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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일지

: 일기들

민음사 탐구 시리즈-10이동
영이 | 민음사 | 2024년 06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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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28g | 98*164*17mm
ISBN13 9788937492198
ISBN10 893749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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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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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을 맞는다는 것은 참으로 몸 안의 신경계 전체가 계속 이동하고 재조합되는 느낌이다. 뭔가…… 그런 변화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생겨나는 어떤 유지, 감소, 증가, 또 이것들에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등등에 관한 많은 고민들이 있음. 어쨌든 그런 고민들이 향하는 곳은 항상, 내가 지금까지 나 자신에게 거짓말해 왔던 것들에 대해서 더 이상 거짓말하지 않게 되는 지점이다. 그것이 욕구든 욕망이든 판타지든 성향이든 페티시든 충동이든 기호든 환상이든 뭐든 간에 내가 원하고 바라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내 몸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강렬하게 올라오고 느껴지는 것이라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거짓말이라는 거를 할 수 자체가 없다.

솔직해지는 것에 대해 얘기하자면 나는 지금 내가 솔직해지는 것이 좋고 더 솔직해지고 싶고 솔직해질 것이 더 없나 끊임없이 뒤지고 싶다. 그래서 내가 더 솔직해질 것이 영원히 무한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찾는 것에 비해서는 외적 자원은 이 분야에 대해 참으로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서 요즘 좀 척박하고 가난한 느낌……
아무튼……
그래도 피부랑 살결은 굉장히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졌다.
거기다가 몸에 근육이 줄어들어서 힘없어진 거 체감할 때 참 어이가 없다. 무거운 거 못 들 때…… 이게 뭐냐…… 싶다. 웃겨서.
그리고 또 호르몬을 하고 나서 느낀 거는 그전까지 나는 정말 메마른 땅이었고 지금은 그나마 적당히 비가 오는……
---「253일째: 8월 29일」중에서

누군가가 겪은 어떤 끔찍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웃음으로 반응하는 것. 이때 뭐가 웃긴지 물어본다면 사실 그 웃음의 끝엔 거지 같다는 꼬랑지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그 앞에 웃음이 남아 있다는 것은 결국 웃기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닌 것이다. 여기서의 웃음은 기본적으로 나도 안다는 공감의 웃음이다. 다시 말해 아는 척하고 싶단 얘기기도 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속으로 웃으면 될 걸 왜 소리 내서 더 거지 같게 웃는단 말인가? 물론 이렇게 쓰면 어떠한 경험에 대해 아는 척하는 게 되게 거지 같은 행위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혹은 이렇게 안 써도 그냥 거지 같은 행위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누군가가 겪은 어떤 끔찍한 일에 대해 아는 척하는 것과(물론 진짜 알아서 아는 척하는 경우의 이야기다. 눈꼽만큼도 모르는데 그냥 동정과 연민에 의해 공감해 주는 척(그것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 누군가가 자신이 겪은 거지 같은 일을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것 사이에 그렇게까지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둘 모두 결국 자기 경험에 대한 아는 척 아닌가? 그러니까 근본적으로는 둘 다 자신이 겪은 일을 자기 입 밖으로 꺼내고 외부로 드러내고 그 시간과 사건과 역사를 증명하고 싶은 것일진대, 다만 전자는 그냥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전자가 말한 경험에 기대어, 혹은 보태어 말하는 것일 뿐이다.
---「폭력과 훈장」중에서

(오전 9시)
매일매일 약을 먹다가 갑자기 안 먹으니 기분이 존나 이상하다…… 그리고 약은 먹으면 뭔가 거의 즉각적으로 바로바로 효과가 느껴졌던 거에 비해(혈액 검사 수치 보면 플라시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주사는 그런 게 없으니까(약은 매일 먹는 거에 비해 주사는 한 번 맞으면 2주치니까) 이게 맞나? 싶고…… 이거 효과 없는 거 아닌가? 이런 불안이 갑자기…… (분명 검사해 보면 수치는 지금이 훨씬 높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것마저도 그냥 전부 플라시보인 걸 수도 있겠지만 주사 맞으니까 뭔가 감각하는 느낌? 신경 체계 같은 게 또 바뀐 느낌? 잘 모르겠다. 모든 것들이 좀 비교적 멀고 만성화된 느낌이랄지…… 어쨌든 무언가를 정확하게 느껴 보려고 존나게 노력 중…… (나만 이렇게 예민한가?? 약에서 주사로 바꾸고 난 뒤의 변화나 반응은 해외 웹을 뒤져도 딱히 안 나온다. 가슴 얘기 빼고 ㅋㅋ 뭔가 호르몬 관해서 이런 기분적인 얘기를 정말로 잘 안 하는 느낌…… 그날그날 우울하다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이런 얘기는 하는데 투약 방법이나 증량에 따른 변화 같은 거는 기록이 안 된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존나 과민 반응하는 건지……) 암튼 뭐랄까 순간적인 강렬함에서 항상적인 안정화? 당연함? 일상화? 같은 걸로 바뀐 느낌

뭔가 몸의 급박함이 사라진 느낌…… 물기가……
원래 좀 더 통제할 수 없는…… 몸에 내가 휘둘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뭔가 좀 더 차분해진 느낌……
어떤 불수의성이 사라진 느낌…… 그러니까 결국에는 사라진 부분이 아쉽거나 불안하다는 얘기다.
사춘기가 지난 느낌이 이런 걸까……
습기가…… 열기가 빠져나간 느낌……
기운이 좀 없는 느낌?
만약에 지금이 수치가 더 높다고 해도 수치가 더 낮을 때가 기분이 더 좋았다면 그때가 더 좋은 거 아닌가?

