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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괜찮아요

전성태 | 창비 | 2024년 06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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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0g | 128*188*17mm
ISBN13 9788936439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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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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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이 하나도 썩지 않았더구나.”
네르귀는 할아버지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짐승 뼈도 썩는데, 고비에서는 돌도 부스러지는데 아라즈는 썩지를 않아. 내가 이 아라즈라는 말을 기억에서 되찾는 데 칠십년이 걸렸단다. 네가 이걸 멀리 가서 버려주면 좋겠다.”
네르귀는 깡통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고, 그 단어를 만난 순간은 결코 잊히지 않았다.
“어디에다가 버리라는 거예요?”
네르귀는 자신이 가본 지평선들을 떠올렸다.
“멀리. 아주 멀리.”
“달란자드가드요?”
“거기는 이걸 버릴 데가 없다. 더 큰 데로 가야지.”
“울란바토르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르귀는 깜짝 놀랐다. 울란바토르는 북쪽으로 500킬로미터나 떨어진 먼 데였다. 할아버지는 그곳에 다녀오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깡통」중에서

수아가 내일은 올라가봐야겠다는 뜻을 비친 뒤로 금이는 부산하다. 탈상도 했고 이틀을 묵었으므로 바쁜 사람을 더 붙잡지는 않았다. 금이는 김치를 담가 보내겠다고 열무를 솎아다가 절이고 도정기에 쌀을 찧는다. 장이며 참기름, 마늘장아찌, 말린 나물 등속을 눈에 띄는 대로 병이며 찬통에 담는다. 아침나절 내내 그러느라 금이는 손바닥만 한 마당을 휘젓고 다닌다. 만류한다고 노인이 그만둘 일도 아니고, 또 그래야 당자도 섭섭지 않을 것 같아 수아는 모른 체하다가 농장에 석류즙을 주문할 때는 한 소리 하지 않을 수 없다.
---「숲으로」중에서

“상제님.”
장례사가 불러 세운다.
“추모예배는 드리기로 결정하셨어요?”
나는 엉거주춤 서서 불편한 마음으로 여자를 바라본다. 여자는 장례지도에 서툴고 융통성도 없다. 큰올케는 첫날부터 엄마의 장례를 교회장으로 치렀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엄마가 요양원에서 지내는 동안 세례를 받았다는 거였다. 지난 초겨울, 아버지 제사에 다녀온 언니를 통해 들었던 얘기였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비석에 십자가를 새겨 성도(聖徒)로 모시자는 주장에는 모두들 처음 듣는 소리처럼 뜨악해했다.
“치매 걸린 노인이 뭔 세례를 받았다고 올케는 자꾸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네.”
언니가 퉁명스레 말했다. 나는 언니가 큰올케를 흉보고 못마땅해하는 소리도 지겨워하는 입장이었다. 큰올케는 지나친 신앙생활을 빼고는 무난한 맏며느리였다.
---「가족 버스」중에서

눈발은 더 거세졌다. 호텔 로비에 집결한 가족상봉단, 자원봉사자들, 취재진은 걱정스럽게 창밖을 내다보았다. 불과 삼십분 전부터 기습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눈에 앞마당에 대기한 버스들마저 자우룩하게 지워져갔다. 주차장 일대에서 눈을 치우던 인부들도 철수하고 보이지 않았다. 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는 도는데 아직 적십자사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노란 조끼를 입은 한적 자원봉사자들이 의자를 내와 연로한 상봉자들 앞에 놓았고, 거기에 장시곤도 앉았다.
---「상봉」중에서

“무담시 김 교수한테 부담을 지우네. 안 되믄 어짤 수 없지만서두 이참에 이름 석자라도 속 시원히 알아냈음 좋겄구먼.”
그러니까 노인이 찾고자 하는 건 한 사람의 정확한 이름이었다. 준모가 추측건대 여순사건 피해자 신고를 하려는데 희생자의 이름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주민등록부로 확인이 되지 않는 가족이 있을 수 있을까? 희생자가 노인의 먼 친척인 걸까? 성씨가 다른 걸 보면 외가 쪽인지도 몰랐다. 집안에서만 은밀하게 전수된 비밀들이 73년이 지나서야 조심스럽게, 그러나 이렇듯 불투명하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걸까. 여순사건과 관련하여 어떤 얘기든 조심하려는 노인의 태도가 낯선 건 아니었다. 준모도 어린 시절에 이 지방에서 자랐다.
---「조용한 생활」중에서

내가 얼마나 신경이 곤두섰으면 오동순씨의 전화를 깜박했을까. 나는 약국에서 받은 문자를 까맣게 잊은 채 귀갓길에 올랐다. 약국을 나와서 근린공원을 가로지르다가 마침내 문자 생각이 났다.
‘김원보씨, 전화 부탁드립니다. 완도 오동순 드림’
나는 발걸음을 세웠다. 내게 온 전화가 아니었다. 잘못 걸려 온 전화였다. 그럼에도 그 전화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김원보는 내가 아는 선배의 이름이었다. 나는 오동순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거듭 확인했다. 원보 형을 찾으면서 나에게 전화를 건 오동순이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원보 형을 찾는 걸 보면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해오는 사람인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대단한 지인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오동순이라는 이는 대체 왜 내 전화번호를 갖고 있는 걸까?
---「여기는 괜찮아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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