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키스와 바나나

키스와 바나나

: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 테마 소설집

리뷰 총점8.3 리뷰 30건
정가
13,500
판매가
12,15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555g | 150*210*30mm
ISBN13 9788984318007
ISBN10 898431800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스콧이 장편에 몰두하고 있을 무렵, 내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 사랑은 기껏 한 달여 이어졌을 뿐이지만 이후로 내 삶은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다. 그를 잃은 뒤에야 나는 깨달았다. 스콧과 나. 우리는 결혼한 게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를 이용했을 뿐이다. 스콧이 나를 고향에서 데리고 도망쳐준 대가로 나는 그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었다. 그가 혼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보여주었다. (24p)
_하성란, 〈젤다와 나〉 중에서

한 소년이 있었어요. 소년은 충청남도 서산 출신인데 열다섯 살이었어요. 영등포에 있는 무슨 계공,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거기 취직했는데 겨우 삼 개월을 일하고 수은중독으로 죽어버렸어. (…) 그 애의 아버지는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빨리 일어나 학교에 가라는 개그 같은 말을 했대요. 겨우 열다섯 살, 지금까지 살았어도 마흔 살 정도밖에 안 된, 그런 어린애가 수은중독에. 사실 수은중독만이 아니었어. 온산병, 이타이이타이병, 그런 거 들어봤어요? 우린 그 애를 보면서 이상적인 공동체 얘기를 했어요. 아무도 아프지 않고 아무도 죽지 않는 공동체. 그런 공동체를 세우는 일. (43p)
_강영숙, 〈폴록〉 중에서

“원, 나라가 어찌 되려고 이 모양인지. 마마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돌아가신 부원군 대감의 소실이셨으니 대비마마의 서모가 아니시오. 허견, 그 꼴같잖은 얼자가 무슨 권세를 믿고 감히 대비마마의 서모를 때린단 말이오?” 예형과 진웅이 나졸의 말에 반은 수긍하면서도 대꾸를 하지 않는다. ‘꼴같잖은 얼자’가 걸려서다. 자매는, 얼자도 못 되는 얼녀인 것이다. (88p)
_박정애, 〈미인〉 중에서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어쩔 수 없는 이유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믿었다.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믿었다. (…) 그러나 내가 첫사랑을 잃어버린 것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메하라 게이이치. 그를 버림으로써 나는 사랑을 잃었고,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었다. (123p)
_조두진, 〈첫사랑〉 중에서

텔레비전과 신문에서는 매일매일 내 이야기가 나왔다. 난 괜찮았다. 어차피 텔레비전과 신문은 거짓말투성이니까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를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나에게 ‘인간’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역시 괜찮았다. 어차피 세상엔 인간 같은 인간은 많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쳤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남편과 아빠와 자식을 잃고 미치지 않고 사는 것도 이상한 것 아닐까? (153?154p)
_강병융,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중에서

그 밤으로부터 며칠의 시간이 더 흘렀고, 내가 이해한 사실은 이렇습니다. 사라진 건 집이나 약국, 골목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라고. 여기 제 살던 시대를 통째 도둑맞은 사내가 있다고. 그렇게 나는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누구의 식민지도 아니고 모던 보이도 없는 그런 시대로 떨어져버린 겁니다. 그러고 보니 시대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그저 그 시대로부터 내가 사라졌다고 말하는 게 더 간편한 것도 같군요. 그 시대에서 나만 증발해버리면, 그 시대나 이 시대나 무탈하지 않습니까. (158?159p)
_윤고은, 〈다옥정 7번지〉 중에서

윤기의 부고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의 만년필이었다. 재킷 주머니에 늘 단정히 꽂혀 있던 검은색 만년필이 행성처럼 밤새도록 내 주변을 맴돌았다. 종내는 내가 지구이거나 지구본인 듯한 착각이 들었고, 그가 죽은 건지 만년필이 죽은 건지 슬픔도 느낄 겨를이 없었다. (189p)
_조영아, 〈만년필〉 중에서

……모르겠어요. 이젠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제가 그날, 거기 있었던 게 맞나요? 동네 애들이 빠짐없이 모두, 303동 옥상에 모여 있었어요? 제 손이…… 우리 발이 정말로 그렇게 움직였나요, 미주 누나를 우리가…… 형사님, 딱 한 번만 솔직하게 얘기해 주세요. 이제 조서도 다 썼고 카메라도 껐잖아요. 그러니까 말해 주세요. 우리가 정말, 구제불능의, 파렴치한 성폭행범이 맞는 건가요? (215p)
_안보윤, 〈소년 7의 고백〉 중에서

“전쟁이구먼.”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그가 말했다. “네?” “1차 세계대전 때부터 나는 여러 전장을 돌아다녔지.” 알고 있다.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연상의 간호사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던가? 아니지, 짝사랑이었나?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전쟁은…….” 그가 술잔을 비웠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법이지.” (262p)
_서진, 〈진짜 거짓말〉 중에서

