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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 바울 : 공간, 시간, 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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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40*206*30mm
ISBN13 9791193931059
ISBN10 119393105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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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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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고린도전서의 수신자를 어떤 존재로 표현하고 있는가?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름받은 바울은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 편지를 쓴다고 말한다(고전 1:2). 그리고 “교회”라는 말과 동격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진 사람들,” 곧 “성도로 부름을 받은 이들”이다. 바울은 고린도에 있는 성도로 부름받은 이들의 모임인 교회를 향해 편지를 보낸다. 고린도전서 첫머리에서 바울이 말하는 교회(그리스어: 에클레시아)는 고린도라는 지역에 있는 신자들의 모임을 지칭하지, 물리적인 건물을 지칭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를 너무 강하게 밀어 붙일 필요는 없다. 앞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나는 사람들의 모임인 에클레시아가 또한 은유적 차원에서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바울은 고린도의 신자들의 공동체를 가리켜 “신전”(성전)이라 부른다(고전 3:16). 이처럼 고린도전서 전체에서 공간의 이미지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 p.49~50

바울은 노예제가 마치 숨쉬는 공기처럼 존재하는 로마 세계에 살았다. 그는 에클레시아 밖에 있는 노예 제도 전체를 폐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봉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바울은 노예의 사회적 현실을 자신의 수신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사 장치로 삼았다. 그리스도는 주님/주인(퀴리오스)이라 불리는 모든 이들보다 높은 참 주님/주인이시며, 노예든 자유인이든, 모두가 그 주님께 속해 있다. 이러한 신적 주종관계에 대한 선언은 에클레시아 밖에서든 안에서든,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타인의 몸을 대상화하고 수탈하는 이들을 향한 강력한 비판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노예 개념의 신학적, 수사적 활용은 노예제가 전제하는 위계 관계의 이념을 강화하고 영속화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노예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분이 아니라, 새롭고 궁극적인 노예 주인으로 상정되기 때문이다. 고린도의 에클레시아 구성원들 모두는 한 주인에게서 다른 주인에게로 팔린 자들이다. 그들은 이제 그리스도의 노예, 그리스도의 사유 재산이다. 대안적 공간, 세상과 대조되는 하나님의 신전인 에클레시아의 질서를 명료하게 표현하기 위해 바울은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언어가 구성하는 실재를 의지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 p.87~88

의례는 아날로그 현실(분절 없이 연속선상에 존재)에 디지털 질서(오직 “예” 혹은 “아니오”, “0” 혹은 “1”로 존재)를 덧씌움으로써 현실의 모호함을 없앤다. 여기서 개인적인 경험을 조금 덧붙여 보고자 한다. 나는 한국에서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에 넘어와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목사 안수를 받지 않고 전도사 신분으로 오랜 시간을 한인교회들을 섬겼다. 사실 전도사는 엄밀히 말하면 안수받은 목사가 아니라 일반 교인이지만, 한국적 맥락에서는 교역자이다. 목회자이면서도 아닌 상태, 그 모호함이 지속될수록, 또한 학위과정이 계속 진행될수록, 나는 내가 목회자로 사는 것이 맞는지, 내 정체성이 무엇인지 혼란을 겪곤 했다. 그러나 마침내 목사 안수를 받게 되었을 때 이 모호함이 종결되었다. 안수 후에도 여전히 연약함을 지니고 사는 한 인간으로서의 실존적인 고민은 계속될지 몰라도, 안수라는 의례는 분명 그 전과 후의 삶을 이진법적으로 나누었다. (중략)

세례라는 의례는 고린도의 이교인들이 이 그리스도 그룹에 입회할 때, 그들의 아날로그 현실 위에 디지털적인 질서를 새겼다. 다시 말해, 세례는 일종의 “문지방”을 형성한 것이다. 바울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를 믿게 된 이교도는 여전히 이교적 환경 가운데 일상을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세례는 그 세례를 받은 이와 받지 않은 이, 공동체의 경계 안으로 들어온 이와 밖에 있는 이를 이진법적으로 구분한다. 그리스도의 세례가 생성한 공간은 당시 이교도에게 익숙했던 다른 제의적 공간보다 훨씬 더 배타적 일신론과 관련된 규범적 메시지가 소통되는 공간이었다. 세례를 받고 에클레시아 공간의 일부가 된 사람은 그리스도의 식탁과 귀신의 식탁을 겸할 수 없다(고전 10장).
--- p.99~100

눈에 보이는 우상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 초월적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하나님께서 음식을 폐할 날도 온다[고전 6:13]). 그러나 바울은 누군가가 우상을 숭배하는 의례에 실제로 참여한다면, 그 의례 참여는 눈에 보이는 물체를 넘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우주적 질서 전체에 참여하는 형국이 된다고 경고한다. 바울은 우상이라는 가시적 사물, 혹은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자체의 물질성을 문제시하지 않았다.

