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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540g | 145*210*23mm
ISBN13 978893646495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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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천장이 보이면 문득 우리의 땅에 독일인들이 있고 내가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라는 사실이 떠오르는데, 그러면 내가 깨어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잠이 들어 꿈을 꾸는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해. 하지만 잠시 뒤 우물에 누가 갈 차례인지 다투는 알랴와 류바의 목소리가, 아니면 밤사이 이웃 거리에서 독일인들이 한 노인의 머리를 깨부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지. 내가 아는 어느 사범학교 여대생이 환자를 봐달라고 왕진을 청했어. (…) 그 청년이 전투와 우리 군의 패주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정말 슬퍼지더구나. 그는 안정을 찾은 뒤 전선을 넘어갈 계획이야. 몇몇 청년들이 그와 함께 간다는데 내 제자도 그 무리에 포함되어 있지. 아, 비쩬까, 내가 그들과 함께 갈 수만 있다면! 어쨌든 그 청년에게 도움을 주어 난 무척 기뻤다. 마치 내가 파시즘과의 전쟁에 직접 참여한 듯한 기분이었어. 다른 사람들도 그에게 감자며 빵이며 강낭콩을 가져다주었고, 어떤 아낙네는 털양말을 떠주었지.
--- pp.127~128

모스똡스꼬이와 논쟁을 벌이면서 그는 커다란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 히틀러의 수용소에서는 그가 빠리의 아파트에서 수백번 발음했던 단어들이 모두 거짓되고 무의미하게 울렸던 것이다. 수용소 수감자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스딸린그라드’라는 이름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 이름에 세계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었다.
--- p.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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