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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미소는 그를 미치게 한다

[ EPUB ]
서지윤 | 다향 | 2014년 07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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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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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6.6만자, 약 8.9만 단어, A4 약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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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윤태조, 한국의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이름. 그는 H대 의과대에서 기초생리학 강의를 담당하는 전임 강사였다.

의과 대학의 일개 전임 강사인 그가 유명세를 떨치는 이유 하나는 27살의 나이로 최연소 의대 전임 강사를 맡게 되었다는 점(이것은 곧 최연소 의대 교수의 탄생을 예고한다), 둘은 국내 내과 학회의 실력자인 동시에 H대학병원장인 중일을 아버지로 두었다는 점, 셋은 나무랄 데 없는, 대단히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H대 예과 1년생들의 첫 강의, 그가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여학생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이때까지 교과서에 파묻혀 살던 스무 살의 여학생들은 처음으로 소매를 걷은 흰 와이셔츠와 살짝 풀어 헤쳐진 넥타이가 주는 설렘을 느꼈다.

들떠 있는 표정의 여학생들, 시기 어린 표정의 남학생들과 달리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무정한 남자의 얼굴은 얼핏 무서운 인상을 주는 듯도 했다. 그는 여느 교수, 강사와 달리 별다른 자기소개를 하지 않고 곧바로 강의에 들어갔다.

“의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가 있지. 하나는 역겨운 것을 참아 내는 인내심, 둘은 메스보다 날카로운 관찰력이다.”

무감한 얼굴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감미로웠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건조했다.

“우선 역겨운 것을 참아 내는 인내심 테스트를 하지.”

‘테스트’란 말에 강의실 안의 학생들이 바짝 긴장했다. 의대생의 경우 하루걸러 하루 있는 것이 시험이라는 선배들의 으름장이 있던 터다. 말을 마친 그는 보기에도 역겨운 액체가 든 비커를 꺼냈다. 비커를 덮고 있던 마개를 벗겨 내자 곧 역한 냄새가 퍼졌고 강의실 안의 학생들이 일제히 신음 소리를 냈다.

걸죽해 보이는 푸르스름한 액체.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나 절로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바로 그 액체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뺐다. 그 모습에 학생들은 기겁을 했지만 더 경악할 것은 그가 손가락을 입으로 빨았다는 사실이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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