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동안 질문은 계속된다. 평생 우리는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질문은 견문을 넓히듯 대강 보고 지나쳤던 것을 주의 깊게 보며 관찰하게 한다. 하나님의 말씀도, 사람도, 사물도 질문 앞에서는 대강 보아지지 않는다. 관찰하며 바라보게 된다. 하나님께도, 사람들에게도, 사물을 볼 때도 질문으로 다가가면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소문(所聞)을 듣듯이 듣던 것들을 경청하게 된다. 하나님의 음성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고, 사람들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고, 사물의 소리 없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풍성한 대화를 위해서는 상대의 마음을 열어 주고,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게 해 주고, 잘 들어주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질문하는 기술은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 p.17~19
아름다운 관계를 형성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누군가를 발견하도록 안내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청을 제대로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도구인지 모른다. 언어에는 네 가지 영역이 있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말하기와 듣기이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울 때는 이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배우지 못했다. 읽기와 쓰기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말하기와 듣기는 그때만 해도 교육 환경이 지금 같지 않았던 까닭에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다. 확실한 것은 듣기와 말하기는 반복적인 연습과 노력 없이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 와서 외국어를 배우면서 주당 네 시간의 학습 시간 중 말하기와 듣기에 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고, 듣기(listening)를 학습하는 연습실을 따로 다니며 시험도 따로 치르고서야 그 과목을 이수할 수 있었다. 외국어뿐만 아니라 모국어로 대화하며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듣기를 잘 교육받지 못하고 읽기와 쓰기만을 주입식으로 열심히 교육받은 사람들은 막상 사회에 나오면, 읽기와 쓰기보다는 듣기와 말하기로 풀어 나가야 하는 인간관계 형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 p.72~73
같은 부모 밑에서도 너무나 다른 아이들이 태어난다. 일란성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에게서 그 두 아이가 얼마나 딴판인지를 들은 적이 있다. 똑같이 생긴 아이들이 그렇다니 정말 흥미로웠다. 이렇게 모두가 독특하고 특별하게 창조되었다는 놀라운 사실 앞에 나는 사람들의 다름을 이해하고 싶어서 오랜 세월 이 방면의 책들을 읽고 학습하며 도구들을 배우고자 노력했다. 또 세미나에도 참석하며 사람들에 대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관계 형성이 너무나 중요한 소그룹 사역을 하면서 그런 노력들은 보석과도 같은 도구들이 되었다.
--- p.104~105
소그룹 리더라면 누구나 구성원들 중 꼭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변화시켜 보려고 애쓴 경험이 있을 것이다. 거룩한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지만 많은 경우 실패로 끝난다. 사랑하고 위로하고 돌보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지만, 변화시키는 일은 하나님만이 하시는 일이다. 변화하라고 강요하고, 안 하면 벼락 맞는다고 협박하며 이 집회 저 집회 끌고 다니다 보면 너무 지치고 힘들어 사랑하고 위로하고 돌볼 수 있는 여력도 감정도 남지 않게 된다. 결국 일사천리로 이 일을 원하는 시간 내에 성사시켜 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시점까지 오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부터 변화되어야 하는 지경까지 내려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께 그분의 역할을 하실 수 있도록 기도로 올려 드리고, 사랑하며 끝없이 인내하며 돌보는 우리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 하나님은 그분의 일을 그분의 시간에 가장 완벽하게 해내실 것이다.
--- p.142~143
내가 양육 받고 섬겼던 모든 소그룹 성경 공부는 은혜의 산실이고, 약한 영혼들이 자라나는 편안하고 따뜻한 요람이었다. 그곳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되고, 절망 가운데 사는 사람들이 소망 가운데 일어나고, 슬픔과 고통 가운데 있는 자들이 위로와 힘을 얻으며,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삶의 목표와 비전을 갖게 되는 기적의 현장, 축복의 통로였다. 소그룹의 아름다움은 함께함에 있다. 내게 소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과 고통 중에서도, 죽음 같은 슬픔 속에서도 부활의 소망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어려움과 절망을 이기는 법을 말씀과 기도로 함께 배우며, 서로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함께 돌보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 바로 소그룹의 소중한 기능과 힘임을 알게 되었다. 소망 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영혼들을 구원하시고, 또 그들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믿음으로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또 그런 사람들이 소그룹으로 모였을 때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나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며 무척이나 행복하게 사역하고 있다.
--- p.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