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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야옹 | 뜻밖 | 2024년 07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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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4*205*30mm
    ISBN13 9791170800569
    ISBN10 11708005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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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게 욕을 좀 해서… 주시겠어요?”
    “네? 욕이요? 욕이라구요?”
    “왜죠? 제게 욕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혹시 제게 잘못한 일이라도 있나요?”
    “사실은,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도서관에 가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어려우시겠지만, 가장 심한 욕으로 부탁드립니다!”
    --- p.19

    “청소과에서 나왔습니다. 이거예요?”
    그분들은 내 품속에 있는 강아지를, 아직 숨을 쉬는 살아 있는 강아지를 가리키고 있었다.
    “설마, 이 강아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혹시 이 아이를… 설마!”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내 말에 병원 안의 분위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이, 이 아이는 아직 살아 있어요. 그런데… 쓰레기봉투를 들고 오셨네요?”
    --- p.37

    군견으로 태어나서 한평생 좋던 시절을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고, 늙고 힘이 없어서 쓸모없게 되었을 때 실험견으로 넘겨져서, 피를 뽑히다가, 실험을 당하다가, 고통스러운 실습에 몸을 대주다가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도 쓸모가 없게 되자 이렇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마취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 p.90

    잔디가 고개를 들어서 낑낑거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잔디가 내게 보이던 눈빛은 내게 고통을 호소하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그 순간 나를 바라보는 잔디의 눈빛은 울지 말라는, 나를 위로하는 눈빛 같았다.
    --- p.60

    그래서 사람들은 배은망덕의 대명사로 비누를, 신의와 충성의 대명사로 잔디를, 농담삼아 얘기하면서 그 아이들이 함께 이곳에서, 이토록 배은망덕하고 이렇듯 충성스러운 삶을 다시 살게 된 것을 즐거워했다.
    --- p.66

    “저, 죄송하지만, 제가 수업 들어가서 없을 때, 혹시 그 시간 에듀롱카 안락사시키게 되면 꼭, 마취제를 좀 써주시면 안 될까요? 전에 보니까 어떤 아이들은 마취제를 주지 않고 그냥 KCL을 줘서, 너무 고통스럽게 죽는 것을 봤거든요. 꼭 부탁드립니다.”
    --- p.86

    “가운 입고, 청진기 목에 두르고, 주사기 들고 일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초조함이 있어야 합니다. 지식이 많고 적고 이런 것보다 초조함, 환자들은 나한테 생명을 맡기는 것이잖아요. 가운이나 청진기는 그런 표시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마음이 편할 수 있겠어요.”
    --- p.146

    어두운 표정으로 진료실을 나서는 보호자를 다시 불러세웠다. “저, 저기요. 유자의 눈동자는 노란색입니다. 모르셨죠?”
    순간 유자 보호자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끝내 울음을 터뜨리셨다. “네, 우리 유자, 유자 눈동자… 가 노란… 색… 이었군요. 흑흑.” “전 몰랐어요. 보이질 않았으니까요. 유자 눈동자가 노란색이라는 것만 알았는데도 너무 좋네요. 흑흑.”
    --- p.161

    “여러분, 여러분들이 나중에 수의사가 되어서 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을 많이 겪을 텐데요. 작은 동물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기 때문에 혈관을 확보하는 일에 어려움이 많을 거예요.”
    “안 된다고 그냥 포기하지 마시고, 꼭 시도하세요. 꼭 뚫립니다. 꼭 됩니다. 그렇게라도 살려야 합니다.”
    --- p.188

    그런데… 순간, 울음 같은 신음소리가 끝나는 그 순간에, 바늘이 뼈의 피질을 뚫고 골수강 안에 들어갔다. 기적 같은 상황이었다. 청진기에서??? 나의 바람과 집중을 단번에 부숴버리는 우렁찬 골골송이 들리고 있었다.
    --- p.189

    “얘가… 지금 많이 고통스럽겠죠?”
    “네? 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설마… 사랑이를 포기하시려는 것은 아니시죠?”
    방금 보호자가 말한 ‘고통스럽겠죠?’라는 말은 내가 동물병원을 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었다. 이 말은 대개의 경우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치료를 포기하고, 동물을 안락사시켜 달라는 말을 하기 직전이기 때문이다.
    --- p.241

    “아니,주인이 안락사를 시켜달라는데, 왜 안 된다고 하시나요. 그냥 시켜주세요!”
    “깜돌이 보호자 님, 저는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서 수의사가 되었고, 병원은 동물들을 살리기 위한, 살리는곳입니다. 어떻게든 이 아이에게 기회를 한 번 주시기 바랍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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