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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무스의 생애와 사상

: 그리스도교 인문주의자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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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48*210*30mm
ISBN13 9791161292793
ISBN10 1161292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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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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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청결함과 정신의 명료함을 추구하던 에라스무스였지만, 동시에 그는 애매모호함의 대가였다. 에라스무스는 질문 중에서도 특히 신앙에 관한 문제들을 종종 유보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는 사람은 그가 무엇을 추구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대부분은 분명히 알게 된다. 이것은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교조적인 확고함을 추구하던 그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대부분 여러 질문을 열린 채로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부모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등 열성을 다해 자신의 출생 신분과 부모에 대한 기억을 감추던 에라스무스는 결코 거짓말쟁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창피했다.
---「1장 어린 시절: 네덜란드」중에서

에라스무스는 행실이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결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대방이 모르고 잘못 행동한 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를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2장 배움과 가르침: 파리」중에서

관용을 부르짖은 에라스무스는 오랜 세월 분리주의자들과 분파들의 영웅으로 남았다. 정확히는 그들만의 영웅으로 남았다. 반면 가톨릭 국가나 프로테스탄트 국가 모두 “구원에 이르는 하나의 참된 신앙”을 관철할 수 있고 또 그것을 관철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곳에 속한 신학자들은 그 신념을 위한 근거를 제공했다.
---「3장 평생의 과업을 찾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중에서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 또 그들에 앞서 신비주의와 데보티오 모데르나 전통이 그랬던 것처럼, 에라스무스 또한 성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본문을 묵상하며 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령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성서의 본문과 독자 사이에 수천 년의 간극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에라스무스의 입장이었다. 따라서 성서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서를 기록한 언어를 공부해야 할 뿐 아니라, 누가 본문을 처음 기록했는지, 누구를 염두에 두고 기록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비로소 올바르게 본문을 정돈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작업을 끝낸 후에야 비로소 시간의 간극이라는 껍질에 둘러싸인 알맹이인 성서의 본질적 가르침을 꺼내 독자 개인의 삶과 독자가 속한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고 에라스무스는 생각했다. 본문의 맥락에 관한 철저한 연구가 필수적인 이유는 모든 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4장 신약성서 그리고 첫 번째 바젤 체류」중에서

에라스무스도 루터와 강조점은 달랐으나 이미 1516년 『신약성서』에서 칭의가 개인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은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고, 『로마서 주해』(1517)와 『갈라디아서 주해』(1519)에서도 칭의가 오직 믿음에 근거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그는 루터와 달리 인간의 전적 타락을 강조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무한한 선함을 찬미하기 위해 오직 믿음에 의거한 칭의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5장 학자들과의 갈등, 루터 문제: 뢰벤」중에서

신앙이 신앙인 개개인의 삶 가운데 자라나야 하듯, 그것이 그리스도를 향한 구원사 안에서 자라나야 한다고 에라스무스는 생각했다. 구약성서의 족장들과 예언자들은 하나님을 어슴푸레 인식했을 뿐이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고 나서야 하나님의 사랑이 온전히 드러났다. 그리스도는 역사와 신앙의 중심에 위치한다. 모든 것은 그리스도로부터 나와 그리스도에게로 향한다. 그래서 교회사 속의 신앙은 언제나 그리스도와 새롭게 만나야 했고 지금도 그렇다. 이미 복음서 저자들이 신앙을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에라스무스는 이를 들어 요한복음 저자가 왜 이미 존재하는 세 복음서와 다른 방식으로 또 하나의 복음서를 기록했는지 설명했다.
---「6장 복음과 개혁: 바젤」중에서

에라스무스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독자들에게 성서의 중요한 본문에 커다란 시대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상황과 정서가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었다.
---「7장 마지막 나날: 프라이부르크 그리고 다시 바젤로」중에서

계몽주의자들은 에라스무스를 향한 변함없는 찬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낭만주의 시대는 에라스무스를 지나치게 세계적이고, 건조하며, 신중한 인물로 바라보았다. 그리스도교 정통주의도 에라스무스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가톨릭 진영이 보기에도, 개신교 진영이 보기에도, 에라스무스는 너무 대담하고 너무 자유로운 사상가였다. 그러나 양 진영 모두 에라스무스의 명성과 영향이 퍼져나가는 것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에라스무스의 이름을 딴 학교와 대학들이 설립되었고, 20세기에는 에라스무스 협회가 창립되어 그의 작품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1969년부터 주석을 포함한 새로운 에라스무스 판본이 출판되고 있다. 1974년부터는 영어 번역본도 출판되었다. 기술 발달에 힘입어 에라스무스의 많은 저작을 온라인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에라스무스의 이름을 딴 학생 교환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다. 번역으로만 또 선집으로만 에라스무스를 읽는, 전문 연구자가 아닌 사람들이나 인용문 몇 개만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에라스무스의 사상이 끊임없이 이어짐으로써 자유롭고 편견 없는 사고와 미래 지향적 개혁을 자극하고 있다.
---「8장 죽음과 그 이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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