적 에너지를 끔찍해하면서도 동시에 이끌린다. 특히 경제적 활기에 매료된 그는 자신이 만약 유럽에 가지 않았더라면, 미국에서 자기 재능을 발휘했더라면 과연 어떤 존재가 되었을지 강박적으로 질문한다. 브라이든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었던 유년 시절의 장소, 이른바 ‘밝은 모퉁이 집’에서 이제 가닿을 수 없는 가능성의 영역과 불가역적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번민한다. 헨리 제임스의 개성과 재능을 뚜렷이 엿볼 수 있는 이 책, 『밀림의 야수』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는 그의 그윽한 문학 세계를 탐험하는 데에 환한 빛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