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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다정한 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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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25*185*11mm
ISBN13 9791191651263
ISBN10 119165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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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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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들이 한데 쏟아진 듯 갑천 너머가 촘촘히 반짝였다. 물끄러미 강 건너 도안동을 바라보았다. 아파트 단지가 짙은 어둠을 헤치며 조명을 내뿜었다. 빛나는 성채 한구석 저 작은 점은 얼마짜리일까. 시세를 들어 보니 발 들이밀 엄두도 나지 않았다. 우리 집과 이렇게나 가까운 곳에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니.주택청약에 성공해 넓고 깨끗한 집으로 이사한 지인들이 떠올랐다. 한동안은 그쪽 동네를 지나칠 때마다 괜히 마음이 울적했다.나는 반짝이는 도안동을 질투하느라 허덕였다. 어디 사느냐는 질문에 도안동이라 답하며 속으로 우쭐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둔산동 쪽 아파트를 대는 게 더 있어 보이려나. 집값이 하늘 높이 치솟은 서울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강남한복판에 내 집 있으면 부러울 게 없겠지. 코 앞에 센트럴파크가있는 뉴욕 주택가에 살면 위세가 얼마나 대단할까. 지구 반대편으로 나를 보냈다가 헛웃음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 p.10

모니터에 먹구름이 드리운 듯 직원들의 눈빛이 공허했다. 우리는 앉아 있는 것조차 괴로울 정도로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이직을 선택하며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이제 나는 누구를 따라가야 할까.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순간이 왔다. 경력이 아닌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위기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무리 애써도 채울 수 없는 빈 마음을 끌어안고 계속 버틸 수는 없었다.돈을 버는 데 마음 기울인 적은 없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 통장에 찍혀 있었다. 퇴직금을 짐작으로 헤아려 보았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무 계획도 없이 홍콩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그래야만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 p.20

야금야금 여행비용을 꺼내 쓰던 통장에 한국행 편도 항공권을 겨우 살 만큼의 돈만 남았다. 별 고민 없이 귀국 시기를 정할 수 있었다. 끝나가는 여행이 아쉽지도, 되돌아가는 게 두렵지도 않았다. 지금 한국으로 돌아갈 이는 떠나올 때의 나와 다른 새로운 사람이다. 이 여행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처음보다 훨씬 가벼워진 배낭을 등에 메고 숙소를 나섰다.인천공항 출국장을 뚜벅뚜벅 걸어 나오며 두툼한 종이 뭉치를 끌어안았다. 지난 일 년을 정리한 에세이 초고였다. 대륙을 횡단하고 낯선 사람들 속으로 빠져들며 써 내려온 문장이 거칠지만 싱싱했다. 원고 맨 뒷장은 마지막 여행지를 위하여 공백으로 남겼다. 그토록 지겨워하던, 그러나 아주 먼 곳을 거쳐 결국 되돌아온 곳. 대전이 남았다.
--- p.27

공군 장교 복무가 예정된 민이 대전을 떠나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왔다. 여느 날처럼 만화방에 엎드려 책장을 넘기던 오후,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나랑 결혼하지 않을래?” 갑작스러운 청혼을 들은 민이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대답했다. "잠깐만, 생각 좀 해 볼게." 자세를 고쳐 앉더니 손을 턱에 짚었다. 나는 가만히 그 모습을 구경했다. 일이 분쯤 흐르나 싶더니 민이 입을 열었다. "좋아." 우리가 결혼을 약속한 곳은 궁동 휴박스 만화카페 한쪽 구석이었다.
--- p.53

관저동 구석구석에 밝은 내 남편이 도안 유아숲체험원으로 여행단을 안내했다. 갑작스럽게 결성된 오늘 여행단의 목표는 오직 재밌게 지내는 것.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는 길에 아이들이 놀이터에 눌러앉아 한참 놀아도 아무도 싫은 기색이 없었다. 목적지가 방금 하나 더 추가되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건양대학교병원 뒷산을 올라 유아숲체험원에 도착한 아이들은 아기자기한나무 놀이터를 제 세상처럼 누볐다. 흙 놀이 하고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온전히 이 시간 속에서 살았다. 부모들은 한쪽에 걸터앉아 다과회를 벌였다. 편의점에서 챙겨 온 음료와 과자를 먹으며 오늘 여행에 대한 감상을 나누었다.
--- p.88

"대전 여행의 시작이라면 아무래도 대전트래블라운지가 좋지." 다시 여행 안내원의 본분으로 돌아간 내가 목소리를 은근히 깔고 솔을 이끌었다. 아는 길로만 돌아다닐 건데 굳이 여행 안내소에 들를 필요가 있나 싶지만 '여행 온 기분' 자체가 가장 중요할 때도 있다. 대전 시민인 우리 가족조차도 대전트래블라운지에 들러 그런 기분을 낸다. 대전역 광장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아기자기한 벽화로 꾸민 귀여운 건물이 눈에 띈다. 로켓을 탄 꿈돌이가 여행자를 반기는 대전트래블라운지다. 지도나 소책자를 나눠 주는 기존의 여행 안내소에서 한 발 나아가 대전에 첫발 딛는 이를 위한 쉼터이자 시민이 언제든 들를 수 있는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 p.95

