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8일
재생정보	완독본 \| 이연수, 고원영 낭독 \| 총 8시간 1분
이용안내 ?	배송 없이 구매 후 바로 듣기 이용기간 제한없음
지원기기	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
파일/용량	AUDIO \| 1102.39MB
ISBN13	979119508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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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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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원영 : 스페인 산티아고 길과 달리 우리나라 는 국토 전체가 성지순례길이라고 여겨, 108군데의 불교성지 순례길을 목표로 수년간 답사 중이다. 오랫동안 걷기여행 모임을 주도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저작 활동을 왕성하게 펴왔다.

고원영의 저서는, 록(Rock) 음악의 황금기와 저자의 청소년기를 돌아본 별에게로의 망명(2023년), 600년 고도 서울의 골목길과 집터를 산책하면서 떠오른 상념과 태극기부대의 실체를 고밣한 '낮은 창문 앞에 서다(2020년), 베이비부머의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해 현재를 성찰한 ‘골목길 카프카(2019년)’, 6·25 전쟁사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한 저격능선 전투를 통해 한반도의 미래에 드리운 전쟁의 위험을 암시한 장편소설 '나뭇잎 묘지(2020년)', 오랜 답사를 통해 우리나라 불교 순례길을 꼽아본 ‘저 절로 가는 길(2015년)’ 등을 썼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BBS 라디오 ‘김혜옥의 아름다운 초대’에 저자가 출연하여 불교순례길을 소개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조계종 진명스님이 BTN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저 절로 가는 길’에 쓰인 문장을 일일 낭독했다. 이밖에도 불교계 신문과 잡지에 불교순례길 칼럼을 썼다. 2023년 저자의 산문집 '별에게로의 망명'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 에세이 부분에 선정됐다.

낭독자 배우 이연수 : 대한민국의 배우. 1980년 MBC 어린이 합창단 단원으로 데뷔하였으며, 이듬해인 1981년에는 MBC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서 '5학년 5반 부반장'역을 맡으며 스크린에 데뷔하였다. 1980년대 한창 왕성하게 활동한 cf 모델이었으나 1993년 출연한 드라마 ' 걸어서 하늘까지 ' 이후 오랜 휴식기를 거친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활동을 재개했다. 다시 국내로 복귀하여 2016년 4월부터 SBS 불타는 청춘에 출연하여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방부제 외모로 시청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나무위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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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원영이 소개하는 〈저 절로 가는 길〉 ?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길을 오래 걷는 ‘뚜벅이’였다. 내 곁으로 가로수가 지나가고, 차와 집이 지나가고, 온갖 사람이 지나갔다. 언제부턴가 그렇게 걷던 길이 차츰 높아지기 시작해 등산으로 이어진 지도 벌써 30여 년이 돼간다. 내 곁으로 나무와 시냇물, 바위, 새, 곤충이 지나가고, 비바람 눈보라가 지나갔다. 비박을 준비하는 산길에서 나는 모든 사물이 윤회하는 것을 알았으며, 생각하기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는 사실도 알았다. 해가 지는 동안 별이 뜨고 있었으니 말이다. 30대 어느 날, 배낭을 메고 하산하다가 화계사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불교에 귀의하여 2년 넘게 정기적으로 절에 다녔다. 그때부터 금강경·법화경·화엄경·아함경 등을 읽었고, 지금은 틈틈이 니까야를 읽고 있으나 내가 가장 감동한 경전은 헤르만 헷세가 쓴 ‘싯다르타’였다. 〈저 절로 가는 길〉은 소설을 경전으로 여기는 사람이 쓴 산문집이다. 어쩌면 그래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오류에 용서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이 산문집이 나오기까지 걸린 7년이란 세월만한 오류가 어디 있을까. 이 책을 쓴 것은 불과 6개월이지만, 수고하고 짐 진 자처럼 7년을 견인해야 했다. 그 세월 동안 내가 답사한 700회라는 숫자는 어림짐작이 아님을 밝혀 둔다. 중학교 때 골목길을 배회하고 싯다르타를 읽던 소년이 봉정암에 오르거나 실크로드를 걷기까지 세상은 빠르게 급변했다. 단군 이래 가난을 면한 시대라고, 이제야말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모두가 기뻐했으나 가짜 행복임이 이내 들통 났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이혼율, 최저의 출산율은 부처의 깨달음인 일체개고(一切皆苦)를 어느 나라보다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극락으로 가는 길에서 세상은 멀어지고, 어느새 나는 높은 산길보다는 야트막한 숲길을 걸었다. 그 길은 사람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마을길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 길에서 내 걸음은 느려지기 시작했고, 어느 땐 뒷걸음질 쳐서 일주문을 지나고 있었다. 불교는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거였다. 이상하게도 그 지난 시간을 여행하면서 내가 찾아낸 건 나와 우리의 현재였다. 그리고 아직 살아보지 못했으나 유리벽 너머처럼 빤히 보이는 미래였다. 내 책을 우연히 손에 든 독자 가운데는 기독교 신자거나 무종교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우리가 답사해야 할 오랜 역사이다. 물론 그 시간 속에는 과거·현재·미래가 먼저도 나중도 없이 혼재한다. 나는 한때 원효스님이 당나라로 가려다 되돌아온 궤적을 좇아보려고도 했다. ‘원효의 길’은 어느 문헌에도 없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효가 머물렀다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매우 불분명한 장소들을 서성였다. 혹은 아예 기록에도 없는 빈자리를 상상으로 메워본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폐사지에 이슥하도록 혼자 앉아 있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헛된 노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원효의 길을 찾아 헤매는 것은 그 길이 우리 역사에서 지워졌기 때문이다. 우리 불교가 저 원효의 시대처럼 신명 나기를 바라서이다. ‘저 절로 가는 길이 저절로 가는 길’이길 소망해서이다. 원효성사의 길, 도선국사의 길, 서산대사의 길, 경허선사의 길을 미래의 숙제로 남겨 놓고 나는 우선 36군데에 이르는 길을 글로 썼다. 그 길은 독자 여러분이 알다시피 발로 쓴 글이다. 발로 쓴 글에는 흔히 카메라를 동원한다. 나 또한 기꺼이 카메라를 목에 걸었으니 여러분이 보는 사진들은 그 결과물이다. 아마추어에 불과한 솜씨지만 카메라는 내 감성과 지식, 성찰과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를 펼쳐보이리라 생각한다. 〈저 절로 가는 길〉은 36번째 이야기인 봉정암 가는 길에서 끝난다. 그 이야기에서 암시했듯이 내 진정한 도반은 나와 함께 길을 간, 중생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내가 항상 앞장서서 그들을 이끌었지만 어느 순간 그들이 뒤에서 나를 밀고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뒤늦지만 그들이 부처인 것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중생이 부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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