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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혼례 (큰글씨책)

피의 혼례 (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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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10*297*11mm
ISBN13 9791130418186
ISBN10 113041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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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1898∼1936)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의 그라나다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마을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1898년 6월 5일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안달루시아의 자연은 그의 감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대학시절 ‘엘 린콘시요’라는 모임에 참여하는데 이 모임을 이룬 상당수가 스페인 현대 문화계를 이끈 대표적 인물들이다. ‘엘 린콘시요’에 속했던 사람들은 로르카의 문학적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했다. 로르카는 이 모임 동료들의 격려에 힘입어 1918년 첫 시집 ≪인상과 풍경≫을 발간한다.
1918년 마드리드로 간 그는 당시 스페인 지성인의 요람이었던 ‘학생 기숙사’에 머물며 초현실주의 영화감독 부뉴엘과 화가 달리 등과 교분을 쌓았으며 스페인의 보수적 교육 전통에서 벗어나 그 시대의 자유정신에 입각해 지성인과 과학자를 키워 내고 있던 ‘자유교육협회’에도 등록해 인간 자유정신을 옹호하는 문인으로 알려지게 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자유, 인간 본능에 대한 외침으로 이루어진 그의 삶의 흔적들은 그의 문학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는 신비하고 아름답고도 격정적인 시를 썼을 뿐 아니라 스페인 연극사에 있어 시극을 창시하고 인형극을 부활시켰으며, 비극이 불가능한 현대에 옛 그리스 비극의 정수를 부활시켰다. 또한 창작 활동에만 안주하지 않고 대학생들로 구성된 ‘움집’이라는 순회공연 극단을 창단해서 대중들에게 스페인 고전극을 널리 알렸다.
로르카는 1936년 8월 어느 날 새벽, 불분명한 이유로 프랑코 파에 의해 사살당하지만 문학작품으로, 또는 강단에서 인간의 자유를 노래했고 인간이 인간적 대우를 받기를 주장했던 그의 사상은 그의 작품 속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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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이 울기 시작해.
다리는 다쳤고
갈기는 얼어붙었으며,
두 눈 속에는
은으로 된 칼이 있어.
강으로 내려갔어.
저런, 어떻게 내려갔다지?
피는 물보다
더 세게 흘러갔어.

2
입도 뻥긋 못하고 자기 자신을 불태운다는 건 우리가 우리에게 씌울 수 있는 가장 큰 벌이지. 자존심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었고, 너를 보지 않고 밤마다 깨어 있는 너를 그냥 내버려 둔 게 내게 무슨 소용이 있었지? 아무 소용도 없었어! 내 위로 불을 끼얹는 일이었어! 넌 시간이 약이고 별들이 덮어 준다고 믿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사실이 아니라고. 일이 인간이 알 수 없는 어떤 심연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어느 누구도 그걸 어쩌지 못해!

3
내 혀에 어떤 유리 파편이 박힌단 말인가!
난 잊고 싶었어, 그래서
네 집과 우리 집 사이에 돌담을 쌓았어.
사실이야. 너 기억 안 나?
그리고 내가 널 멀리서 봤을 때
내 눈에 모래를 뿌렸어.
하지만 말을 타면
말은 네 집으로 갔어.
은으로 된 바늘로
내 피는 검게 되었고,
꿈은 내 육신을
독초로 가득 채웠어.
내게 잘못이 있다면
그건 땅과
너의 가슴과 머리카락에서 나는
그 냄새 때문이야.

4
제가 다른 남자랑 갔기 때문이죠, 제가 갔기에! (고뇌에 차서) 당신도 갔을 겁니다. 난 안팎으로 상처 받고 타 버린 여자였습니다. 당신의 아들은 약간의 물이었습니다. 그 물에서 나는 자식과 땅과 건강을 기대했죠. 하지만 다른 사람은 등심초가 바람에 살랑대는 소리와 중얼거리는 노래를 내게 가까이 가져다준 나뭇가지로 가득 찬 어두운 강이었습니다. 나는 차가운 물의 아기 같았던 당신의 아들과 함께 달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나의 시든 가련한 여인의, 불로 애무당한 한 소녀의 상처 위로 서리를 내리고 내가 걷지 못하도록 수백 마리의 새들을 보냈습니다. 난 원하지 않았어요. 잘 들으세요! 난 원하지 않았어요. 당신의 아들이 나의 목적이었습니다. 난 그를 속이지 않았어요. 그러나 다른 사람의 팔이 나를 파도처럼, 노새가 머리로 박듯이 나를 끌었습니다. 그 팔은 내가 늙었어도, 당신 아들, 그리고 그들의 아들까지 모두 내 머리채를 쥐어뜯었을지라도 언제나, 언제나 나를 끌어당겼을 겁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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