부친이 손을 거두었다. “그래서, 법은 말이다.” 거둔 손의 손가락을 세워 서로 비비며 부친이 말했다. “눈이 먼 것이다.” 부친이 가볍게 손을 털었다. “도리라 믿을 수도 있고, 이치라 생각할 수도 있고, 약속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것들 다 관계없다. 그저.” 잠시 어두침침한 허공을 바라보던 부친이 내게 눈을 돌렸다. “뱉은 말이 아무렇게나 흘러 다니다 산목숨을 덮치는 것이지.” (294p)
_이영훈, 〈상자〉 중에서

이사벨라는 몹시 화가 나서 다시는 패리스를, 아들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패리스와 그런 일이 있기 전부터 그녀는 이사도라를 끔직하게 싫어했다. 그녀는 이사도라가 예술을 더럽히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사벨라 앞에서 이사도라 얘기를 꺼낸 남자들은 다시는 이사벨라를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이사도라가 얼마나 천박한 집안의 출신인지도 알고 있었고, 온갖 남자와 놀아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춤을 출 때마다 허벅지를 다 드러내고, 때로는 가슴까지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이사도라야말로 자신이 어렸을 적 술집에서 보았던 이 빠진 여성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런 여자가 우리 가문의 아이를 낳는다는 말이냐?” 패리스는 전화기 너머,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 (327p)
_손보미, 〈고귀한 혈통〉 중에서

“그이가 오늘 한 행동, 잘한 일이라고 말해줘요.” 여사의 말을 들은 ‘군’이 잠시 멈칫했다. ‘군’은 한동안 여사를 바라보다 끝내 머리를 식탁에 처박고 만 ‘서’를 내려다봤다. (…) 떨리는 ‘군’의 음성이 여사의 귀에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군’은 답이 아닌 질문을 꺼냈다. “그게 지금 왜 중요하죠?” ‘군’의 질문에 대한 여사의 답은 확고했다. “잘했다고 믿는 게 중요하니까요.” (361?362p)
_주원규, 〈연애의 실질(?質)〉 중에서

왜 안 죽였어? 전략촌 밖을 돌아다니는 민간인은 사살해도 무방하다는 지침을 우리는 서로에게 다시 상기시켰다. 한 번쯤 안 죽이고 싶었거든. 키스가 장총을 끌어안고 천진하게 대답했다. 얼굴에 화색이 나돌았다. 순간 키스를 뺀 나머지 모두에게 알 수 없는 시기심이 끓어올랐다. (374?375p)
_황현진, 〈키스와 바나나〉 중에서
---본문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설가의 상상력엔 시간의 경계가 없다. 시간의 영원성과 역사의 반복성에 대한 질문은 소설가가 과거에 대한 관찰자의 숙명과 미래에 대한 예언자적 임무를 잊지 않음으로써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죽었는가, 잊혔는가, 과거라는 시간을 재빠르게 관 속에 묻은 우리의 현재는 있기는 있는 것인가, 라는 물음 앞에서 작가들은 자신이 부여받은 성스러운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왔고, 그 증언이 소설가 26명의 다른 목소리로 《한밤의 산행》과 《키스와 바나나》에 그려져 있다. 대체 역사 픽션, 논픽션과 픽션, 판타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상상력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과거의 한 경계를 허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과거라는 시간의 재생산을 통해 한국문학 미래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다.
“소설은 사실과 거짓의 중간이다”(마르트 로베르). 인류의 역사에 오직 소설만이 그 지점을 확보한다. 세계의 역사 진리는 사실은 사실이고 거짓은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 “중간”의 영역은 실제 세계에선 존재하지 않으나 소설만이 그 “중간” 지대를 독자적으로 만들어낸다. 있을 수 있는 일을 작가가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서사의 고전적인 정의라는 데 이의가 없다면, 인문학이 사실과 거짓을 입증하고 증언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인문학 안의 소설은 사실과 거짓의 이면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장르인 것이다. 이 책은 어그러진 세계나 일몰한 개인사에 대한 복원을 꿈꾸는 자들의 상상력이 아니라, 사실과 거짓의 “중간” 지대만을 탐닉하는 소설가들의 소설에 대한 헌사로 읽어도 무방하다.
백가흠(소설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하여 저마다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쳐나가는 이들의 소설은 진실을 변형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관점의 문제, 기억과 글쓰기의 실존적 의미, 작가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등을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역사라는 통로를 거쳐 이들이 도달한 지점은 결국 이야기하기와 글쓰기 행위에 대한 지적이고 윤리적인 탐색인 셈이다. 소설가가 다루는 대상은 역사적 사실이나 현실 자체가 아닌 언어임이 분명하지만, 말과 이야기에는 진실을 생산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잠재돼 있다. 이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단순한 사실보다 진실하고도 강력할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박진(문학평론가)

회원리뷰 (30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1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