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에서 인문한국 연구 교수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폭우', '나 이뻐'?, '아구네스', '희미한 풍경', '책벌레', 『세계 철학사』, '데리다-니체, 니체-데리다', '우리의 포스트모던적 모던', '신의 독약' 등이 있다.
왜 바깥의 것들 때문에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가? 차분히 좋은 것을 배우고, 우왕좌왕하기를 그만두라. 그것뿐 아니라 또 다른 잘못도 조심하라. 평생 지치도록 많은 일을 하지만 정작 목표가 없는 것이 바로 또 다른 어리석음이니, 자신의 모든 소망과 생각이 향하는 목표를 가지도록 하라. ---본문 중에서(2권 7절)
언젠가는 너로 하여금 약속을 깨뜨리게 하고, 명예를 잃게 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의심하거나 저주하게 하고, 위선자가 되게 할 만한 것들은 결코 유익한 것으로 간주하지 말라. 벽이나 휘장으로 감추어야만 하게 될 것들은 결코 소망하지 말라.---본문 중에서(3권 7절)
다른 것은 모두 제쳐두고 이 몇 가지만 꼭 붙들라. 무엇보다 우리는 현재라는 지극히 짧은 순간만을 살고 있음을 명심하라. 나머지 시간은 이미 지나갔거나 불확실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고로 우리의 삶이란 지극히 짧은 시간이고, 우리가 머무는 대지는 지극히 좁은 구석이며, 우리가 사후에 누리는 명성도 짧기는 매한가지다. 아무리 오래가는 명성이라 해도 머지않아 죽어 버릴 후손들, 오래전에 죽은 사람은 고사하고 자기 자신도 알지 못하는 후손들에 의해 전승될 뿐이다. ---본문 중에서(3권 10절)
의사들이 예기치 않은 수술에 대비해 도구와 메스를 가까이 두듯, 너도 네 나름의 원칙이 있어야 신에 관한 일과 인간에 관한 일을 올바로 통찰하고, 사소한 일이라도 이 양자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처리할 수 있다.---본문 중에서(3권 13절)
사람들은 시골이나 바닷가, 산속 같은 곳에 은둔하기를 갈망한다. 너 또한 늘 그런 곳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이런 소망은 짧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은둔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스스로의 내면으로 은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자신의 영혼보다 더 고요하고 한적한 은신처는 없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만 해도 당장 완전한 평정을 누릴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이러한 마음의 평정은 고귀하고 양심적인 품성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가급적 자주 내면으로 은둔하여 너 자신을 새롭게 하라. 그리고 네 영혼을 밝게 해주며 네가 돌아가야 할 세상을 선선히 받아들이게 해 줄 단순하고 짧은 원칙들을 마음속에 떠올려라. ---본문 중에서(4권 3절 중)
네 상상을 버려라. 그러면 네가 피해를 입었다는 느낌도 사라질 것이다. 네가 피해를 입었다는 느낌이 사라지면 피해도 사라질 것이다. ---본문 중에서(4권 7절 중)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이런 생각을 하라. 나는 인간으로서 일하기 위해 일어난다. 그것을 위해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인데 어째서 거기에 불만을 갖는단 말인가? 내가 따듯한 침상에 누워 있기 위해 태어났단 말인가?(……) 그렇다면 너는 활동하고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쾌락을 위해 태어났단 말인가? 너는 식물과 참새, 개미, 거미 그리고 꿀벌들이 분주히 일하면서 제 나름대로 우주의 질서를 구성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 너는 인간으로서 네게 주어진 일을 행하고 네 본성에 따른 일을 서둘러 행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휴식도 필요하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자연은 먹고 마시는 데 한계를 정하듯 휴식에도 한계를 정해 놓았다. 너는 이 한계를 넘어서서 필요 이상을 원하고 있다. 게다가 행동에서는 반대로 네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않고 있다. 너는 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네 본성과 본성이 원하는 바도 사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술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은 목욕과 식사도 잊은 채 자신의 일에 전력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