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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에서 보낸 여름방학

북해도에서 보낸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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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50g | 148*210*13mm
ISBN13 9788996452560
ISBN10 8996452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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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일본 여행을 몇 차례 갔었다. 그 중에도 도쿄를 좋아해 여러 번 방문했지만 한번도 일본이 이국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비슷한 도심풍경이, 낯설지 않은 익숙함이 일본 여행의 매력이라 생각했다. 사실 일본의 시골 풍경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비에이를 여행하면서 이제껏 보지 못한 우리나라와도 유럽과도 다른 이국적인 풍경에 마음이 설레었다. 탁 트인 풍경도 시원스레 좋았지만 무엇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가꾸어진 경작지와 꽃밭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드넓은 초원에 사는 유목민들은 시력이 좋다던데 이곳에 살면 누구라도 천리안이 되지 않을까? 민소야, 비에이에 살면 라식수술이 필요없겠어. --- p.126 「눈이 맑아지는 비에이라는 곳」 중에서

오도리 공원에서 만난 검은 미끄럼틀은 한번 보면 잊지 못할 매력을 품고 있었다. 단순한 디자인에 묵직한 화강암은 미끄럼틀을 타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용하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지켜주는 느낌. 마치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삿포로는 아이들과 여름을 즐기기에 꽤 괜찮은 곳이다. 일단 비행시간이 짧고 동양권이라 아이들에게 별다른 이질감이 없다. 나 역시 영어, 일어 둘 다 몰라도 전혀 부담되지가 않았다(런던에선 누가 말을 시키지 않아도 은근히 긴장).도쿄는 너무 넓어서 이동이 힘들고 사람도 많고 복잡한 전형적인 대도시인 반면 삿포로의 중심가는 도보여행이 가능할 만큼 아담해서 피로감이 덜하다. 특히나 아이들을 배려한 공공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미끄럼틀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있고 좋은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진 지하도의 의자도 탐났다. 사실 민유를 데리고 다니면서 고마웠던 것은 무엇보다 깨끗한 화장실. 배변활동이 일정치 않은 아이라 급하게 화장실을 찾을 일이 많았는데 어디를 가든 깨끗하더라는… 심지어 산 속에 있는 화장실조차.--- p.101 「아이들의 북해도」 중에서

북해도 여행 초기에 엄마가 동생만 안아주는 것에 큰 불만을 토로했는데 어느덧 힘든 엄마를 이해하고 자신이 직접 동생을 안아주는 듬직한 언니로 변모해 있었다.
아이들은 이번 북해도 여행을 통해 시나브로 조금씩 가까워진 것 같다. 무엇보다 서로를 한 편으로 여기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 p.188 「자매의 시간, 여행을 통해 부쩍 자란 아이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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