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색의 물감을 모두 섞으면 검은색이 됩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도 않고, 다양한 느낌이 전혀 없지만 사실 다 준비돼 있는 상태가 바로 검은색입니다. 검은색처럼 지금의 내 안에는 이미 여러 가지 경험이 충분히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뭐든 자유롭게 생각하고 떠들 자격이 있습니다. 누구도 이를 빼앗거나 낮춰 볼 수 없습니다. 나는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펼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 p.33-36,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일까? : 적격한 검은색」 중에서
‘시간’에는 형체가 없습니다.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에 다양한 이름을 붙여 분명히 존재했던 ‘경험’으로 만듭니다. 예를 들면, 연애한 지 100일째 같은 식으로요. 그런데 시간에 이름을 잘못 붙이면 사실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물경력은 잘못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뭐라고 평가하든 그 기간에 나는 참 애썼잖아요. (……) 그런데 왜 이 시간을 엎으면 쏟아져 버리는 컵에 담긴 물로만 볼까요. 오히려 치열하게 불태운 불꽃 아닐까요. --- p.39, 「물경력이라는 나쁜 말 : 불꽃 같은 빨간색」 중에서
머릿속에 다홍색을 가득 채운 다음 지금부터 만트라 명상을 함께해 보겠습니다. 만트라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힘을 가진 문장을 말합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명상 음악을 재생하고 문장을 소리내 읽어보세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속으로 따라 읽어도 괜찮습니다. ★ 나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내 생각과 계획을 스스로 홀대하지 않습니다. ★ 나는 오늘도 좋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 p.59,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다 : 다시 시작하는 다홍색」 중에서
일할 때는 나만의 노란색 경계선이 필요합니다. 그 선이 있어야 가스라이팅을 감지할 수 있고, 불필요한 갈등과 누적되는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의 컬러인 ‘선 긋는 노란색’을 떠올리며 함께 명상해 봅시다. 나를 둘러싼 안전하고 또렷한 경계선이 그어지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선을 넘는 것도, 지웠다 다시 그리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깊은 심호흡을 세 번 해보세요.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 뱉으며 내쉽니다. 좀 더 집중하고 싶다면 잠시 눈을 감고 반복해도 좋습니다. --- p.122, 「불편한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 : 선 긋는 노란색」 중에서
일터는 나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만듭니다. 어디서 터질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느라 잔뜩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작은 일 하나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 쌓이면 결국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혹시 나는 사소한 것 하나도 결정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런 괴로움에 빠져 있다면, 지금 바로 눈부시게 하얀 도화지가 발아래 깔려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그려볼 수 있는 흰색의 거대한 종이입니다.
일터에서는 힘든 마음을 감출 줄 알아야 프로페셔널하다는 인식에 나는 반대한다. 불평은 속으로 삼키고, 눈물은 숨어서 훔치며, 이성을 언제나 지켜야 하는 경직된 문화에서 싹트는 부정적인 감정이 개인과 조직을 병들게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회사인간의 번민하는 마음이 총천연의 색으로 번역돼 있다. 과거나 현재의 내가 품은 마음, 미래의 내가 품을지도 모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동안 독자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될 것이다. 내 맘 같지 않은 일에 무수히 당하면서도 자신과 타인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동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