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경구가 있는데 이 책에 꼭 맞는 말이다. 바울의 속죄론에 ‘대리’라는 개념이 들어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 주는 이 책은 사이먼 개더콜이라는 주목할 만한 학자의 탁월한 역량―정치하고 섬세한 논증, 뛰어난 고전어 실력, 탄탄한 일차자료 이해, 광범위한 이차자료 읽기, 논지의 명료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통적 교리를 옹호하려는 보수적 학자들의 목소리를 신약학계가 경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사이먼 개더콜은 예외인 이유를 독자는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혁명의 십자가 대속의 십자가』와 같이 읽으면 개더콜이 말하려는 바를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김선용 (성서학 독립연구자)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대신 우리 죄의 결과를 담당하기 위해 죽으셨다는 복음은 유구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에 대한 확신과 감격을 안겨 주었다. 설교의 황제 찰스 스펄전은 대리 속죄가 성경 전체의 정수이자 모든 설교를 관통해야 하는 복음의 핵심이라며, 설교할 때마다 그 진리를 힘차게 외쳤다. 그런데 오늘날 설교자들은 이 복음 전파를 어렵게 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대리는 법적 허구이며 조잡하고 유치한 개념이라는 비판이 비등할 뿐 아니라 대리보다는 대표나 참여가 성경적이라는 견해가 신학계의 대세를 이루면서 고전적인 복음을 전과 같이 담대히 전하기를 꺼리고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교회에 진정한 위로와 확신의 근원이었던 고전적인 복음을 부활시키고자 한다. 대리 죽음은 성경적 개념이 아니라는 주장의 주해적 근거를 성경 주해로 반격한다. 예수님의 대리 속죄가 바울이 전한 복음의 핵심 요소임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다. 더불어 예수님의 죽음의 대리와 대표성은 상호 배제되기보다는 복음의 큰 틀 안에서 상호 병합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아주 짧고 쉽게 대리적 속죄론을 잘 변호한 책이다.
- 박영돈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명예교수)
사이먼 개더콜은 바울 신학과 기독론 분야에서 권위 있는 신약학자다. 제임스 던의 지도하에 쓴 박사 논문에서는 바울에 대한 옛 관점을 변호했고, 신약 기독론에서는 초기 고기독론을 주장하며, 『대속을 다시 생각하다』에서는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적인 주장인 대리적 속죄론을 따른다. 신약학계에서 오래된 유물로 취급하며 감정적 거부감까지 보이는 대리적 속죄론을 끄집어내어 탈탈 털어서 고린도전서 15:3과 로마서 5:6-8을 꼼꼼하게 주해하고 배경이 될 만한 그리스-로마 문헌들과 비교함으로써 대리적 속죄론에 멋진 새 옷을 입혔다. 바울 신학의 핵심을 다루는 이 얇고 쉽게 쓴 책을 바울 신학과 속죄론, 기독론에 관심 있는 모든 학자와 목회자 그리고 그리스도인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 이상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예수님의 죽음이 지니는 의미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이 짧은 탐색적 연구에서 사이먼 개더콜은 바울 서신에서는 대리 개념이 중심이 된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고전 문헌과 성경 자료를 활용한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점도 있지만, 이 책은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 가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 N. T. 라이트 (옥스퍼드 대학교 위클리프홀 시니어 리서치 펠로우)
성금요일(Good Friday)을 왜 좋은 날이라고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고전적 대답에 따르면, 예수님의 수치스럽고 폭력적인 죽음이 복음의 좋은 소식이 되는 이유는 그 죽음이 그분이 우리의 자리에서 죽으신 죽음이기 때문이다. 사이먼 개더콜은 핵심 구절을 세심하고 명료하게 분석하여, 대리 개념이 바울의 본문뿐 아니라 유대 문화와 그리스-로마 문화에도 깊게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 준다. 대리 개념은 종종 비판받기도 하고 희화화되기도 하지만 신약성경의 신앙에서 필수 불가결하다. 다시 말해, 대리 개념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또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셨다는 신앙의 핵심이다.
- 프랜시스 왓슨 (더럼 대학교 성서 해석학 교수)
바울 연구의 뜨거운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신자가 참여하는 죽음이자 묵시적 구출을 낳는 죽음이라고 본다. 동시에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바울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대리적 죽음으로 진술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즉 그리스도는 다른 사람들 대신 그들의 죄를 위해 죽으셨다. 이 책은 과연 명징하고 진지한 학문 연구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 스티븐 웨스터홈 (맥매스터 대학교 성서학 교수)
얇지만 경이로울 만큼 간명한 이 책에서, 사이먼 개더콜은 최근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종교개혁자들이 주장한 대리적 속죄론의 고전적인 개념을 회복하려고 시도한다. 구약성경과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이해할 때, 고린도전서 15:3과 로마서 5:6 같은 핵심 구절에서 대리라는 주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개더콜은 결론을 내린다. 다만 그가 보기에, 이것은 상충하는 은유가 아니라 양립 가능한 사례다. 즉 그리스도가 죄인을 대리하신다고 해서 그분의 죽음이 지니는 대표성이나 해방의 성격을 약화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신학계가 가끔 망각한 것처럼 보이는 이 고전적 논의의 부활을 열렬히 환영한다. 바울이 이해한 그리스도의 죽음에 관한 향후 주해적, 신학적, 더 나아가 초교파적 연구에 필요한 기준이 바로 여기에 있다.
- 마르쿠스 보크뮤엘 (옥스퍼드 대학교 키블 칼리지 성서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