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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 악몽 속에 나타난 전생
신비아파트 리부팅 스토리이동
김정신 글 / 해랑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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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
|
2024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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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은이 친구 구하리예요! 제가 가은이 옆에 있을게요. 아이들이 괴롭히지 못하게 가은이를 꼭 지킬게요.”
하리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 이 친구를 믿어. 그리고 나도 용감해질 거야. 언니도 나를 믿어 줘.”
나는 흑진귀의 두 눈을 마주 보고 말했다. 이상하게도 정말 용기가 생겼다. 흑진귀에겐 미안했지만, 정말 흑진귀를 떠나보내도 될 것 같았다.
--- p.27
‘아…… 희망이 사라진 표정이 저럴까?’
나는 문득 예전에 언니와 가지고 놀던 오르골이 생각났다. 음악과 함께 오르골 안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아이들에게 자랑하려는 순간, 아이들의 장난으로 오르골이 깨져 버렸다.
가슴이 아파 왔다. 내가 하리 대신 귀신의 사연을 읽은 느낌이었다. 내 오르골이 깨졌을 때의 마음과 비슷하겠지……. ‘춤을 완성해야 한다고?’ 그토록 소원이라면 들어주고 싶었다.
--- p.42
지난밤, 언니가 승천한 뒤로 한동안 꾸지 않았던 악몽을 꾸었다. 검은 천막이 하늘을 가려 세상을 어둡게 하는 불길한 꿈이었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그것이 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나를 뒤흔들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따라다닌다는 것……. 아이들은 자신들과 다른 내 기운을 눈치챘다. 그래서 나를 괴롭혔다. 다시 시작된 악몽으로 나는 어떤 불행이 닥쳐올지 몰라 불안했다.
--- p.53
‘모든 게 내 탓이야. 내가 해결해야 해.’
전생의 기억이 마치 얼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다. 용광로에 빠진 박쥐, 그 때문에 탄생한 자간. 자간을 만든 건 전생의 나였다. 전생의 아버지가 깊은 바다에 빠뜨렸다는 자간의 한쪽 눈은 누군가의 손에 발견되어 한국의 박물관까지 왔다. 그래서 붉은 보석이 내 목에 걸린 거였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빛의 창을 집어 들고는 자간을 향해 내달렸다. “얼음이 다 녹기 전에 끝내야 해! 이야야야야얍!”
나는 자간의 가슴에 빛의 창을 있는 힘껏 꽂았다.
--- pp.71-74
“사실 연금술의 진짜 목적은 금을 만드는 게 아니란다. 자신의 영혼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지.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갈 때 우리 영혼도 더 가치 있어진단다. 나는 부단히 연마했고, 그 덕분에 금을 만드는 연금술도 알게 되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것을 부숴 버리지. 자연이든 사람이든 상
관없이 말이다.”
아버지의 말에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샤를리엔, 약속해 다오.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아버지는 내 손을 꼭 잡고 다짐을 받았다.
--- p.87
내가 다가가 꼭 끌어안자, 아버지는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아주 머나먼 과거에서 나를 안고 흘렸던 눈물처럼…….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다. 사랑만큼 증오도 컸을 아버지의 마음 또한 그대로 와닿았다.
“아버지, 저는 이 세상에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어요.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풀고 이제 저 아이들에게 미래를 맡겨 주세요.”
나는 마음을 다해 말했다. 아버지는 나를 믿던 그 눈빛으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pp.99-100
나는 하리와 현실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놀라고 기뻐하며 우당탕 달려왔다. 우리는 다 함께 얼싸안았다. 갈라졌던 땅도 메워지고 있었다. 예언은 모두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거였다. 예언은 사라졌지만 세상은 또다시 어떤 이유로 위험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나에겐 친구들이 있으니까.
하리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 이 친구를 믿어. 그리고 나도 용감해질 거야. 언니도 나를 믿어 줘.”
나는 흑진귀의 두 눈을 마주 보고 말했다. 이상하게도 정말 용기가 생겼다. 흑진귀에겐 미안했지만, 정말 흑진귀를 떠나보내도 될 것 같았다.
--- p.27
‘아…… 희망이 사라진 표정이 저럴까?’
나는 문득 예전에 언니와 가지고 놀던 오르골이 생각났다. 음악과 함께 오르골 안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아이들에게 자랑하려는 순간, 아이들의 장난으로 오르골이 깨져 버렸다.
가슴이 아파 왔다. 내가 하리 대신 귀신의 사연을 읽은 느낌이었다. 내 오르골이 깨졌을 때의 마음과 비슷하겠지……. ‘춤을 완성해야 한다고?’ 그토록 소원이라면 들어주고 싶었다.
--- p.42
지난밤, 언니가 승천한 뒤로 한동안 꾸지 않았던 악몽을 꾸었다. 검은 천막이 하늘을 가려 세상을 어둡게 하는 불길한 꿈이었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그것이 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나를 뒤흔들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따라다닌다는 것……. 아이들은 자신들과 다른 내 기운을 눈치챘다. 그래서 나를 괴롭혔다. 다시 시작된 악몽으로 나는 어떤 불행이 닥쳐올지 몰라 불안했다.
--- p.53
‘모든 게 내 탓이야. 내가 해결해야 해.’
전생의 기억이 마치 얼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다. 용광로에 빠진 박쥐, 그 때문에 탄생한 자간. 자간을 만든 건 전생의 나였다. 전생의 아버지가 깊은 바다에 빠뜨렸다는 자간의 한쪽 눈은 누군가의 손에 발견되어 한국의 박물관까지 왔다. 그래서 붉은 보석이 내 목에 걸린 거였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빛의 창을 집어 들고는 자간을 향해 내달렸다. “얼음이 다 녹기 전에 끝내야 해! 이야야야야얍!”
나는 자간의 가슴에 빛의 창을 있는 힘껏 꽂았다.
--- pp.71-74
“사실 연금술의 진짜 목적은 금을 만드는 게 아니란다. 자신의 영혼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지.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갈 때 우리 영혼도 더 가치 있어진단다. 나는 부단히 연마했고, 그 덕분에 금을 만드는 연금술도 알게 되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것을 부숴 버리지. 자연이든 사람이든 상
관없이 말이다.”
아버지의 말에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샤를리엔, 약속해 다오.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아버지는 내 손을 꼭 잡고 다짐을 받았다.
--- p.87
내가 다가가 꼭 끌어안자, 아버지는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아주 머나먼 과거에서 나를 안고 흘렸던 눈물처럼…….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졌다. 사랑만큼 증오도 컸을 아버지의 마음 또한 그대로 와닿았다.
“아버지, 저는 이 세상에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어요.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풀고 이제 저 아이들에게 미래를 맡겨 주세요.”
나는 마음을 다해 말했다. 아버지는 나를 믿던 그 눈빛으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pp.99-100
나는 하리와 현실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놀라고 기뻐하며 우당탕 달려왔다. 우리는 다 함께 얼싸안았다. 갈라졌던 땅도 메워지고 있었다. 예언은 모두 사람들의 탐욕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거였다. 예언은 사라졌지만 세상은 또다시 어떤 이유로 위험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나에겐 친구들이 있으니까.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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