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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 양장,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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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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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120*188*30mm
ISBN13 9788970120935
ISBN10 897012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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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가 머리카락을 건드린 순간, 거의 반사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빠르게 스미레는 사랑에 빠져버렸다.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을 때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그것은 어쩌면 예술적 계시에 가까운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우연히도 여성이라는 사실 따윈 그 시점의 스미레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 p.16

다음 날이 되어 출력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 모든 문장이 한 줄도 빠져서는 안 될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든 문장이 없어도 괜찮을 것처럼 보였다. 어떤 때는 절망감에 휩싸여 눈앞에 있는 모든 원고를 찢어버린 적도 있었다. 만약 겨울밤이고 방 안에 난로가 있었다면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처럼 꽤 따뜻해졌을 테지만 그녀의 단칸방에 물론 난로 같은 건 없었다. 난로는커녕 전화기조차 없었다. 아니, 자기 몸을 비춰 볼 수 있는 거울도 없었다.
--- pp.23-24

“뮤에 대해 네가 느끼는 감정이 성욕인 게 틀림없어?”
“백 퍼센트 틀림없다고 생각해. 그녀 앞에 서면 귓속의 그 뼈가 달그락거리면서 소리를 내. 얇은 조개껍데기로 만든 풍경처럼. 그리고 난 그녀한테 강하게 안기길 바라. 모든 걸 맡겨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만약 그게 성욕이 아니라면 내 혈관에 흐르고 있는 건 토마토주스야.”
--- p.85

그때 난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멋진 여행을 함께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멀리서 보면 유성처럼 아름답게 보이지만 실제 우리는 각자 그 틀 안에 갇힌 채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죄수 같은 존재에 불과해요. 두 개의 위성이 그리는 궤도가 우연히 겹칠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고 어쩌면 마음을 풀어 합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잠깐의 일이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 속에 있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타버려 제로가 될 때까지 말이에요.
--- pp.188-189

그러나 나는 스미레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원했다.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마음을 간단히 내버릴 수는 없었다. 그것과 바꿔야 할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 p.285

사람에겐 각각 어떤 특별한 연령대에서밖에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사건이 존재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불꽃 같은 것이다. 주의 깊고 운 좋은 사람은 그것을 소중히 보관하고 커다란 횃불로 키워내 생을 밝히며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잃어버리면 그 불꽃은 영원히 되찾을 수가 없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스미레만이 아니었다. 그녀와 함께 나는 귀중한 불꽃마저도 잃어버린 것이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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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진정한 업적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유머와 환상을 불어넣는 데 있다.”
- 뉴요커
“하루키는 심리적 은유를 섬뜩한 서사로 바꾸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 다니엘 젤레프스키 (뉴욕타임스)
“첫 문장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보다 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을 쓴 적이 없다.”
- 로스앤젤레스 매거진
“사랑의 힘과 고통에 대한 괴로우면서도 달콤한 이야기…. 독자의 마음이나 눈으로 채워야 할 부분을 완벽한 작은 이미지로 남김으로써 더욱 깊어졌다.”
- 볼티모어 선
“이 소설은 내가 오랫동안 읽은 어떤 것보다 깊은 감동을 주며 나를 확장시켰다. (…) 하루키는 장면 장면보다 훨씬 크고 짜릿한 작품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 줄리 마이어슨 (가디언)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기소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환상과 철학으로 끌어올린다.”
- 프랜시 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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