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아름다운 나날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102
정가
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30*210*20mm
ISBN13 9788937456602
ISBN10 89374566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수도원의 삶에서 우리 모두는, 조금이라도 허영심이 있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상상, 그러니까 이중생활과도 같은 상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말하거나 걷거나 바라보는 법을 따로 만들어 냈다.
--- p.11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그녀한테는 다른 아이들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었고, 나는 그녀의 재능이 죽은 자들이 준 선물이라고 애써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수업 중에 프랑스 시를 읽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죽은 자들이 그녀에게 내려오고, 그녀는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p.12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어쩌면 우리는 여자에 관한 한 전문가일 것이다. 수도원에서 청춘의 봄날을 보내는 우리들은.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 이곳을 나가면, 세상은 둘로 나뉠 것이다. 남성과 여성으로 말이다. 그럼 우리는 남성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리라. 남성의 세계도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 p.20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프레데리크가 절대 거울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았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나는 나무와 산, 침묵과 문학에 감동을 받았다. 내게 있어 삶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했다. 난 이미 수도원에서 7년을 보냈고, 수도원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구나 수도원 안에 있으면 세상의 거대한 것들을 상상하고, 수도원 밖으로 나가면 문득 이곳의 종소리를 다시금 듣고 싶어 한다.
--- p.20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나나 프레데리크처럼 수도원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언젠가 한 번쯤은 되돌아보겠지만, 늙고 절망에 빠지더라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살 수 있을 거라고 오래전부터 나는 믿어 왔다. 종이 울리면 우리는 일어난다. 다시 종이 울리면 잠든다. 항상 우리들 방으로 돌아오고, 우리네 인생이 창문과 책들, 산책로 사이로 흘러가고, 계절이 오가는 것을 지켜본다.
--- p.21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생각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 p.22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그녀는 짧고 부스스한 회색 머리에, 손을 사제처럼 모아 쥐곤 했다. 그녀의 엄격한 시선에는 구걸하는 애절함이, 결코 허락받은 적 없는 것에 대한 갈구가,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결백함, 패자의 결백함이 서려 있었다. 그 결백함이란 일시적인 절망과 고집이 뒤엉킨 산물이었다.
--- p.23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처음 보던 날부터 나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녀와 함께 있다는 것은 내가 그녀의 영혼을 가지고, 그녀와 공범이 되고, 세상 모든 것을 경멸한다는 의미였다.
--- p.25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그녀는 무(無)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녀의 말은 허공을 떠다녔다. 그녀의 말 뒤에 남은 것에는 날개가 없었다. 그녀는 ‘신’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발설한 적이 없었는데, 그녀가 신이라는 단어에 둘러친 침묵 때문에 지금까지도 나는 그 말을 쓰는 것이 힘들다. 그 단어는 내가 여덟 살 때부터 전전한 모든 수도원에서 매일같이 듣던 말이었다. 어쩌면 단지 단어만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 p.47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그렇다면 그다음 문제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프레데리크를 사랑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문제. 누구도 사랑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았다. 세상 밖에서는 습관처럼 사용하는 그 말을.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정해진 확실성만을 따랐다. 개인적인 일, 각자의 가정, 돈, 혹은 꿈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 p.50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어쨌든 나는 수도원 마크를 새긴 베레모를 쓰고 세상 반대편에서 와서, 철저한 계획 아래 감시당하는 세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나는 고통을 느끼는 한편으로, 날카로운 기쁨을 맛보며 그 고통을 방치하기도 했다. 나는 칸칸이 나뉘고 반질반질하게 닦인 벨벳 좌석이 있는 기차간들, 비루한 승객들, 낯선 자들, 어두운 형제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고통의 쾌감은 사악하며 독을 지녔다. 그것은 하나의 복수다. 고통만큼 천사 같은 것은 없다. 나는 황량한 역의 차양 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바람은 비련의 호수를 일렁이게 하며 구름을 쓸어 갔고, 생각은 도끼질로 구름들을 흩어 놓았다. 저 멀리 “최후의 심판자”가 불현듯 나타나, 우리 중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p.81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수도원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지극히 상투적인 친절 이면에, 누가 따돌림당할 것인지가 암묵적으로 처음부터 정해지게 마련이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부추기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집단적인 충동이다. 사악한 눈들은 마치 광맥을 캐내는 듯한 노련한 시선으로 희생양 한 마리를 택한다. 사악한 운명처럼, 결정적인 이유도 없이, 그렇게 정해지는 것이다. 당사자는 그 속에서 가만히, 하늘에서 내린 명령인 듯, 애써 진심 어린 분위기를 띠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p.86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적어도 한 기숙 학교에서 한창때의 몇 해를 보냈던 우리는 이상한 가족애로 묶여 있었는데, 그것은 죽은 자들에 대한 신앙이다. 우리가 알았던 그 시절 여학생들은 모두 우리들 머릿속으로 들어와, 그렇게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는 사후의 전성기를 누린다. 그녀들은 우리 머릿속 높은 기둥 위에서 수행하는 고행자처럼 가부좌를 틀고 앉거나 늘어선 침대들 속에 잠들어 있다. 나는 여덟 살 때 만났던 동급생들을 다시 본다. 새하얀 침대 덮개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눈을 내리깐 그들. 나의 시선이 허공을 헤맨다. 우리는 그들과 침대를 같이 썼다. 감옥에서 함께 지낸 동기라도 절대 잊히지 않는 법이다. 우리의 뇌와 눈을 잠식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모습이다. 그 시절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래된 것은 그저 모두 유년기다.