바울은 이교 의례에 참여함으로 생기는 실제적 결과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각 의례는 특정한 종류의 우주론을 의례 참여자의 몸에 새긴다. 그리스도 세례를 통해 신자들의 몸으로 소통된 규범적 질서는 오직 그리스도와 그의 아버지 하나님에게 배타적인 충성 관계가 설정되어 있는 우주론이다.28 음식 자체는 아디아포라의 영역일 수 있지만(모든 음식은 깨끗하다[롬 14:20]), 음식이 의례의 맥락에 놓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린도의 신자들은 그들이 사는 세계에 존재했던 다양한 종류의 이교 의례에의 참여를 아디아포라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 p.155

결론적으로 나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바울에게 있어서 예언이나 방언과 같은 은사의 사용은 에클레시아 경계의 안과 밖,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사이에 구별을 만들어 내는 공간 구성 의례 중 하나다(이 점에서 세례 및 성찬과 겹치는 기능이 있다). 해당 의례가 거해질 때, 그것은 누가 내부인인지, 혹은 누가 외부인인지를 가리키는 표식이 되며, 그 과정에서 에클레시아의 경계가 재확립된다. 특히 이해가 되지 않는 방언은 에클레시아 곧 하나님의 신전 공간의 경계를 단단한 성벽처럼 만든다. 하나님의 영을 받지 않은 외부인들에게 있어서, 방언은 이해될 수 없는 소통 수단이다. 방언이 선포되는 공간은 결국 그 외부인들이 믿지 않는 자들임을 가시화한다.

둘째, 예언을 통해 에클레시아 공간은 계속해서 침투를 겪는다. 한편으로, 예언은 이 공간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 바울은 14:4에서 “방언하는 자들은 자신을 건축하지만, 예언하는 자들은 에클레시아를 건축한다”라고 말한다. 방언을 말하는 자는 자기의 덕을 세우고 예언하는 자는 교회의 덕을 세우나니 (고전 14:4) 방언이 통역될 경우 기능적으로 예언과 같아지므로, 소통이 된 방언 역시 에클레시아 건축에 참여하는 의례가 된다고 할 수 있다(고전 14:4). 그런데 이렇게 예언(및 소통된 방언)으로 경계가 구성된 공간은 믿지 않는 자에게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강한 결속과 정체성을 지닌 공동체 안으로 외부인이 들어올 때, 이는 기본적으로 그 공동체에 사회적 오염 및 혼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경고가 동반된다.
--- p.185~186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 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되리니 (고전 15:51) 마지막 나팔이 불 때, 죽은 자들은 일어날 것이고, 살아 있는 자들은 변화될 것이다. 그때의 몸은 하나님의 영에 의해 온전히 생명을 부여받은 몸이 될 것이다. 썩을 몸, 죽을 몸이 썩지 않음과 죽지 않음을 옷처럼 입게 될 때, 하나의 우주적 인격체처럼 권능을 가지고 있던 사망 역시 사라지게 될 것이다(고전 15:54; 15:26도 참고).

그러나 이례적 묵시가였던 바울이 꿈꾸는 최종적인 그림은, 다른 묵시문헌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천사들과 같이 변하여(angelic transformation) 하늘의 천사들의 무리에 합류하는 것도 아니고, 지상의 새로워진 메시아 나라에서 장구한 삶을 누리는 것도 아니었다. 바울에게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곧 지복이었다. 바울의 부활 담론은 세상의 시간성에 관해 무엇을 말해 주는가? 바울은 시간과 인간의 최종적 상태가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권세 아래 있다고 말함으로써,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흔히 신격화되었던 시간이나 운명 자체를 탈신화화한다. 시간도 신이 아니며, 운명도 신이 아니다.
--- p.283

바울이 낳은 구원의 공동체들은 바울의 사도적 존재의 이유였다. 그럼에도 바울은 그들 가운데 정주하지 않았다. 바울은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았다. 기억이 머무는 곳, 그곳이 곧 집이며 고향이다. “나의 매인 것을 기억하라”고 권면했던 골로새서 속 바울과 달리(골 4:18), 고린도전서속 바울은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선포하라고 말했다. 고린도전서 11:23-25에서 바울은 고린도 공동체에게 그리스도에 관한 근원적인 기억의 의례를 상기시켰다(주의 만찬에서 떡과 잔을 나누며 주를 기억하라는 명령).
바울은 그들의 기억이 그리스도에게 머물기를 원했다. 익명의 히브리서 저자와 달리(히 11:14-16; 13:14), 바울은 하늘에 있는 “조국/고향”(파트리스)이나 “다가올 영구한 도시” 등을 명시적으로 호출한 적이 없다. 아니, 바울에게는 하늘의 것이든, 땅의 것이든, 땅 아래의 것이든, 고향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다.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 살았으며, 자신이 거기 영주할 것임을 확신했다. 그리스도로 옷 입은 바울은 이 땅에서의 장막이 벗겨질 때에도, 그리스도와 더불어 “집에 있게 될” 것이다(고후 5:8). 바울은 어디를 가든지, 그리스도라는 공간과 시간 안에 있었다. 그리스도가 곧 바울의 집이었다.
--- p.294~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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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어떤 식으로 교회라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는 것일까? 가령 로마 제국의 고린도라는 도시에서 바울이 선포했던 예수 복음은 어떤 식으로 교회 즉, 에클레시아를 만들어 냈을까? 본서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의례라는 세 겹의 시선으로 에클레시아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당시 사회가 제공하던 다양한 삶의 공간들 내에서 예수를 믿었던 에클레시아는 어떤 식으로 그 나름의 복음적 공간을 형성해 갔을까?

