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아줌마는 그런 나쁜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자기는 절대 그런 나쁜 말을 하지 않을 뿐더러 꼭 천국에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왓슨 아줌마가 말한 그곳도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나는 그런 곳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내놓고 그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을 하면 보나마나 성가신 일이 생길 것이고 내게 아무 이득도 없을 걸 알기 때문이다. 한번 말문이 트인 왓슨 아줌마는 천국이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하면서 계속 떠들어 댔다. 천국 사람들은 하루 종일 하프를 켜면서 함께 노래 부르고, 영원히 죽지 않고 즐긴다고 했다. 내겐 아무런 재미도 없어 보였지만 그렇다고 말하진 않았다. 대신 톰 소여가 그곳에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줌마는 그건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늘 톰과 같이 지내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이 말을 듣고 나는 오히려 기쁜 마음이 들었다. --- pp.19-20
긴박한 순간이었다. 나는 종이를 집어 들고는 손으로 꼭 잡았다. 이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온몸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잠시 생각하며 숨을 고른 뒤, 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아, 난 지옥으로 가겠어.' 그러고는 편지를 북 찢어 버렸다. 무서운 생각이었고, 무서운 말이었지만 이미 내뱉은 뒤였다. 나는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그리고 더 이상 개과천선 같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머릿속에서 모든 것을 잊기로 하고, 다시 내가 자라 온 방식으로 돌아가 나쁜 짓을 하기로 했다. 착한 짓 하는 건 내 방식이 아니었다. 우선 다시 노예가 된 짐부터 몰래 빼내기로 했고, 이보다 더 나쁜 짓이 있다면 그것도 마다않기로 했다. 이왕 계속 하기로 한 바에야 철저하게 하는 게 낫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