솔과 함께 들어간 문방구는 선화동 엔씨백화점 뒤에 있는 프렐류드다. 해외에서 공수한 다양한 소품과 직접 제작한 노트, 스티커 등을 판매한다. 프렐류드에 들어선 손님들은 커다란 탁자를 가득 채운 색색의 지우개 행렬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솔이 이 문방구에 반한 것도 그곳부터였을 것이다. 메모지와 필기구와 책갈피와 클립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솔은 프렐류드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홀린 듯한 뒷모습을 바라보니 느긋하게 기다리는 쪽이 좋을 것 같았다.
--- p.99

낯선 이에게도 수더분하게 말을 잘 거는 남편이 솔에게 조랑조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길이 제가 매일 지나는 출퇴근길이에요. 강 풍경은 계절마다 정말 달라서 볼 때마다 재미있어요. 여길 지나면서 하루를 보낼 힘을 얻어 회사에 도착하고, 또에너지를 충전한 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나와 산책하다가 만난 수달은 물론이고 두꺼비와 너구리 목격담까지 전하자 솔의 눈이 동그래졌다. "유미, 대단한 곳에 살고 있었구나." 봄에는 벚꽃이 탐스럽게 피고, 여름에는 버드나무 그늘이 드리우고, 가을에는 억새가 하얗게 흐드러지지. 겨울 강의 상쾌하고 산뜻한 기운 가운데 우리는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산책길에 오른 지 꽤 시간이 흘러 완연한 붉은빛이 온 강을 덮을 때쯤 솔이 고백했다. "나 대전에서 평생 살고 싶어." 그 바람이 너무나 진심이어서 웃기고 좋고 고마웠다.
--- p.111

"부모와 아이들이 자주 놀러 올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꼭 사서 읽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책들과 깊이 친해져서 돌아가라고요." 넉점반 그림책방 한쪽에는 신발 벗고 들어가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이 오붓한 방에 풀썩엎드려 책을 뒤적이다가 한숨 잠들어도 김영미 대표는 허허 웃고 말 것이다. 남편과 아이는 그림책을 소리 내 읽다가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마루 위를 구르며 한적한 오후를 즐겼다. 남편이아이를 돌보는 사이 김영미 대표와 나는 탁자에 마주 앉아 유아독서 지침부터 온갖 책에 관한 잡담까지 끊임없는 수다를 이어갔다.
--- p.139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친구가 되는 게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제일 귀한 경험이라고 믿는다. 이 책은 내가 만난 대전 사람들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내 친구 솔도 곧 대전 사람이 될 거라고 치자.). 그들이 내게 '박유미의 도시'를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각자의 보물로 '자기만의 도시'를 즐겁게 채워나가면 좋겠다."1년 동안 세계 여행하고 나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10년에 걸쳐 풀어놓은 답을 갈무리했다. 이 책을 무사히 펴내 드디어 지난 10년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빈자리에 찾아올 새로운 내가 기대된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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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살아 보는 도시든 오래도록 살고 있는 도시든, '나의' 도시가 되는 계기와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나의 도시가 되어야 비로소 도시에서 살 이유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박유미의 『낯설고 다정한 나의 도시』는 익숙하다고 생각해 온 대전에서 저자가 경험하고 만들어 간 도시의 '낯설고 다정한'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안다고 생각했던 대전을 조금씩 새로 알아 가는 과정과 거기서 저자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대전으로 (돌아)오기 전 저자가 거친 장소와 만난 사람들, 그리고 사건들은 결국 대전에서의 삶과 연결되고, 하나하나 엮여 저자의 '지금'을 형성한 퀼트가 된다. 이응노미술관부터 만화방, 갑천 둔치에서 산부인과까지 일상의 장소들에서 저자가 경험한 소소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즐거움은 섬세하게 포착되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준다. 아메리카노가 맛있는 카페와 책모임, 흔한 간식거리들에서 마주한 소박한 반가움이 즐겁다. 나도 얼른 선화동 프렐류드에 가서 동글동글한 얼굴을 가진 캐릭터 소품이나 은은한 향기를 가진 연필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그림책방 넉점반에서 발견한 동화 같은 그림책이 결국 어른을 위한 거였다는 걸 다정한 책방 주인과 나누고 싶어졌다.도시를 단순한 배경이나 스치는 공간이 아니라, 자기 삶의어떤 부분과 강하게 연결돼 있는 지점이라 말하고 있는 『낯설고 다정한 나의 도시』를 읽다 보니 저자인 박유미와 조금은 친해진것 같다.

은행동에서, 신성동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가끔은 살짝 놀라도록, 솔직하게 드러내는 저자 때문에 익숙했던 그 동네들이 조금은 신선해지기도 했다. 익숙한 곳이 신선한 면을 드러낼 때, 그곳은 매력적인 게 되고, 또 들러 볼 수 있는 재밌는 장소가 된다.박유미의 대전이 어떤 곳인지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 도시가 단순히 건물이나 길의 집합이 아니라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묻어 있는, 섞여 있는 공간이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당신에게 익숙한 도시 어디에서 지금 너무 지루하다면, 이 책과 함께 짧은 여행을 해 보는 게 좋겠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걸 발견해 낸 저자의 시각과 감각 덕분에 당신도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주혜진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성심당의 도시 대전이 만들어진 이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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