‘그리스도 안’이라는 새로운 실존은 기존의 시간을 어떻게 변형시켜 경험하게 했을까? 그리고 공동체 내의 독특한 복음적 의례들은 이렇게 변혁된 공간과 시간을 어떻게 매개할 수 있었을까? 이 삼중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고 하나로 모으면서, 저자는 1세기 로마 제국 속 고린도에서 메시아의 복음이 만들어 낸 에클레시아의 역동을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다. 본서를 천천히 읽다보면 복음이 빚어내는 교회의 모습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선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무엇인가를 묻는 위기의 시기에, 올바른 교회를 열망하는 모두에게 좋은 대화 상대자가 되리라 생각한다.
- 권연경 (숭실대학교 교수)
우리는 본서의 저자인 정동현이라는 신약학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동현 교수는 이미 해외 학계에서 많은 업적을 이루었고, 바울에 관한 국제적인 토론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본서는 고린도전서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밑그림을 그리며, 공간, 시간, 의례라는 관점에서 통찰력 있게 조망한다. 또한 고린도의 교회가 세상과 구별된 공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의례가 교회 곧 하나님의 신전을 어떻게 형성하며 경계를 설정하는지 논한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이라는 바울의 표현이 하나의 공간이며 동시에 새로운 시간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는 고린도전서와 바울에 관한 최신의 자료들을 사용하고, 1차 자료들도 능숙하게 활용한다. 본서는 고린도전서에 대한 많은 오해들을 교정해줄 뿐 아니라, 향후의 토론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다. 본서를 통해서 독자들은 고린도전서의 핵심을 새롭고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김규섭 (아신대학교 교수)
난해 본문이 많은 고린도전서를 공간, 의례, 시간이라는 렌즈로 참신하고 일목요연하게 읽어 낸 책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공간인 에클레시아, 그 에클레시아 안에 질서와 경계와 정체성을 부여한 의례(와 의례 해석), 그리고 에클레시아 안에 흐르는 질적으로 다른 시간성과 단축된 시간, 이 세 요소로 직조한 캔버스에 그려진 바울의 교회론은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본서가 고린도전서 본문 이해에 입각해 한국 교회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지점은 소중하다. 한국 연구자들의 연구물을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해외의 수많은 연구를 성실하게 소화한 각주가 백미이다. 본서 『건축자 바울』의 저자 정동현 박사 자신도 지혜로운 건축자로 불릴 만하다.
- 김선용 (독립연구자)
바울은 건축가다.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그의 필생의 사명이 었다. 바울이 처음부터 완전한 도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면은 없는데 문제는 많았다. 실제로 고린도전서는 수많은 문제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세례, 계층 갈등, 남녀의 차이, 재정 지원, 음란한 이들의 처리, 부활에 대한 혼란 등…. 바울은 그 문제들을 다루면서 고민하고 길을 찾아가며 성도들과 대화한다. 때로는 얼버무리고, 때로는 윽박을 지르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회가 무엇인지, 어떤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성도들과 소통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상과 적절한 경계를 세워야 시대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배워갔다.

본서는 저자가 이 과정을 들여다 보며 씨름한 기록이다. 21세기의 실존을 떠나지 않으면서, 1세기의 상황으로 깊이 들어가는 책이다. 무엇보다 그 모든 자료들을 활용하여 본문과 직접 씨름하고, 자신의 논지를 쌓아가는 저자의 뚝심이 돋보인다.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다루면서 일관되게 “그리스도 안”의 삶과 “교회 안”에 사는 삶의 소망을 설득해 나갔던 바울의 뚝심과 닮았다. 슬기로운 건축가 한 명을 만난 기쁨과 그가 앞으로 지어갈 집에 대한 기대를 심어준 책이다.
-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목사)
의례와 시공간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저자의 학문적 탁월함은 영문으로 출간된 그의 박사 학위 논문에서 이미 잘 드러났다. 저자가 이번에는 같은 화두를 가지고 한국의 독자들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 본서는 의례의 정체성 형성 기능(자기지시적 메시지)과 윤리적 기능(규범적 메시지)이 고린도 교회의 시공간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에클레시아, 신전(성전), 경계, 몸, 세례, 은사, 젠더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논의가 모두 흥미진진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우상에게 바쳤던 음식의 문제를 다루는 제4장에서 저자의 관점이 지닌 해석적 유용성이 특히 더 빛난다.

