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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과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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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소연
문학동네 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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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 울퉁불퉁한 내 마음도 사랑의 모양이라면] 한국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소연의 첫 소설집. 열 편의 단편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제일 미워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제일 사랑하는 마음‘이 넘실거린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사랑은 불가능한 시대에 이렇게 울퉁불퉁하고 기이한 모양들의 사랑도 있음을 내보이는, 놀라운 소설. -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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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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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우리 철봉 하자 _007
아주 사소한 시절 _035
우리는 계절마다 _075
그 얼굴을 마주하고 _111
사랑과 결함 _147
팜 _189
그 개와 혁명 _217
분재 _251
도블 _283
내가 머물던 자리 _309

해설|오은교(문학평론가)
불가해한 사랑의 스캐닝 _339

작가의 말 _359

저자 소개1

2021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이 있다. 제13회 문지문학상, 제5회 황금드래곤문학상, 제25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을 받았으며, 소설 「그 개와 혁명」으로 등단 4년 만에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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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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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61.6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4.5만자, 약 4.8만 단어, A4 약 91쪽 ?
ISBN13
9791141607074

책 속으로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삶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내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몇몇 남자와 원나잇을 했고 늘 그랬듯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는데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견딜 수 없는 마음이 제일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견딜 수 없는 마음을 또다른 못 견딜 마음으로 돌려 막고 있었다. 나는 살기 위해 내 삶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 p.25 「우리 철봉 하자」중에서

애들은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니다. 두려워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것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어리기에 무르디무른 무언가를 내가 망가뜨리고 무너뜨릴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어른들 따위는 어느 시점부터 자신이 지니고 있던 무언가를 너무도 쉽게 잊은 채로, 마치 그저 주어진 것인 양 생을 살아간다. 다 망가져가는 것과 다름없는 생을. 나는 그것이 세계가 나를 ‘외부인’으로 만드는 교묘한 방식이라는 걸 깨우쳤다.
--- pp.71~72 「아주 사소한 시절」중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그런 행동에 쉽게 화가 났다. 서로의 사이에 부려놓아진 것이 몹시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른 척하는 사람들 특유의 행동. 그러니까 우리는 최대한 여러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도, 끊을 수도, 이어갈 수도 있는데 꼭 자신에게 주어진 방식은 하나뿐인 것처럼 구는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왜냐하면, 그 상황에서 가장 배제되고 소외되는 존재는 나 자신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았기 때문에.
--- p.85 「우리는 계절마다」중에서

나는 그 시절 이 물을 이고 지고 나르면서 놀이터에 거대한 수로를 만들기를 원했고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가능할 것 같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에 불과했다. 나를 옭아매는 사람은 없었지만, 어쩐지 이 세계가 이상한 방식으로 나를 옭아맨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p.130 「그 얼굴을 마주하고」중에서

“싫은데 왜 만나?”
“싫은 게 아니야.”
“귀찮았잖아. 괜찮아. 나도 귀찮았어, 평생.”
“외로워하시는 것 같아서 그랬어.”
“네가 평생 그 외로움을 책임질 수는 없잖아.”
“평생 외로움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그 사람을 보살필 수 있니?”
--- p.180 「사랑과 결함」중에서

글쎄, 사실 해나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다만 자기 차례는 절대 올 것 같지 않던 행운이랄 게, 찾아오긴 온 것이다. 아주 급작스럽게. 사주팔자에서도 올해는 그저 건강만 하라고 했는데. 해나는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던 순간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세상이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자신의 삶을 독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p.194~195 「팜」중에서

그러다가 상주 이야기가 나왔고 태수씨는 내가 상주를 할 수 없는 제도가 몹시 못마땅하다고 했다.
“내가 하면 되지, 상주.”
“그게 그렇게 되나?”
“요즘 여자들은 다 해.”
내가 태수씨를 째려보듯 말하자 태수씨가 와하하 웃으며 내게 속이 좁다고 했다. 나는 혹여 태수씨의 아쉬운 소리가 남들에게 농담처럼 들릴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태수씨가 고통에 몸부림칠 때도 녹음기를 켜두고 태수씨의 손을 잡고 몇 번이나 물었다. 태수씨, 내가 상주지? 응. 내가 상주야? 응. 누가? 수민이가, 우리 수민이가……
--- pp.245~246 「그 개와 혁명」중에서

“대모님.”
“마리아. 이 늦은 시간에 전화를??”
“우리가 곧 죽을 사람이에요?”
“응?”
“곧 죽냐고요. 우리.”
수화기 저편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나 그냥 사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모님도 그런 말 마세요.”
대모님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힘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안해요, 마리아. 근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걸요.”
--- p.273 「분재」중에서

애인은 진경과 헤어지고도 죽지 않았다. 우리는 당연히 그러지 않을 거란 걸 알았고 또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배신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우리가 질릴 만큼 못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진경은 종종 그때의 언니를 회상하곤 했다. 그 말을 하던 승혜 언니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우리가 멋대로 삶을 망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확신. 우리에게 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정말이지 속수무책이었다. 나는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속수무책……
--- p.301 「도블」중에서

나는 불행 포르노를 즐겨 보았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잘못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또 실제로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잘못되는 광경을 보고 싶어하진 않았다. 왜냐고? 그건 나의 마음에 해가 되는 일이니까. 그러니까 남의 불행을 소비하는 건 상대방을 멸시하는 것만큼이나 내 마음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었다.

