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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세상에 말을 건네는 방법

연구자가 세상에 말을 건네는 방법

: 대학원생·연구자의 글쓰기와 조직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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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54g | 140*200*15mm
ISBN13 9791191840445
ISBN10 119184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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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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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오게 된 대학원에서 보낸 한때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에 대한 환상과 오해를 바로잡고 현실을 마주하는 시간’ 정도가 되겠습니다. 대학원 진학은 단순히 ‘공부하는 사람’이 아닌 ‘연구자’가 되기 위한 일이며, 공부와 연구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 그 첫걸음이었습니다.
--- p.16

고통스럽지만 놓아버리기는 싫고 다 부질없는 일일까 싶다가도 이내 다시 매달리게 되는, 이 혼란하고 양가적인 상태 역시 애정으로부터 비롯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연구-글쓰기에 매료되었을 때의 그것과 다르면서도 비슷한 열정의 형식, 이것이 글쓰기의 반복과 지속을 이끄는 또 하나의 동력입니다.
--- p.24

좋은 질문은 이처럼 궁금증을 소거함으로써 고민을 중단시키는 순간이 아닌, 견해들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이를 자기화할 것인가를 궁리하도록 강제하는 순간들을 다시금 배치합니다. 질문의 전후에 배치되는 자기 분석과 그렇게 마련한 앎에 또 다른 견해들을 연결하는 일련의 절차야말로 지식의 획득에서 핵심적인 위상을 차지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지식은 획득보다는 구성되는 것입니다.
--- p.50

하지만 비평이 잠시 몸을 피해 다른 방책을 도모할 장소로서의 ‘질서 바깥’은 존재하지 않으며 하루 이틀 안에 플랫폼과 소비 자본주의를 철폐한 후 새로운 대안적 구조를 세우기는 어려우니 당장의 할 일을 할 따름입니다. 스스로 결단하여 문제적 상황의 안쪽에 머무르되 그 상황을 돌파, 재구성하는 계기로서의 균열 비슷한 무언가가 되는 길을 탐색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 p.96

이처럼 대학원생이 학위 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하게 되는 것은 그 자신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서도, 그리고 대학-학계의 요구에 의해서도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대학원생의 노동 없이 유지, 운영될 수 있는 대학과 학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 p.139

누군가가 사회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이 규정에 따라 그를 명명하는 일, 그 명명에 따르는 의무와 권리의 내용을 정한 후 전체 구성원 가운데 누가 얼마만큼을 가져갈 것인가를 판단하는 분배의 질서에 그러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하는 일은 그야말로 정치적인 절차입니다. 대학원생의 삶에 이미 노동이 실재하고 그의 노동이 대학-학계의 유지와 재생산에 기여하고 있음이 현실이라면 이와 같은 현실이 일하는 대학원생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규정 그리고 분배에까지 반영되도록 하는 정치적 절차가 따라야 합니다.
--- p.188

실제로 어떤 집단이든 그곳에 속해 그 집단이 부과한 책임과 의무를 따르는 삶은 예외 없이 개인의 자아에 어떤 ‘손상’을 입힙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손상될 것인가라는 문제입니다. 경우에 따라 이른바 ‘자아’의 손상은 자유와 연결되며 그로써 존재의 특정한 형상인 주체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한 단계로 기능합니다.
--- p.194

지금 대학의 자리가 어디든, 기존의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것을 기꺼이 실현하려는 상상, 한층 불온하고 급진적인 질문들이 연구자 주체들의 정치적 개입에 의해 그곳에 늘 있기를 바랍니다. 결국은 조직된 연구자들의 개입과 실천이 억압적 관성에 따라 주조되어온 대학의 역사 내부에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의 꿈이라는 대안적 역사를 적어 넣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전망인 동시에 믿음이며, 또 목표입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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