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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는 욕망들

: 한영인 평론집

한영인 | 창비 | 2024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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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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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38g | 153*224*22mm
ISBN13 978893646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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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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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확행이 단지 저성장과 불평등의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적당히 현실에 만족하고 살라는 세뇌에 불과한 걸까. 소확행에는 변화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주체의 실천이 자리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일까. 소확행의 기본정신이 욕망의 통제를 통해 삶의 만족을 획득하려는 데 있다면 거기에는 자신의 욕망을 반성하고 적정한 삶의 형식을 스스로 정립하려는 능동적인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들을 따라가다보면 의외로 근대 산업사회가 제시한 ‘위대한 약속’이 (거짓으로 탄로 났음에도) 아직 우리에게 뿌리 깊게 남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프롬이 말한 보편적 부르주아에의 이상은 그 불가능성이 폭로된 지금에도 여전히 모두가 도달해야 할 사회적 욕망으로 기능하고 있는 건 아닐까.
--- 「‘뉴노멀’ 시대의 소설」중에서

이웃은 누구인가? 한때 비평 담론을 주도했던 ‘타자의 윤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 물음은 사실 많은 종교들이 초창기부터 붙잡고 씨름하던 화두이기도 했다. 사랑의 종교로 일컬어지는 기독교에서 사랑의 소여 대상으로 다름 아닌 이웃을 지목한 것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중생(衆生) 역시 희로애락에 긴박된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을 가리킨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이 종교들이 지녔던 시대적 혁명성은 정복전쟁 과정에서 제거와 종속의 대상이었던 타자를 자신의 것을 모두 내어주어 끌어안아 마땅한 ‘이웃’이라는 범주로 도약시킬 것을 요청한 데서 비롯한다. 그렇다면 타인은 지옥이라는 말도 쉽게 내뱉고 그칠 일이 아니다. 이웃은 그 지옥 같은 타인을 ‘목숨을 건 도약’ 끝에 끌어올려 자신의 옆에 나란히 세울 때 간신히탄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종교와 문학은 (그리고 이따금 철학은) 그 도약의 과정에 어떤 시적인 순간이 내재해 있음을 안다.
--- 「우리 이웃의 문학」중에서

삶을 견디게 하는 것은 희망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의 유명한 책 제목처럼 ‘더 나은 삶에 관한 꿈’이 없다면 우리가 삶을 이어가야 할 필연적인 이유를 도대체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주체가 꽉 막힌 현실을 돌파하여 희망을 자신의 수중에 거머쥘 수 없는 형편이라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이때 희망은 생(生)을 위한 자산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부패되어 이내 절망으로 변질되고 마는 치명적인 위험을 자신의 속성으로 갖게 되기 때문이다.
--- 「세계의 불안을 견디는 두가지 방식」중에서

이후 윤리는 보다 세심하고 관계지향적인 것이 되었다. 그건 아마 한때 힘주어 옹립하려 했던 단독자로서의 ‘개인’이 폭력적인 세계에 맞선 낭만적 저항의 최종 심급이 아니라 일상의 폭력을 무반성적으로 (재)생산하는 미시적 장치일 수 있다는 섬뜩한 깨달음 때문일 것이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타락한 세계와 부대끼는 개인의 (극단적) 주관성으로부터 윤리를 길어내는 일은 자족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터, 이후 윤리는 사회-내-존재로서의 주체가 주변의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올바른 방식에 대한 탐구의 방편으로 기능의 중심을 옮아갔다. 이때의 ‘올바름’에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타자로부터 촉발되는 생각, 태도, 언설 등이 포함되었는데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정동이 한국사회를 배회하면서 이와 같은 폭력에 대해 주체가 취해야 할 적절한 태도에 대한 고민 역시 윤리가 그 자신의 이름하에 포괄해야 할 중요한 과제의 일부가 되었다.
---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지만」중에서

오늘날 캔슬컬처의 출현이 잦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폭력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지면서 기존에는 폭력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것들이 새롭게 폭력으로 규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가 문명화됨에 따라 폭력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와 병행하여 미시적인 폭력이 새롭게 발명되는 측면도 있다. 이 새로운 폭력은 윤리적 감수성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해지면서 발생한다. 마쓰 유메이를 태우고 수용소로 향하던 니시모리가,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그녀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언어폭력도 폭력”이라고 힐난하는 장면은 시사적이다.
--- 「자유주의, 캔슬컬처, 윤리」중에서

성혜령(成慧玲)의 소설은 차갑고 건조한 문체와 서스펜스의 능란한 활용을 통해 오늘날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불안과 원한의 정동을 서늘하게 묘파해낸다. 그의 소설을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이러한 서술에서 성혜령 소설의 개성적인 문제틀을 구성하는 핵심인자를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 ‘사회’이다. 그의 소설이 사회 현실에 대한 리얼리즘적 재현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확실히 그의 소설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다채롭고 모순적인 풍경을 객관적인 관찰자의 위치에서 날카롭게 재현하고자 하는 시도와 그 결을 달리한다. 그의 소설적 배경은 현실의 일부를 뚝 떼어내 전경화한 무대장치에 가까우며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여타의 사회적 관계로부터 절연된 채 고립되어 존재한다.
--- 「친밀한 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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