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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48*210*20mm
ISBN13 9791198716118
ISBN10 119871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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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나무들은 환희에 젖어 의연하게 창공을 향했고, 정원에는 수선화와 히아신스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봉오리를 열었다. 그 시절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던 사람들조차 부드럽고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다. 그들은 우리의 매끈한 이마에 아직 신의 입김이 서려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이 신의 입김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었다. 신의 입김은 우리가 성장하는 사이에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느샌가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얼마나 거친 개구쟁이였던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속을 얼마나 많이 썩였던가! 어머니는 나 때문에 얼마나 많이 노심초사하고 얼마나 많은 한숨을 쉬셨던가! ― 하지만 내 이마에는 신의 광채가 서려 있었다. 내 눈에 비친 것은 모두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경건함이 전혀 깃들어 있지 않았는데도, 내 생각과 내 꿈속에는 천사와 기적과 동화가 한데 어우러져 들락거리고 있었다.
--- pp.10-11 「유년 시절」중에서

뛰어오느라고 꽤나 더웠던지 브로지는 상의를 벗더니 조끼마저 벗고 이끼에 털썩 드러누웠다. 한번은 그 아이가 몸을 뒤척이는 통에 목 언저리의 셔츠가 벌어졌다. 그때 나는 깜짝 놀랐다. 그의 하얀 등 위에 붉은색 상처 자국이 길게 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그 상처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이냐고 묻고 싶었다. 내심 진짜 불행한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그 상처가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누가 알겠는가. 갑자기 묻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 본 체했다. 나는 그렇게 큰 상처를 입은 브로지가 무척이나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상처는 분명 엄청난 피를 흘렸을 테고, 브로지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그 순간 나는 브로지에게 예전보다 더 큰 애정을 느꼈지만 겉으로 드러내 표현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숲에서 시간을 보내다 느지막해서 집으로 갔다. 내 방에 들어온 나는 굵은 라일락나무 기둥으로 만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총을 꺼냈다. 이 총은 하인이 나를 위해 만들어 준 건데, 그걸 가지고 가서 브로지에게 선물했다. 브로지는 내가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알고 총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양손으로 뒷짐을 졌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그걸 그의 주머니에 강제로 넣어 줄 수밖에 없었다.
--- pp.20-21 「유년 시절」중에서

아마도 모든 사람의 인생에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장애 없이 순탄한 길이 자기 앞에 길게 뻗어 있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가는 길엔 웅덩이 하나 없는 그런 시절 말이다. 그 시절에는 나무 꼭대기에 자랑스럽게 앉아 몸을 흔들어 대며, 이 세상엔 결코 우연과 운이란 건 없고, 이 모든 것과 미래의 절반을 당연한 대가로 얻고 획득한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렇게 믿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는 그런 삶을 얻을 자격이 있는 위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즐기는 것도 제멋이리라. 쓰레기더미 위의 참새들이 누리는 행복이나 동화 속의 왕자가 누리는 행복이 바로 이런 생각에서 비롯되거늘. 하지만 이런 행복은 결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 p.43 「대리석 공장」중에서

나도 모르는 새에 나는 안으로 들어가 어둠이 깔리는 방 안의 탁자에 앉았다. 헬레네는 맞은편에 창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방 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 생각에는 내가 이미 오랫동안 거기에 앉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말없이 몇 시간 동안 웅크리고 앉아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깜짝 놀라 일어서면서 문득 이것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요. 작별 인사하러 왔어요. 방학이 끝났거든요.”
“아, 그래요?”
다시 침묵이 흘렀다. 일꾼들이 창고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깥 거리에서는 느린 화물차 소리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들려왔다. 화물차 소리를 오래오래 더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갈 채비를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창 쪽으로 건너갔다. 그녀도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견고하고 진지했으며, 내게서 한참 떠나지 않았다.
“잊지 않고 계시겠지요? 그때 정원에서 있었던 일 말이에요.”
“네, 잊지 않았어요.”
“헬레네, 그때 내가 말했죠,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고. 그런데 지금 난 떠나야 해요.”
그녀는 내가 내민 손을 잡더니 나를 창가로 끌고 갔다.
“얼굴 한번 보게 해 줘요.”
그녀가 말하면서 왼손으로 내 얼굴을 쳐들었다. 그녀는 자기 두 눈을 내 눈에 가까이 들이대더니 이상하리만치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갖다 댔다. 그러자 그녀는 눈을 감고 내 키스에 응했다. 나는 그녀를 힘차게 끌어안고 나직하게 물었다.
“왜 오늘에야 비로소 날 받아들이는 거지?”
--- pp.61-62 「대리석 공장」중에서

