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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

김강 | 작가 | 2024년 08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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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126*190*20mm
ISBN13 9791190566957
ISBN10 119056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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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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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저의 어머니는 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형들과 저만 남은 겁니다. 이제는 무엇을 하고 놀자고 할지 저는 기대에 찬 눈으로 형들을 보았습니다. 이런 놀이 저런 놀이를 하자며 이야기하던 중 공터의 구석을 돌던 한 형이 개구리를 잡아왔습니다. 개구리를 잡아 멀리 뛰기 시합을 하자고 했지요. 그런데 다른 형들의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실망한 그 형이 잡은 개구리를 놓아주려 할 때 누군가 잠깐만, 이라고 했습니다. 1동의 대장 형이었습니다. 대장 형은 주머니에서 폭음탄을 꺼냈습니다. 딱콩, 폭음탄이런 것들이 유행이던 시절이었거든요. 대장 형은 개구리를 땅바닥에 놓고 제게 도망가지 못하게 잡으라 했습니다. 그러고는 개구리의 입에 폭음탄을 물렸습니다. 폭음탄에 불을 붙였고 우리는 개구리를 두고 멀찍이 물러섰고.
--- p.15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중에서

그가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 내가 다시 자기를 찾아왔을 때 부재의 형태가 어떠하든,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한 줄 문장으로 부고를 남겨 달라 했다. 산을 내려오며 언제쯤 그를 만나러 와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삶이 그의 몫이기는 하지만 그를 알아버린 내게도 그의 삶에 대한 책임 중 일부가 주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주 잠깐 이상의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온전히 믿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수용되어 있을 것이라 여겼다. 아니면 여전하거나.
--- p.47 「아담」중에서

‘수정란 생성 시 자율사항 확대 안’ 같은 경우 최종 결정권이 있는 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설득해 통과시켰다. 그때는 획기적인 진전이라 격찬을 받았다. 수정란 제작시에 사용할 두 개의 생식세포를 선택할 때 피부 및 모발의 색을 특정할 수 있게 한다는 안이 검토단에 올라왔을 때 단장은 원안에 눈동자의 색까지 넣어 위원회에 보고했다. 피부나 모발, 눈동자의 경우 다양한 선호가 공존하기 때문에 특정하여 선택하더라도 구성의 다양함은 여전할 것이고 따라서 차별의 지점이 될 염려는 없다는 것, 종의 유지가 기본이지만 자율의 확대 또한 루시의 시대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이 위원회를 설득한 논리였다. 실제로 확대 안이 시행된 후 시행 전 위원회가 가졌던 걱정은 기우로 판명되었다. 개체 생성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 보호자들 대부분은 개체의 세부 조건들을 특정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들의 권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가질 수 있으나 가지지 않는 것, 루시의 시대를 관통하는 미덕이었다. 사실 자율, 확대라 이름 붙는 모든 것들은 다수가 아니라 소수를 위한 것이다.
--- p.90 「민의 순간」중에서

이미 쓴 엽서는 다이어리 맨 앞장에 붙여 놓을게. 다시 베껴 쓰고 싶지 않아. 이해해 줄 거지? 엽서를 붙이고 남은 여백에 이렇게 써둘 거야. "이 다이어리에 적힌 것들은 일 년 후에 쓰인 것들임." 10년, 20년 시간이 흐르는 동안 네가 이 다이어리를 다시보게 되는 날이 언젠가 하루는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네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면 내가 언제 쓴 것인지 내가 언제 네게 보냈는지 너는 언제 이 다이어리를 받았는지 헷갈릴 수 있으니까. 그럴 때 저 문장이 도움이 되지 않겠니. 아닌가. 오히려 더 헷갈리려나?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다이어리를 보게 된다면 예언서라 오해하게 될까?
--- p.115 「으르렁을 찾아서」중에서

어디서 봤지. 잘 모르겠다. 적어도 주점에서 만난 것은 아니다. 십 년 만에 가본 ‘서천’이다. 머리가 아프다. 술을 많이 마신 탓이다. 녀석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겠지. 열 시나 되면 전화가 오려나. 해장국으로 뭘 먹으러, 어디로 가지? 나를 안다는 그녀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고민하고 싶지 않다. 뭐 아는가 보지. 어쩌라고. 샤워를 하고 싶다.
--- p.145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중에서

