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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는 없다

: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본 우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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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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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618g | 152*226*21mm
ISBN13 9791169850926
ISBN10 11698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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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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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장수왕의 남하 정책도, 5호 16국 시대의 개막도, 로마 제국의 멸망(476년)도 기후가 연출한 역사의 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역사는 기후, 환경, 세계정세 등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어느 개인이나 정치 세력의 의지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좁다. 따라서 자국의 역사만 주목해서 바라보면 이러한 고리들을 놓치게 된다.
---「저자의 말 : 한국사를 벗어나 한국사를 바라보다」중에서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 압박이 시작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가 선택한 것이 바로 농경이다. 농경은 제한된 면적에서 식량 생산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늘어난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해주었다. 20세기 후반 튀르키예에서 발굴된 차탈회위크 유적은 인류의 이런 과정을 잘 보여준다. 고고학자들은 이곳에 모여 살던 주민들이 처음에는 수렵과 채집,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식량 문제에 맞닥뜨리자 원시 농업으로 식량을 보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에서는 ‘농업 시작→정착 생활’이라는 패턴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차탈회위크 유적을 발굴함으로써 고고학자들은 ‘정착 생활→농업 시작’이라는 새로운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왜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은 곰이 아니라 호랑이가 되었는가?」중에서

수렵과 채집은 짧은 시간에 식량 문제를 해결해준다. 반면에 농경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는 노동력과, 곡물이 성장하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수렵 채집민이 농민으로 전환하는 일은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늘만으로 연명하는 것만큼이나 힘겨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결국 호랑이로 상징되는 부족은 이 고된 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그리고 남은 곰 부족은 환웅 세력과 연대해 국가(고조선)를 건설했다.
---「왜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은 곰이 아니라 호랑이가 되었는가?」중에서

카이사르가 정복한 이후 영국은 400여 년간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어찌 보면 굴욕의 시간이었고 영국사의 암흑기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영국인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듯했다. 이곳을 주요 관광지로 잘 보존하며 알리고 있을뿐 아니라 심지어 내가 찾아간 2022년은 영국 헤리티지 재단이 지정한 하드리아누스 성벽 방문의 해였으니 말이다.
---「고대 한반도의 중국, 낙랑군에 얽힌 역사적 진실」중에서

수나라와 당나라가 엄청난 국력 소모를 감수하면서 수차례 고구려를 침공한 배경도 이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대개 이런 과정이다. ①대륙에 통일 국가가 세워지고, ②내부 혼란을 정비하고 나면 ③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한반도로 향했다. 한반도가 중국 중심의 중화 체제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주지 않는다면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이 한 무제 이래 이어진 중국의 대한반도 인식이었다. 시진핑 시대가 공고해지면서 한중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
---「고대 한반도의 중국, 낙랑군에 얽힌 역사적 진실」중에서

낙랑군 400년 역사가 한반도에 남긴 영향은 컸다. 고조선은 8조법으로 다스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낙랑군 시기에는 법 조항이 무려 60조목으로 늘어났다. 한나라의 행정 체계에 편입되면서 화폐 경제를 도입하는 등 사회 구조가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 낙랑군은 한반도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문명이 앞선 지역이었다. 그래서 낙랑군은 한반도 각국에 선진 문명을 보급하는 전달자 역할을 했다.
---「고대 한반도의 중국, 낙랑군에 얽힌 역사적 진실」중에서

교과서에서는 국가의 흥성을 주로 중앙 집권화의 성공, 귀족 등 기득권 세력 억제, 종교를 통한 국론 통일 등으로 설명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정치적 시각에서만 역사를 바라보는 것 아닐까? 사실 이 조건대로라면 지금 세계에서 가장 흥성해야 할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몇몇 이슬람 국가들일지도 모른다.
---「변방의 약소국 신라가 급부상한 결정적 사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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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유성운은 글을 잘 쓴다. 그의 글은 호객(?)에 강점이 있다. 읽는 이를 잘 끌어들이고 탄탄한 사실 관계를 유연하게 풀어내면서도 여운이 짙게 남는 이슈를 던진다. 이 책 한사군漢四郡 부분을 꼭 보라. 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경계에 세운 고대 로마의 하드리아누스 성벽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웬 로마? 그런데 한반도의 낙랑군으로 매끈하게 이어진다. 평양 장백동 무덤의 발굴 성과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한사군 위치 논쟁과 낙랑군의 의미 등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묻는다. 영국은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인 정복왕 윌리엄을 왕실 족보의 맨 위에 올려놓는데, 우리는 왜 실체가 명백한 낙랑군을 외면하려 하는가? 이러한 은폐와 왜곡이 우리의 인식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 책은 하나의 작은 사건이 역사의 변곡점이 되는 순간을 추적한 역작이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한국사의 잃어버린 퍼즐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연표식 전개, 사건과 흥미 위주의 해설에서 벗어나 기후와 세계정세 변화 등을 적용해 입체적으로 조명한 제대로 된 한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 김용석 (전 서울역사박물관장, 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최근 한국인의 관심사가 일상과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이웃들로 확장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시민으로 거듭나는 데 속도가 붙는 듯하다. 이젠 세계적인 시각과 지구적인 관점에서 한국사를 바라볼 때가되었다. 한국사를 국사國史라 부르며, 우리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인식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만의 역사란 존재할 수 없다. 인류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 한국사 역시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빚어졌으며, 그것은 전 세계적이고 전 지구적인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은 한국사를 이야기하면서도 생각의 폭을 세계와 지구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홀로세의 기후 변동과 단군 설화, 14세기 유라시아 대륙의 자연 환경과 조선의 건국을 연결하는 대목 등은 전 지구적인 시각에서 한국사를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사는 없다’는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책에는 한국의 역사를 향한 저자의 애정이 가득하다. 역사의 큰 흐름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지금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한국사의 여정으로 함께 떠나보자.
- 한영준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저자, 유튜브 〈두선생의 역사공장〉 운영자)
우리는 인류 역사라는 흐름 속에 존재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에도 존재하며, 미래에도 존재해낼 것이다. 존재란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다. 흐름에 무지하다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면, 흘러갈 뿐 존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한국사는 없다』는 단순히 지금껏 우리가 배워온 한국사가 틀렸다거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전달해주는 책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에 대한 맥을 짚어준다. 저자는 역사에 대한 시각은 물론 현재 우리가 당면한 역사 문제의 갈등까지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그 진실과 핵심을 그려낸다. 저자가 전하는 과거의 이야기들은, 안개가 걷힌 새로운 한반도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각의 현재를 선물할 것이다.
- 박준홍 (유튜브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운영자이자 동명의 도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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