잘 되면 모레쯤 그녀를 직접 만나 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헤르쉘이라는 부유한 상인과 결혼하여 아이 셋을 뒀는데, 그중 한 아이는 그녀와 똑 닮았으며, 이름도 율리라고 했다. 그 이상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를 떠나 일 년이 되던 해에 외지에서 그녀에게 편지로 전한 말, 당시의 내 형편에 직장을 구해서 돈을 벌게 될 가능성이 없으니 나를 기다리지 말라고 한 말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나와 그녀의 마음을 공연히 괴롭히지 말라는 답신을 보내왔다. 이르든 늦든 간에 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 반년가량 지나서 헤르쉘과 사귀고 싶으니 자기를 잊어 달라는 편지를 그녀가 보내왔다. 편지를 읽는 순간 나는 고통스럽고 끓어오르는 분노로 편지를 쓰는 대신에 마지막 남은 돈으로 너덧 마디 사무적인 말만 전보로 보냈다. 이 말은 바다를 건너갔고 다시 돌이킬 수가 없었다.
--- pp.90-91 「가을 도보 여행」중에서

“마차 좀 잠깐 세워 주시겠습니까? 여기서부턴 걸어가겠습니다.”
약간 놀란 표정으로 그는 말고삐를 잡아당겨 내가 내릴 수 있게 해 주었다.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악수를 청하고 나서 가려는데, 그가 기침하며 말했다.
“슈바벤 사람이 경영하는 여관에 머물 예정이시라면 우리가 또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댁의 성함을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자기소개를 했다. 그의 이름은 헤르쉘이라고 했다. 그는 율리의 남편이 틀림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그를 때려죽이고 싶었지만, 나는 내 이름을 알려 주고 그를 그냥 가게 내버려 두었다. 그러니까 그가 바로 그 헤르쉘 씨였다. 호감이 가고 부유한 남자였다. 율리는 참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멋진 여자였다. 그녀는 그 당시 내 터무니없이 당돌한 생각과 인생 계획을 이해해 주고 동조해 주었다. 율리 생각을 하니 숨이 막혀 왔다. 내 분노는 어느새 사라졌다. 아무 생각도 없이 깊은 슬픔에 잠겨 나는 나뭇잎이 다 떨어진 전나무 가로수 길, 이 옛길을 지나 조그만 도시로 들어갔다.
--- p.112 「가을 도보 여행」중에서

이제 그는 풍부하게 모두 갖추게 되었고, 하고 싶은 일도 한껏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을 채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재량권이 그에게 주어졌을 뿐만 아니라,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재산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를 부러워했다. 이 모두를 향유하면서도 그는 사업에 몰두했고, 사업에 대한 전문 지식도 부지런히 넓혀 갔다. 그는 행복의 요람에서 느긋하게 몸을 흔들며, 마침내 운명이 그에게 합당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즈음 한 경쟁자가 새로이 개발한 물품을 들고 나타났다. 이 물품이 시장에 유통되면서부터 종래의 물품들은 그 수요가 급감했고, 급기야 가격마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휘를린은 이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천재적인 수완을 타고나지는 못했다. 그가 장담했던 것과는 달리 사업에 대한 그의 이해도는 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서서히 무너져 내리던 그의 사업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강 속도가 점차 빨라지더니, 마침내 숨길 수 없는 파산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 p.131 「늙은 태양 아래서」중에서

“그 담배 제자리에 갖다 놔!”
휘를린이 씨근거리며 소리쳤다.
그러나 밧줄공은 꼼짝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갖다 놓으라고 했다!”
재차 휘를린이 소리쳤다. 이번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마침내 그는 손을 높이 쳐들었다. 그 순간 만약 밧줄공이 제때 허리를 숙이지 않았더라면 영락없이 호되게 뺨을 얻어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소란에 담배가 그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휘를린이 잽싸게 몸을 날렸으나 헬러가 보다 빨리 그것을 발꿈치로 밟아 버렸다. 그의 발밑에서 담배가 나직하게 비명을 지르며 으스러졌다. 그때 그의 갈빗대에 공장주의 일격이 가해졌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 사이에 격투가 벌어졌다. 두 사람이 이렇게 접전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분노는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과 등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싸움이 그리 화끈하지는 못했다. 한쪽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면, 저편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벌거벗은 두 늙은이가 소리 없이 방 안을 도는 모습은 마치 댄스 연습을 하는 것 같았다. 두 영웅의 싸움은 손 한번 오가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공장주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그가 날렵한 동작으로 빈 세숫대야를 집어 든 것이다. 그는 앞뒤 가릴 것 없이 그것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세차게 내던졌다. 세숫대야는 공중을 날아 투구 없는 적장의 머리 위로 나가떨어졌다. 양은 대야가 머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온 집 안에 커다란 폭음을 일으켰다. 곧이어 원장이 내의 바람으로 들어섰다. 그는 결투자들 앞에 서서 한바탕 폭소를 터뜨리고는 두 사람을 나무라기 시작했다. 그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이 철딱서니 없는 인간들아! 방 안에서 그렇게들 발가벗고 권투라도 하는 게야, 늙어 빠진 숫양들아! 빨리 이불 속으로 들어가. 이후로 무슨 소리 한마디만 들리면 당신들 둘 다 경칠 줄 알아.”
--- pp.160-161 「늙은 태양 아래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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