--- p.331 「내가 머물던 자리」중에서

출판사 리뷰

어쩌자고 늘 함부로 마음을 주고야 마는 걸까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애틋한 몸부림

『사랑과 결함』의 시작을 여는 「우리 철봉 하자」는 ‘우리’의 자리에 놓일 수 있는 무수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는 작품이다. 크로스핏 센터에서 만난 ‘석주’와 ‘맹지’는 “밥 먹고 술 먹고 PC방이나 가는 사이”에서 “모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쏟아붓”(11쪽)는 관계가 된다. 때로는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때로는 서로의 삶을 침범하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서로의 어깨 위에 올라 철봉 연습을 하는 과정과 닮아 있다. 마음 근육을 단련하며 튼튼한 관계를 가꾸어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뒤이은 아홉 편의 소설에도 여지없이 등장한다.

성장기 삼부작 「아주 사소한 시절」 「우리는 계절마다」 「그 얼굴을 마주하고」는 ‘희조’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십대 시절의 예민함과 폭력성을 섬세하게 묘파해낸다. 「아주 사소한 시절」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희조는 지나가던 동네 언니에게 아이스크림 한입을 빼앗기고 “더러운 기분”(39쪽)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친구 ‘미정’의 아빠가 죽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순간, 희조는 삶이란 영영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으리란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아주 작은 것으로 말미암아 망가지고 무너질 거라는 공포”(71쪽)에 시달리던 희조는 미정과 나눈 은밀한 비밀을 누설해 미정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끌고가기에 이른다. 「우리는 계절마다」는 중학생이 된 희조가 그처럼 불가해한 삶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린다. 아빠가 죽은 후 전학을 갔던 미정이 돌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애써 모른 체했던 과거의 순간이 언젠가 삶을 뒤흔들리란 필연을 암시한다. 삼부작의 끝을 맺는 「그 얼굴을 마주하고」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막 발을 내디딘 희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뒷모습에는 자신이 알고 있던 비밀이 온갖 시시껄렁한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의 슬픔이 묻어 있다. 예소연의 성장기 삼부작은 이토록 기이하고 뒤틀린 삶에 은총이 내리길 바라며 한 시절을 통과하는 이야기다. 무엇인지도 모르며 맹목적으로 희구했던 은총은 때에 따라 죽음이나 친구, 소속감이나 폭력성으로 드러난다. 그것은 모두 “우리가 지닌 열띤 욕망”(105쪽)의 다른 얼굴이었을 것이다.

표제작 「사랑과 결함」은 조카 ‘나’에게 “끔찍한 사랑”(183쪽)을 주었던 고모 ‘순정’을 통해 삶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을 돌보는 데 소진한 순정의 청춘은 남동생네 집안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결과로 돌아온다. ‘나(성혜)’가 고모를 미워하는 동시에 사랑하고 끝내 모종의 이해에 이르는 과정은 아주 작은 사랑만으로도 서로를 돌보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팜」 「그 개와 혁명」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팜」의 ‘대진’은 후손들을 위해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집안 대소사에는 무심하고, 「그 개와 혁명」의 ‘태수’는 노동 문제를 비판하면서도 여자들의 전유물이 된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이어지는 작품 「분재」는 칠십대 여성 ‘차연’의 죽음에서 출발해 딸 ‘수진’과 손녀 ‘윤재’로 이어지는 삼대 여성의 관계를 톺아본다. 이 인물들은 불가해한 세계의 질서에 휘말리면서도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른 척하지 않는다. 팔십에 가까운 나이에도 “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 사는 것에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분재」, 254쪽)는다고 말하는 이가 있고, “모든 일에 훼방을 놓고야 마는 사람”(「그 개와 혁명」, 238쪽)으로 기억되는 이도 있다. 삶과 불화할지언정 쉽게 타협하지 않는 인물을 ‘아빠’ ‘고모’ 같은 호칭 대신 오롯한 이름으로 명명하는 일은 그들 사이의 갈등을 세대나 성별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이의 다름으로 치환해내는 데 성공한다.