고양이들이 왔다. 갈색 줄무늬를 가진 녀석과 검은 몸통에 흰 발목을 가진 녀석. 가끔 우리 집 정원을 가로질러 지나가던 고양이들이었다. 애들 엄마와 나는 거실 안에 있으면서도 숨어있는 듯 숨을 죽이며 보았었다. 고양이들이 지나가고 나면 큰 숨을 내쉰 후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길고양인가? 그렇겠지? 그런데 덩치가 저렇게 커? 그러게. 얼굴도 이상한데. 삵인가? 삵? 왜 있잖아.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삵 말이야. 자기 삵 본 적 있어? 아니. 그런데 어떻게 알아? 그냥. 왠지 저런 얼굴일 것 같아. 피이, 자긴 항상 그런 식이지. 어쨌건 우리가 아는 고양이하고는 조금 다르잖아. 그건 그래. 삵이랑 고양이랑 섞인 건가? 야생의 세계는 모르는 거니까. 녀석들은 제 집처럼 드나들었고 녀석들을 볼 때마다 우리는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 pp.174-175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중에서

순정은 고모의 소개로 그를 만났다. 공무원만 한 직업이 없다. 소방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배치받은 신참이지만, 뭐라 카더라? 시 뭐라 했는데? 그래, 맞다. 시보. 소방시보라 카더라. 세월은 흐를 것이고 세월 따라 형편은 좋아질 거다. 처음부터 좋은 것이 어디 흔하나? 나이는 너보다 쪼매 많지만 내가 보기에는 차라리 그게 더 좋은 일이지 싶다. 오빠 하나 없이 자란 니한테는 딱이다. 사진 한 장을 건네며 고모가 말했었다. 빨리 시집가라는 아버지의 성화를, 그만둬 줬으면 하는 사장의 은근한 눈빛을 견디기 힘들던 때였다. 확, 시집이나 가버려? 오기가 순정을 부추겼다. 자기보다 여덟 살이나 많은 그가 마뜩치 않았지만 일단 한번 만나보라는 고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p.199 「그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중에서

김강은 사르트르가 말한 ‘영구혁명의 담당 기관으로서의 소설가’이자 시대의 스승을 자처하는 ‘문사로서의 소설가’라는 문학사적 전통 위에 서 있다. 그의 소설은 늘 공동체의 올바른 존재 양태에 대한 탐색과 그것을 가로막는 힘에 대한 비판정신으로 가득하다. 그리하여 그가 노벨을 벗어나 SF나 알레고리로 훌쩍 뛰어넘는 순간에도 역시나 그의 관심은 이 시대와 공동체를 결단코 벗어나지 않는다. 실로 소설의 본령에 해당하는 이러한 영역은 한동안 한국소설계에서는 상당히 결여되어 있었던 부분이다. 김강은 맹렬한 기세로 이 결여의 영역을 채우며 한국문단의 중심으로 육박해 들어오고 있다. 그렇기에 김강은 무척이나 귀한 작가이며, 그의 작품에 감동이라는 요소까지 예술적으로 녹아든다면 그는 희망의 깃발이 되어 한국문단의 창공에서 오래도록 펄럭일 것이라 믿는다.
--- p.248 「해설 | 문사(文士)의 전통을 잇는 문학」중에서

여섯 번의 여름과 다섯 번의 겨울이 지났다. 언젠가 꽃은 지는 법. 목성 주위를 돌던 갈릴레오 탐사선이 목성 궤도를 이탈하며 임무를 마친 그 해, 너와 그의 사랑도 끝났다. 여섯 번의 여름과 다섯 번의 겨울이 각인된 스테인리스 조각만이 월지의 어느 바닥에 남았다.
그것이 문제다. 밤의 어둠속에서 더욱 반짝일 영원한 사랑의 맹서. 작은 상처를 주고받아 아픈 날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사랑이었다고, 바람 부는 세상 서로 기대며 살았고 꽃 같은 세상 온전히 서로의 것이었다고, 마지막 날 손을 잡고 입을 맞추며 눈을 감았다고 깊이 새겨놓은 각인. 월지의 작은 보트 근처 어딘가의 스테인리스 조각.
배롱나무 헐벗은 가지들을 흔들고 동백의 꽃을 툭툭 떨어뜨리며 오는 밤.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 거짓과 진실이 뒤바뀐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밤. 그와 같은 밤이 오고 있다. 너는 검은 잠수복을 챙겨 나선다. 월지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고개를 집어넣고 손을 휘저어 무언가를 찾는다. 너는 문득 묻는다. 우리가 건져내야 할 것이 지난 사랑의 각인뿐인가?
--- pp.254-255 「작가의 말 | 곧, 그 밤이 또 온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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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의 소설이 지닌 매혹의 핵심은 이중성이다. 소설집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에 실린 작품들은 나와 우리, 존재와 관계의 이중성이 부딪치고 엇갈리는 지점마다 찍어둔 좌표들이다.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에서 시작된 그의 비타협적인 질문은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 마지막 순간까지 끝나지 않는다.
김강 소설의 이중적 매혹의 절정은 방법론이다. 쇄빙선처럼 우리 시대가 직면한 예각을 돌파해나가는 동시에 솜털이 일어나게 만드는 이 섬세한 감각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 방현석 (소설가,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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