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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끝에 다시

그 길 끝에 다시

리뷰 총점8.1 리뷰 1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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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27g | 140*200*20mm
ISBN13 9791195163519
ISBN10 119516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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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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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길로 진입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내비게이션의 경고음이 협박처럼 느껴졌다.
미시령휴게소는 이미 폐쇄되어 있었다.
영업 정지 상태인 휴게소 앞에는 두꺼운 빗장 걸쇠와 함께 사람들의 통행을 막기 위한 낡은 표지판 하나가 서 있었다.

휴게소 영업을 잠시 종료합니다.

‘잠시’란 말은 영원처럼 읽혔다. 그런 예감은 잔뜩 녹이 슨 채 걸려 있는 빗장 걸쇠와도 무관치 않았다. 한때 관광 명소처럼 여겨지기도 했던 휴게소는 세월이 흘러 한물간 스타처럼 낡아가고 있었다. 속초로 가는 터널이 생긴 후 통행량이 적어서 자연스럽게 폐쇄된 모양이었다. 길가엔 휴게소가 폐쇄된 줄 모르고 올라온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붙잡으며 폐쇄된 휴게소를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며칠 후면 그렇게 찍힌 사진을 인터넷 어디선가 우연히 보게 될 것 같았다.
-백영옥 〈결혼기념일〉 중에서

신작로에 올라 마을 쪽으로 길을 잡자 아내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거냐고 묻자 아내가 끙끙댔다. 날은 이제 저물었고 아내를 찾아 헤맨 탓에 그도 피로했다. 이대로 아내가 잠들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반대쪽으로 길을 잡았다. 그의 머리카락을 쥐었던 아내의 손이 떨어져 나갔다. 하늘에 하나둘 별이 떠올랐다. 상처투성이 맨발인 아내를 업고 그는 휘적휘적 신작로를 걸어갔다. 아내가 고른 숨소리를 냈다. 잠이 들었나. 아내는 잠이 든 것도 그렇다고 정신이 온전한 것도 아니었으나 어딘가 그가 알지 못하는 낯설고도 낯익은 곳을 여행 중인 것만 같았다.
_손홍규 〈정읍에서 울다〉 중에서

우리가 태어나 자란 곳은 강원도 원주시다. 제1야전군 사령부와 군수지원 사령부, 제36사단 사령부, 제11통신여단 사령부와 주한미군 부대인 캠프 롱, 캠프 이글이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는 곳. 그렇지 않아도 분지라서 더운데 시퍼렇게 팔팔한 청춘들마저 자신들의 얽매인 처지를 비관해 매일 시도 때도 없이 고함을 질러대는 통에, 그 열기마저 뒤섞여버려 더더욱 후텁지근한 곳. 우리는 그 도시에서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고, 또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같은 교회 성가대에 앉아 주님께서 내려주신 실로암을 꽥꽥거리며 되돌려드린 적도 있었다. 우리는 모두 네 명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돌아다닌 남자 둘, 여자 둘. 나와 재덕이, 승희 그리고 형자.
_이기호 〈말과 말 사이-원주통신2〉 중에서

이 골목은 낯이 익어. 바다파출소, 소망의원, 해바라기미용실, 카페루카, 여주쌀집, 해운대성당. 골목 입구엔 늙은 소나무가 서 있어. 소나무는 구부정하게 굽은 등으로 나를 업어주던 할머니를 닮았어. 소나무를 지나면 바닷가 이차선 도로야. 선셋모텔, 퀸스모텔, 글로리아호텔, 씨클라우드호텔, 그리고 황금호밀빵집. 나는 빵집 앞을 그냥 지나가지 못해. 빵집은 만구(灣口)의 두 길 사이에 끼어 있어. 빵집 왼쪽 길은 만(灣)을 에도는 완만한 곡선이야. 바다로 들고나는 물은 동백나무숲을 감싸고 흘러. 추락 방지용 담이 만을 따라 길과 나란히 둘러쳐져 있어. 사람들은 그 위에 올라가 낚시를 해. 빨간 자전거가 황금호밀빵집 앞에 놓여 있어. 나는 빨간 자전거를 타고 달려. 자전거 위에서 나는 새처럼 날아. 지나가는 낯모르는 사람들에게 콧노래를 부르듯,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 해변의 가로등이 켜지고 검은 고양이가 어두운 공원의 벤치 밑으로 기어드는 밤이 다가와. 해변의 모래알, 파도의 포말. 사람들은 둘씩 셋씩 모래알을 밟고 지나가. 한 남자가 나를 향해 걸어와.
_함정임 〈꿈꾸는 소녀〉 중에서

그 오두막에서 보낸 밤은 단 하루였는데, 몇 날 며칠 케이의 꿈속에서 다시 재생되었다. 꿈에서도 오두막 안은 적당히 어둡고 적당히 서늘했다. 그리고 그들이 내뱉은 열기로 축축했다. 그들은 조금만 더 버티다가 일출을 보러 갈 예정이었다. 바다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오두막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날카롭게 들릴 만큼 사방은 고요했다. 그러나 밤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그들이 오두막을 완전히 벗어나기도 전에, 비명 소리가 들렸다. 어디선가 짧게 우는 비명, 그건 바람이나 짐승의 소리가 아니었다. 머지않아 또 짧은 비명이 들렸다. 그건 사람의 말이었다. 분명, 제주 바람을 뚫고 들리는 그 목소리는 ‘살려주세요’였다. 오두막 안에서 그들은 그 소리를 들었다. 처음 들린 비명 소리는 흘려들었고, 두 번째 비명에 귀를 기울였다가, 세 번째 비명이 들렸을 때 그들은 오두막 문을 닫았다.
_윤고은〈오두막〉 중에서

장엄하게 솟아오른 지리산은 겹겹의 주름을 만들며 구례 지나 압록까지 이어지다가 순천에서 이윽고 스며드는데, 꺼져가는 순간에도 무언가를 하는 게 모성母性이듯, 마지막 싸질러 뱉어놓은 게 여수 반도이다. 모성이란 미련인지도 모른다. 미련이란 미련맞은 짓이기도 해서 반도는 짠물 한번 맛보자고 내밀어놓은 거대한 혀 같기도 하고, 깊고 푸른 것에 대한 몸부림의 발기 같기도 하다.
_한창훈 〈여수 친구〉 중에서

“마치 고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고향?”
“응, 여행지가 아니라 고향.”
아미는 덧붙였다. 여행은 본디 그곳에서 태어나야 했으나 어쩌다 보니 태어나지 못한 또 다른 고향을 찾아다니는 일이라는, 늘 믿고 싶었던 그 말을 춘천에서 비로소 믿게 되었다고. 그래서 춘천에 눌러앉게 되었다고 말이다.
_김미월 〈만 보 걷기〉 중에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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