앞선 네 작품이 태생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주어진 관계에 집중한다면, 소설집 후반부에 놓인 「도블」 「내가 머물던 자리」는 스스로 선택한 관계의 선택지를 보여준다. 「도블」의 세 친구는 와해되어가는 우정을 이어붙이고자 강화도 여행을 계획한다. 한때 서로에게 전부를 주었던 이들은 각자의 삶이 다른 방향을 향하는 사이 차차 멀어지고, ‘나’는 오지 않는 두 친구를 기다리며 펜션의 낯선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내가 머물던 자리」의 ‘시연’은 자신에게 빌린 돈을 떼먹고 사라진 친구 ‘정선’을 찾아 군산으로 떠난다. ‘손’ ‘진’ ‘영’ 세 사람과 살아가며 “변명 없이, 설명 없이, 지금의 자신을 긍정하”(오은교 문학평론가)는 정선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던, 혹은 오해하고 싶었던 모습과 사뭇 달라 보인다. 이들이 꾸린 공동체는 대안가족의 형태를 연상시키지만, 소설은 손쉬운 해결책을 택하지 않는다. 함께했던 이의 손을 “쥐었다가 놓”(「도블」, 305쪽)아야 할 때가 찾아오고, 다 같이 놀러갔다 온 후에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내가 머물던 자리」). 다만, 지난 관계들로 인해 팬 마음의 빈자리를 누군가에게 다시 내줄 수도 있겠다는 여지가 기어코 마음을 울린다. 그러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 좀더 오래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마땅한 이 시대
제멋대로 침범하는 사랑의 행렬

예소연은 “사랑하는 사람을 제일 미워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제일 사랑”(문지문학상 수상 소감)하는 마음으로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다른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한다. 「팜」의 ‘해나’는 아빠에게 자신이 다친 만큼의 흠집이 나길 바라며, 「내가 머물던 자리」의 시연은 자신이 정선으로 인해 아팠던 만큼 정선이 아프고 망신당하길 바란다. 미움의 감정이란 보통 커지고 과장되기 마련인데도 이들은 그저 “딱 그만큼만”(319쪽)이라고 말한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누군가와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또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의 굴레. 저마다의 사정을 이해하려 애쓰는 동안, 삶이란 결국 그렇게 결함투성이인 채로 굴러갈 수밖에 없다는 발견에 다다르게 된다.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것은 애정과 용기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일이다. 시연은 거주중인 공유주택에서 지켜야 하는 수많은 규칙을 두고 “그 정도는 서로 침범해도 되는 거 아닌가? 같이 사는 사람인데”(「내가 머물던 자리」, 334쪽) 하고 생각한다. 석주는 “우리가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맹지의 삶에 “침범하고 싶”어한다(「우리 철봉 하자」, 27쪽). 한편, ‘정미’는 “어떤 삶에 관여하는 일은 정말 무서운 일”(「분재」, 277쪽)이라고 말한다. 예소연의 소설에는 마음껏 침범하고, 관여하고, 오지랖 부리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런 인물들을 지켜보다보면 기꺼이 그 행렬에 동참하고 싶다는 용기가 샘솟는다. “평생 외로움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사랑과 결함」, 180쪽) 타인을 보듬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어봐도 좋을 것 같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마땅한 이 시대, 예소연은 자신이 머무른 자리에서 새로운 사랑의 지형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추천평

와해되고 망가진 채로 지속되는 가족, 친구, 연인 관계를 그리는 예소연의 소설은 궁핍과 외로움으로 인해 관계에 대한 욕구는 더없이 커졌지만, 전통적인 친밀성의 양식에 대한 자원이 동난 가운데 아직 새로운 관계 형식은 부족한 우리 시대의 다양한 사랑의 풍경을 그려낸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언제나 잠시라도 교육의 천재가 된다. 배우고, 적용하고, 실패하고, 폐기하고, 다시 감응하는 일의 반복. 사랑을 원한다면 반드시 실수를 동반해야 하는 시대, 그 불완전함으로 인해 때로 피폐해질지라도 도전을 멈출 수 없는 이들의 가없는 몸짓이 여기 있다. - 오은교 (문학평론가)
예소연의 소설은 견딜 수 없던 마음들을 견딜 수 없던 이야기고, 묻어두었던 고통과 그리움을 꺼내어 묻는 이야기고, 변호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염오하고 사랑하는 이야기고, 그리하여 내게서 가장 가깝고도 먼 한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나는 예소연이 잊지 않은 것, 믿어온 것, 사랑한 것, 미워한 것, 드러낸 것, 남겨두고 감춰둔 그 모든 이야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에 수반하는 것이 고통이라면 고통이 불러오는 수식은 다시 사랑일 것임을 믿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 이주란 (소설가)
예소연이 펼쳐내는 누군가의 삶을 따라가다가 그 발자취에서 나를 발견하는 경험. 거창할 것 같았는데 사소해서, 오히려 숨기고 싶은 모습이어서 당황스럽다. 나는 미운데 저애는 사랑스럽다. 제가 미워 견딜 수 없다는 몸부림을 나는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다. 등장인물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그와 닮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그 간극에 또 한번 당황한다. 사랑하는 법에 대해 생각했다. 보송한 필터를 걷어내니 보이는, 각질이 덕지덕지 일어난 이것이 사랑이라고, 세상이 미워 흔들거리는 네 옆에서 그저 함께 흔들거려보는 것도 사랑이라고, 예소연은 말했다. 살 것 같았다. - 손수현 (배우, 영화 〈철봉하자 우리〉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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