(오후 6시)
헉 아니다 취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 갑자기 다시 뜨거워짐 돌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분해 및 흡수가 확실히 약보다 늦나 보다…… 하루 정도 시간차 공격하는 느낌”
---「387일째: 1월 10일」중에서

내가 살아 있음에 긍지를 느끼게 해 준 것은 트랜지션 단 하나뿐이다. 그것이 처음이며 그 이전에는 내 생존은 그저 저주에 불과했다. 물론 그때 그 사건들로부터 살아남았으니 지금 와서 트랜지션을 할 수 있었던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당시엔 알 수도 없고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건들이다. 그때의 자살 충동은 그 무엇보다도 진짜였고 나는 지금 와서 살고 싶어졌다고 해서 그때의 고통, 그때의 절망, 그때 진심으로 죽고 싶었던 마음을 변질시키고 싶지 않고 더럽히고 싶지 않으며 훼손하고 싶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그때 나는 죽었어야 했다.

따라서 나는 생존자가 아니며 그저 피해자다. 내가 피해 입은 사실들은 내 살아 있음에 그 어떤 긍지도 가져다주지 못했고 내가 살아남은 건 정말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죽지 못한 것뿐이다. 아주아주 불행한 우연의 결과들이었을 뿐이다. 지금 내 기쁨과 환희는 과거의 내 진심을 가짜로 만들지 못하며 과거의 나를 진짜가 아니었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절대로.
---「423일째: 2월 15일」중에서

나는 대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정도 있다가, 이미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밝히고 ‘언니’라고 부르고 있었던(그리고 내게 그렇게 부르게 해 줬던) 동기들이 ○○학번 ‘여자들’ 단톡방을 가지고 있었던 것들 기억한다. 당연히 거기 나는 없었다.
시스젠더 여자들이 겉으로는 내가 여자라는 것을 이해(혹은 인정)해 주고 자기들과 같게 생각해 주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이유는 오히려 호르몬 덕분에 자아 존중감이라는 게 생겨나서 그런 듯…… 그전에는 어떤 취급을 당해도 얼마나 개무시당하고 기만을 당해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런가?(사실 눈치는 있었지만 그냥 넘어간 거) 헬렐레~ 이랬던 건지…… 왜냐면 그렇게라도 넘어가지 않으면, 내가 일일이 따지거나 내 존엄을 조금이라도 주장한다면 곁에 가장자리에도 못 남아 있었으니까…… 사실 내가 그들 옆에서 그들에게 자신들과 나를 같게 생각해 달라고 할 ‘권리’는 없죠. 어디까지나 원래부터 걔네가 나를 옆에 있게 ‘해 주는’ 거일 뿐임. 나는 이제 걔네가 나한테 그렇게 해 주시는 거에 대한 필요를 진짜 좆도 1도 못 느끼겠는 것일 뿐이고…… ㅇㅇ 안 해 줘도 됨 이젠 나도 니네 옆에 있기 싫음.
---「455일째: 3월 18일」중에서

그렇게 재생산에 대한 욕망이 있기는커녕, 동의 없이 삶이라는 지옥과 존재론적 고통에 한 생명을 마음대로 던져 놓는 출산 행위에 대한 혐오만 가득한 상태로 살아왔다.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망으로 새끼를 까 놓고 양육의 고됨을 토로하는 부모들에 대한 저주. 아이는 본인 선택이 아닌 탄생으로 이제 죽을 때까지 영원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데, 자기들은 전적으로 본인 선택에 따르는 결과에 불만을 가지다니. 재생산 과정 전체와 그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 대한 분노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러다 내 차례가 왔다. 여성호르몬제와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한다고 해서 완전하게 불임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애초에 지금 치료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몸으로는 재생산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기에 불임이 ‘되었다’라는 표현은 부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몸에서 불필요한 생체 과정을 하나 줄이고 나니 나의 근원적인 불임성과 마주하게 되었다. 즉 말한 바와 같이 불임이 ‘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불임이었다는 사실. 내 몸 안에서는 낳는 것은 고사하고 그 어떤 생명도 만들어 내는 것조차 불가하다는 사실 말이다.
---「100% 실패의 트랜스 모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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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감은 우리의 무기다. 적어도 여기서 ‘우리’가 퀴어라는 범주에 속하는 너와 나라면 말이다. 그런데 대체 모욕감은 무엇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또 우리는 그렇게 쉽게 하나로 호명될 수 있는 집단인가? 영이는 지속적으로 예리하게 반문한다. 중간이라곤 없는 듯이 적나라하고 산만한 표현으로 가득 찬 이 일기에서, 당신은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바로 그런 표현으로써 세계를 뒤집어 바라보는 것을 쭉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함부로 신기함이나 놀라움을 표하지는 마시라. 그 순간 영이가 당신의 뒤통수를 내리칠 터이니.
- 윤아랑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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