--- p.89 「아름다운 나날」중에서

그녀는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밤의 날짐승처럼, 귀청을 찢을 듯 날카롭게. 그러니까 프레데리크는 죽은 자들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방에 들어갔던 ‘살아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p.101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슬퍼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 그리고 아무런 이유 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슬픔을 숨겨야 한다는 강박증. 그에게 이번 여행은 중요하다. 출발하기 전부터 나는 목적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리스 여행은 내가 받을 교육 중 일부였다. 우리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이다. 요하네스는 내게 당찮게도 전혀 낯선 사람이다. 나의 아버지. 일말의 친근함도 없다. 우리는 원래 선천적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총체적인 낯섦에 대한 각인.
--- p.124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나는 그녀가 서먹했고, 그녀는 내가 서먹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완벽한 결합이었다. 창고에는 그녀의 공구들과 나의 공구들이 나란히 놓였다. 정원용 공구. 현재. 매일 꽃들을 보살펴 주어야 한다. 탑에는 과거가 흐른다. 옷장과 다락방들에는 맹꽁이자물쇠를 채웠다. 그곳은 죽은 자들이 자신의 물건을 놓아두는 곳이다.
--- p.136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요하네스가 나를 살인자의 집으로 데려가는 것을 오르솔라는 못마땅해했다. 나는 정말 흥미로운 만남이었다고 그녀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녀는 말했다. 그가 그렇게 빨리 감옥을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네 아버지 덕분이니까 그에게 감사해야지. 요하네스는 살인자를 호의적으로 대했다. 그는 가슴 깊이 그렇게 여기는 듯했다. 그렇게 믿었다. 나는 요하네스에게 말한다. “있잖아, 그 아저씨는 도망치고 싶어 해. 자유가 무서워서 도망치려는 거야.” 요하네스는 웃는다. 슬프다. 오르솔라는 요하네스가 나를 찾아오는 것을 금지했다. 그래서 나는 요하네스에게 묻는다. 일곱 살인 내가 오르솔라를 죽이면 어떻게 될까 하고. 아무 일도. 내가 감옥에 갈까요? 아니.
--- p.141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그 방은 곰팡이가 핀 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백 년도 넘었다. 그곳은 죽지 못해 지쳐 버렸다. 격리에 지쳐 버렸다. 사람들은 그 안에다 딸들을 집어넣고, 끝없이 기다리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끝은 언제나 더디기만 했다. 이제 요하네스의 딸이 침대 곁에 앉아 있다. 한 여인, 요하네스의 딸이 사랑했던 여인의 손이 덮개 위에서 움직인다. 그녀는 매듭을 짓고 싶어 한다. 홀연히 사라지기 위해서. 또 그녀의 정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영원히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 p.155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그녀는 극한의 싸움으로 지쳤지만 여전히 초조하고 고달픈 몸짓으로 버둥거렸다. 그녀 특유의 자색 눈동자가 간절히 꿈꾸고 즐기고 싶어 하는 최상의 무언가가 바로 죽음인 듯했다. 내가 보았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색 눈동자가 그렇게 말했다. 결국 그녀는 그 두 눈을 감기를 원했다.
--- p.158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노을이 지는 시간이다. 니콜라스가 보초를 설 차례다. 요하네스는 선실에 있다. 그는 점점 더 창백해진다. 뭐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그의 목숨을 거둘 수도 있다. 혹은 나의 목숨을 끊을 수도 있다. 우리 집안은 자살하는 집안이다. 자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집안. 더러 아주 짧게라도, 친족들 간에 어떤 주제를 논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는데, 우리들 각자가 일말의 관심이라도 보이는 주제는 자살뿐이었다. 혹은 성공하지 못한 자살 미수. 거기에 철저하게 교육받은 무관심이 보태졌다.
--- p.169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그녀는 그 어떤 것을 무릅쓰고서라도 육체적 쾌락을 느끼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다른 것은 없다. 우리들 세상에 다른 것은 없어.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교육을 유해한 것으로 여겼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래도록 잠자는 것처럼 하루 종일 교육받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제바스티안이 우리를 봤어야만 했다. 나는 마치 그녀가 앞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가 본다면 내 행동에 토를 달겠지. 이제 그녀는 선실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그녀의 눈에 살짝 웃음기가 돈다. “드디어 너도.” 그녀는 말하리라. 그래, 드디어 나도.
--- p.182 「프롤레테르카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푸른 잉크로 써 내려간 사춘기, 플뢰르 이애기의 펜은 판화가의 바늘 같다.
- 조지프 브로드스키 (시인)
최면에 빠진 듯한 충격. 마음을 사로잡는 이 작품은 너무 강렬해서 떨치기 힘들다.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이애기의 인물들은 평온에서 절망에 이르는 광대하고도 팽팽한 감정의 진폭 속에 살아간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4,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