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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그리움

이 미친 그리움

림태주 | 예담 | 2014년 05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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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10g | 138*210*30mm
ISBN13 9788959138005
ISBN10 8959138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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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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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을 때는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곁에 없을 때는 심장에 동판화를 새기듯 그리워하면 될 일이다.
사람이 시를 쓰는 이유는 마음을 숨겨둘 여백이 그곳에 많아서다.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글이나 말보다 그리움을 숨겨둘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과거부터 미래까지를 한 사람의 일 생 안에 담아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워하면 할수록 마음의 우주가 팽창한다.
-14쪽, 「그리움에 대한 정의」

당신은 지금 시골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내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골 버스는 시간을 제멋대로 늘이고 당신은 답답합니다.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고 포도에 작렬하는 뜨거운 햇볕을 향해 가벼운 욕설을 내뱉습니다. 이윽고 낡은 버스가 도착하고 당신은 재빨리 버스에 올라탑니다. 당신은 자리에 앉아 차창의 커튼을 얼른 쳐버리고 후련한 듯 눈을 감고 그 시골을 벗어납니다.

그런데 그 버스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버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오기를 내내 기다린 시간까지가 당신 인생이었던 것이지요. 정류장 옆에는 해바라기도 피어 있었고, 접시꽃도 피어 있었고, 정류장 뒷편의 논에서는 벼들이 좁쌀 같은 벼꽃을 피워 메뚜기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는데 당신은 보지 못한 것이지요. 보따리를 든 할머니의 사투리 수다와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의 외출도 옆에 앉아 있었는데 시계만 들여다보느라, 햇볕에게 불평하느라, 돌아갈 일만 생각하느라 당신은 미처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이지요.

부디 시 한 편 읽는 인생이기를 빕니다.
-41~42쪽,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져 놓고 간 옷가지들이 저녁이면 옷걸이 위에 가지런히 올라가 있거나 얌전히 옷장 속에 들어가 있는 이유가 신데렐라가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 철들지 않은 나 때문에 엄마 몸에서 빠져나가는 철분이 저 흩어진 옷들을 일으켜 세운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아는 것.

누군가의 식사량이나 웃음의 양이 줄어들 때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것, 그것들이 줄어든 만큼 근심과 우울과 외로움의 양이 늘지 않도록 마음의 저울 눈금을 세심히 살피는 것.
-84~85쪽, 「가족의 정의1, 2」

“잘 살아야 한다. 남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남의 것 탐내지 말고. 뭐가 옳고 그른지 안 보이면 함부로 나서지 말고. 니가 니를 속이면 세상은 몰라도 니 맘은 아니께 괴로운 일 같은 건 아예 생각지도 말고. 오르막만 있고 내리막만 있는 그런 길은 없는 벱이니께 늘상 겸손허니 용기도 잃지 말고. 니는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사람잉께 한시도 그걸 잊지 말고. 알았제?”
“네, 그럴게요.”
“나는 걱정하지 마라. 여긴 생각만큼 춥지 않어야. 거기 고생시러운 거에 비하면 여긴 천당이니께. 성질머리 고약한 니 아부지가 걱정이다. 왜 그리 밀가루 음식을 질색허는지. 너희들 좋아하는 팥칼국수 끓일 때에도 눈치 보고 니 아부지 밥상을 따로 차려 내느라 참 고단혔는디. 그래도 니들 입으로 후루룩후루룩 국시 가락 넘어가는 소리 들으믄 천지에 복사꽃 핀 것맹키로 환하고 좋았어야. 강냉이 튀밥을 뻥 튀겨낸 것맹키로 한없이 배불렀어야.”
“네, 눈물 날 만큼 좋았어요. 엄마!”
-98~99쪽, 「일 년 만에 엄마를 만나서」

10
“그 애는 어느 아파트에 사니?”, “그 애는 몇 등이니?” 무의식중에 아빠가 네 친구를 두고 그렇게 물었다면 너는 그걸 귀담아들으면 안 된다. 아빠가 늙어서 진정한 친구가 없어 외롭게 죽는다면, 그건 아빠의 그러한 영혼 없는 인생관 때문이란 걸 알아채면 된다. 친구를 가리는 기준은 부모의 직업이나 수학 점수 같은 게 아니라 그 애가 평소에 어떤 말들을 하며 사는지, 거짓말로 속이는지,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지 네가 사귀면서 충분히 판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좋은 친구는 네 삶이 기댈 수 있는 신앙과도 같다는 걸 잊지 마라.
-106쪽, 「아들에게 주는 충고」

4. Don't mess with me!
단호하게 말해야 할 때가 있다. 네 남자친구가 너를 가볍게 여기고 존중하지 않을 때, 네 상사가 너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을 때, 너는 단호한 어조로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고해야 한다. 그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너는 그 친구나 직장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그 저열하고 조악한 본성들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부로 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도록 좌시해서는 안 된다.
-123쪽, 「딸에게 주는 충고」

“세 번만 불러봐. 마지막에 아아 넣고.”
“임이여, 임이여, 아아 님이여.”
“… …”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
“〈님의 침묵〉이잖아.”
“캬아, 그럴듯!”
“죽이지? 오늘 커피는 니가 쏴.”
“헉?”