저자는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한글로 풀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 성서학자들의 논의를 함께 인용해가며 해석자의 삶의 자리와 결합된 학문적 대화를 시도한다. 그것은 이 책의 프롤로그가 잘 보여주듯, 성서 해석에 그 자신의 정체성을 담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본서는 한국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을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민족적, 언어적, 제의적, 공간적, 경계적, 사회계층적 정체성 협상 과정”의 일부이다. 내가 보기에 본서에서 보여준 저자의 면모는 구성주의 역사가에 가깝다. 앞으로 계속되는 “협상” 과정에서 저자의 삶의 자리가 그의 성서 해석을 어떻게 규정하며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게 될 지 기대가 크다.
- 안용성 (그루터기교회 목사)
한국의 자랑스러운 신학자 정동현 교수의 국내 첫 작품이다. 『건축자 바울: 공간, 시간, 의례』를 통해 신학적으로 탁월하고, 신앙적으로 겸손하며, 인간적으로 따듯한 정동현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본서를 통해 배운 바가 크지만 지면의 한계상 세 가지만 언급하도록 한다. 첫째, 본서는 고린도전서의 교회론을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신학의 범주를 통해 서신서에 접근하는 다수의 학자와는 달리 저자는 바울의 텍스트가 제시하는 공간, 시간, 의례의 범주를 사용해 고린도전서에 다가간다. 본인의 방법론이 학계의 절충주의와 자신의 특정한 관점을 융합한 것임을 밝힌 저자는 자신이 소개하는 독법이 고린도전서를 바라볼 수 있는 여러 관점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그려지는 고린도 교회는 세상과 분리되는 경계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세상을 품는 성스러운 공동체이다. 본서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저자의 방법론은 전문적이고 신중한 자료 사용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법 답안과도 같다. 둘째, 본서는 바울이 알던 고린도와 오늘날의 독자가 안다고 짐작하는 고린도가 사뭇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고린도를 잠시 내려놓고 바울의 고린도를 먼저 배워야 한다. 저자는 적절한 방법론을 사용하여 세밀하게 바울의 고린도를 복구한다. 그의 복구 작업은 학자의 탁월함과 신중함, 그리고 겸손함을 모두 보여준다.

셋째, 본서는 바울을 통해 독자의 신학과 신앙을 돌아보게 한다. 바울에 관한 전통은 바울이 “로마의 시민권자”요, “길리기아 지방의 다소 사람”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바울서신에 그려진 바울은 정작 떠돌아다니는 존재, 곧 집도 조국도 없는 존재”처럼 나타난다. 바울은 “계속해서 길 위에 있었던” 나그네였다. 하지만 저자는 “기억이 머무는 곳, 그곳이 집,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지, 바울은 그리스도라는 공간과 시간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도가 바울의 집”이었다고 말한다. 바울의 육신은 늘 떠돌아다녔지만, 그의 영혼은 항상 고향에 있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사유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살피도록 이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기억은 예수님 안에 머물고 있는가? 우리의 집과 고향은 정말로 예수님인가? 정교한 신학의 바탕 위에 남겨진 섬세한 신앙의 질문은 우리를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건축자 바울』에는 위에 언급한 부분 외에도 주옥같은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학자들에게는 신중하게 자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일반인들에게는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고린도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아 준다. 또한 성도들이 바울이 사랑한 고린도 교회를 이해하고, 바울이 사랑한 예수님을 사랑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귀한 책이 탄생했다는 점은 가히 기쁘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울을 사랑하고, 바울이 사랑한 교회를 사랑하고, 바울이 사랑한 예수님을 사랑하는 모든 성도에게 기쁘게 추천한다.
- 이상환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교수)
성실하고 세심한 학자가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고린도전서를 해석한다면, 어떤 책이 나올까? 독자 앞에 놓인 본서가 이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 중 하나다. 저자는 본서에 고린도전서와 고대 세계에 대한 최근 중요한 논의를 성실하게 담았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본문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며 신중하게 주석한 내용을 덧입혔다. 특별히 “교회(에클레시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씨름하며, 바울이 이해한 그리스도, 시공간, 의례, 경계, 관계, 정체성, 몸 등의 상관 관계를 오밀조밀하게 엮어 흥미진진하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로 풀어 놓았다. 바울이 이해한 교회나 고린도전서에 대한 심화 연구를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 정은찬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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