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7월 17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33g | 128*188*16mm |
ISBN13 | 9788954625272 |
ISBN10 | 8954625274 |
발행일 | 2014년 07월 17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33g | 128*188*16mm |
ISBN13 | 9788954625272 |
ISBN10 | 8954625274 |
시작하며 1. 2010년 4월 중순 이시카와 가나자와 石川 金澤 엄마와 2. 2010년 5월 초순 아키타 고노센 秋田 五能線 남자친구와 3. 2010년 5월 초순 아오모리 히로마에 靑森 弘前 남자친구와 4. 2010년 7월 하순 도쿄 진다이지 東京 深大寺 친구들과 5. 2010년 7월말 도쿄 하치조지마 東京 八丈島 나홀로 6. 2010년 10월 중순 미야기 시로이시 宮城 白石 남자친구와 7. 2010년 10월 중순 미야기 나루코 온천 宮城 鳴子 溫泉 남자친구와 8. 2011년 1월 초순 교토 京都 엄마와 9. 2011년 7월 핀란드 Finland 여자 3인 10. 2011년 7월 스웨덴 Sweden 여자 3인 11. 2011년 9월 하순 후쿠이 福定 남자친구와 12. 2012년 1월 초순 교토 京都 엄마와 13. 2012년 1월 초순 효고 다카라즈카 兵庫 ?塚 나홀로 14. 2012년 2월 하순 가고시마 鹿?島 친구와 15. 2012년 6월 초순 도쿄 스카이트리 東京スカイツリ? 엄마와 16. 2012년 6월 하순 가나가와 지가사키 神奈川 茅ヶ崎 에노시마 江ノ島 여자친구와 17. 2012년 10월 헬싱키 Helsinki 나홀로 *핀란드 나홀로 여행 사진첩 18. 2012년 11월 초순 나라 奈良 나홀로 19. 2013년 1월 초순 야마구치 하기 山口 萩 나홀로 |
'어제까지 몰랐던 세계를 오늘의 나는 알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 밤은 이불 속에 누우면 언제나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1. 읽는 동안 글발이 그다지 인상이 깊지 않아서 이 정도(라고 표현하니 그렇지만)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많지 않나 싶지만, 그녀가 공감하는 독자, 또는 그녀를 공감하는 독자에게는 작가의 책을 읽는 시간이 편한 친구와 함께 보낸 한나절 같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마스다 미리를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왜 팬이 많은지 알 것 같다.
2. 작가의 헬싱키 여행 경로가 내 경로와 많이 겹쳐서 그 부분을 읽는 동안 내가 걸었던 길, 보았던 곳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그녀나 나나 가이드북에 의존했으니 5년 정도의 시차는 우리 두 사람의 선택지를 크게 다르게 하지 못했으리라. 그럼에도 그녀가 갔지만 나는 가지 않은 곳, 내가 갔지만 그녀는 가지 않은 곳이 있으니 서로에게 자랑거리는 있는 셈이다. 미리상, 어쩌면 매우 높은 확률로 우리는 같은 호텔에 묵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파체르 초콜릿은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3. 책의 신을 이번에도 영접한 듯. 나라 여행 부분에 '밤 킨톤'이 똭 등장한다. 공교롭게도 어제 읽은 책이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이다. 밤을 삶아서 으깬 다음 설탕을 섞어 소로 만든 이 디저트를 먹으러 일본에 가야 하나. 가난뱅이 기질이 몸에 배여서 한번 갔다온 국가는 출장이 아닌 한 다시 여행가지 않는데 미리상이 마침 적절한 말씀을 해준다.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다음에도 같은 여행이 될리는 없다. 기분, 날씨, 몸 컨디션. 각각의 균형으로 여행의 온도는 결정된다. 같은 여행은 두 번 다시 할 수 없다. 그걸 알기 때문에 언제나 헤어지기 섭섭한 것이다.
“어른이 되면 좀 자유롭단다. 혼자 여행을 떠나도 괜찮아.”
표지의 문장을 읽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게 어른의 삶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사춘기 때 덜 방황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십대의 지루한 시간을 더 잘 견뎌냈을지도 모른다. 먹고 싶은 음식을 언제든 사 먹을 수 있을 때. 그리고 직접 운전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때, 이런 사소한 일들은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어른의 삶이란,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 무거운 것도 사실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한없이 가벼워질 수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마스다 미리의 「잠깐 저기까지만,」은 가벼운 어른의 삶을 보여주는 에세이집이다.
‘일본에는 47개의 도도부현都道府県이 있다 하니, 전부 한번 가보자 하고 혼자 전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 마스다 미리. ‘처음에는 마지못해서랄까, 떨떠름하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여행은’ 그녀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혼자서, 때론 남자친구와, 또 때론 어머니와.
마음이 잘 맞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호화롭고 거창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즐겁고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소박한 여행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홀가분함 때문인지 몰라도 여행을 가면 마음씨가 평상시보다 너그러워진다. 눈에 보이지 않던 평범한 풍경에 BGM이 입혀져 싱그럽고 산뜻한 기분이 든다.
나의 여행 경험들이 마스다 미리의 여행에세이와 중첩되면서 그녀가 보고 듣고 마시고 먹은 모든 일들이 마치 내가 직접 겪은 것 같은 착각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맨 마지막장의 그 문장을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어제까지의 몰랐던 세계를 오늘의 나는 알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 밤은 이불 속에 누우면 언제나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나와 상관없던 공간을 여행 후에 두고두고 기억하며, ‘지금쯤 그곳은 이렇겠지?’하고 상상을 하게 되는 것. 같은 하늘이지만 공기의 질감은 다르다는 걸 느끼는 것. 내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이 순간에도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것. ‘어제까지의 몰랐던 세계를 오늘의 나는 알고 있다’는 그녀의 말이 진심으로 와 닿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