통성명은 모든 거리를 단축하는 마술을 부린다. 우리가 안다고 말할 때 그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 이여는 니미를 부르고 니미는 이여를 부른다. 서로에게 가서 그리움이 된다.
-161~162쪽, 「립스틱 짙게 바르고 #3」

6
회사에 올 때 아웃도어 옷 좀 입고 오지 마세요. 곧 명퇴하고 산으로 떠날 것 같아서, 프로다워 보이지 않아서, 취미와 직업을 분간하지 못 하는 것 같아서 불길하고 불안합니다. 점심 먹고 배 튀어나온다고 바지 후크 풀고 다니지 좀 마세요. 바지 허릿단을 늘리시든지 헬스장 가서 원상 복구 좀 하세요. 담배 냄새, 술 냄새 풍기지 마시고 멋지게 차려입고 다니세요. 여자만 화장해야 하는 거 아닙니다. 나이 들수록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아야 합니다.
-171쪽, 「선배에게 드리는 충고」

“(움마야. 아조 백여시네이. 사람 혼을 쏙 빼놓아부네.) 아이구메, 훌륭허요이. 우리 갸가 입이 쪼께 짧고 비싼 애니께 특별이 잘 부탁허고 밥 거르지 않게 잘 챙기주고 계란 한나라도 더 부쳐서 멕여주씨오. 내 그 은공 저승 가서도 잊지 않을 것이고만요. 고럼 들어가씨오.”
“네네 어모님, 걱정 마세요. 건강하시구요. 호호호. 안녕히 계세요.”
‘(가만 있어 보드라고. 내가 오늘 저 여편네한테 본전은 찾은 겨?)’
‘(하아, 쌍쌍바네. 오늘따라 림 씨 늦으시네. 제삿날 받아놓으신 걸 아시나? 이 인간 이제 고자질까지 막 나가시고. 더워 찜쪄 묵게 생겼는데 시파, 웃겨도 주시네. 아이구, 고마우셔라. 뿌드득!)’
-179~180쪽, 「여름 하숙집 풍경 3」

지상의 여행자는 밥 짓는 연기가 나는 집으로 가 하룻밤을 청한다. 그곳에 신이 살고 있고, 그 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하룻밤의 시간이 이제 당도한 사람의 전부일 수도 있고, 빵 한 조각이 세상에 와서 그가 맛보고 가는 음식의 전부일지도 몰라, 단지 먼저 와서 머물고 있는 사람은 그가 먹는 빵과 그가 눕는 자리를 기꺼이 내주는 것이다. 다시 만날 기약이 없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272쪽, 「낯선 여행자는 어떻게 친구가 되는가」

내가 세간에서 쓰는 말의 화려한 치장을 생각했다. 나의 교양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상대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살피느라 한껏 포장한 화법의 가식과 낭비를 생각했다. 우리 시대의 불량한 자본주의처럼 나의 말도 본성을 잃고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았다.
---「산방 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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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태주는 바람의 음성을 가진 시인이다. 사람의 영혼을 멀리까지 불러내 세계의 안팎에 귀 기울이게 하는 음높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한편 대단히 불친절한 악기이기도 하여서 나는 이제껏 한 번도 내 귀에 닿는 그의 발음을 들은 적이 없다. 림태주의 노래는 내 통속한 귀가 담아내기엔 너무나도 깊고 높고 자유로운 공명에 충만해 있어서 내가 세상에 와서 입은 모든 상처와 미망들을 한 순간 씻어버리는 이적을 베풀 뿐이다. 나는 그 이적의 신비를 림태주의 영혼 깊이 흘러가 있는 그리움의 순정한 힘이라고 믿는다.
류근(시인)
‘책바치’로 살고 있는 림태주 시인의 글에서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내음을 맡을 수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찬찬한 힘과 은밀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그의 글에는 우수(憂愁)와 명랑, 서늘함과 따스함이 혼융되어 있다. 이는 유한한 세속의 삶을 겸허하면서도 당당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정조(情調)이리라. 이 책에 실린 아들, 딸, 선배에게 보내는 핵심을 치는 솔직한 충고의 글만이라도 읽기를 권한다.
조국(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는 고통 받으며 생산된 아프고, 아프게 하는 글의 저자에게 오롯이 복무할 뿐이다!”라고 말하는 긍지 있는 책바치이자 작가인 그의 문향에 끌려 그와 알게 되었고, 그를 마음에 새겼다. 마음에 새겨져 사귐이 되고, 마음에 그려져서 그리움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그리움의 자국으로 가득하다. 나는 작가가 책을 쓴 것이 아니라 마음자국을 여기에 남겼음을 알겠다. 그 자국이 참 따뜻하고 아름답다.
정철승 (법무법인 THE FIRM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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