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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누나

: 하일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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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36g | 135*205*15mm
ISBN13 9788937489204
ISBN10 8937489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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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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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은 왜 그렇게 가난해?”
어느 날 나는 누나에게 물었다.
“너무 착해서 그렇대.”
누나가 대답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착한 사람은 왜 가난해지는 거야?”
누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다. 대답을 해 주지는 않았지만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옛날에 우리가 처음 이 마을로 들어왔을 땐 정말이지 먹을 것이 없을 만큼 가난했는데, 그때 허표네는 끓여 먹으라고 좁쌀 한 되를 퍼 주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착한 사람은 그렇게 자기 것을 아끼지 않고 남에게 퍼 주니 가난해질 수밖에 더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절대 착한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시 누나에게 물었다.
“착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돼?”
누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남이야 죽든 말든 신경 안 쓰면 되겠지 뭐.”
“그거야 뭐 쉽네.”
“그렇지 뭐.” --- pp. 22~23

하루 세 끼 밥을 거르지 않고 먹게 하기 위하여 정말 아버지는 등에 땀이 나도록 일했다. 낮에는 밭에 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어두워지면 장작 한 짐을 지게에 지고 읍내로 갔다. 여관집이나 도갓집이나 약국집에다 넘기기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나무 지게를 지고 어둠 속으로 떠나면 우리는 조죽을 먹었다.
좁쌀 한 줌에 소금 한 숟가락을 퍼 넣고 멀겋게 끓인 조죽은 정말 맛이 없었다. 숟가락으로 떠 기울여 보며 건더기 하나 남지 않고 모두 주르르 흘러내렸다. 맹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맹물 같은 조죽을 저녁마다 끓여 내는 것은 계모가 장리 먹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멀건 조죽을 떠먹고 있노라면 때때로 나는 이것도 음식이라고 매일 저녁 만들어 주는 계모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누나도 이복동생들도 그리고 계모 자신도 그걸 먹었으니까 말이다.
그 멀건 조죽 한 그릇을 비우고 누워 있으면 때때로 설움이 밀려왔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조죽만 먹다 보면 나도 머지않아 허도처럼 병들어 죽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러운 생각도 잠시, 그보다도 나무를 지고 어둠 속으로 떠난 아버지가 걱정되었다. --- pp. 31~32

누나는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딱하게 여기고 있었다. 국민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채 이 산촌에 처박혀 줄줄이 낳아 놓는 이복동생들을 업어 키우고, 부엌일을 하고, 이 산 저 산 점심밥을 날라다 주고, 빨래를 하고 하는 일들이 고달프기는 할 것이다. 여름에 개울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는 날이면 학교에 가는 나와 나의 이복동생을 업어 위태로운 물살을 헤치고 개울을 건네주는 것도 누나의 일이었다. 봄이 되면 먼 산에 눈이 녹아 갑자기 개울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잠기는데, 그 물은 정말이지 살을 도려내는 듯이 차가웠다. 정강이까지 차오르는 그 차가운 물을 헤치고 나와 나의 이복동생을 건네주는 것도 누나의 몫이었다.
그러나 누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단지 일이 고달프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일이 고달픈 것도 고달픈 거지만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누나를 힘들게 했다. 누나의 이런 딱한 처지를 그러나 귀담아들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p. 73~74

백자리에 사는 소두영네 늙은 암소는 소두영 삼남매, 두영이 두식이 두희와 함께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 소는 막내 두희를 따라 1학년 교실 안까지 들어갔다. 소가 교실 안까지 들어오자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래서 1학년 담임 조신자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이 일을 어쩌면 좋을지 상의했다. 교장 선생님은 1학년 교실로 가 소가 교실 안까지 들어와서는 안 되는 까닭에 대하여 소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소는 몹시 미안해하는 표정이 되어 후다닥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학교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교장 선생님이라는 것을 소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소가 교실 안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도 몰랐다니, 소두영네 소는 백자리 소라서 확실히 세상 물정에 어두웠던 것이다. 상리나 하리 소라면 약아빠져서 절대 남의 웃음거리가 될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우리 남천 소만 해도 그렇다. 상하리 소들처럼 약아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어처구니없는 실례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p. 96

“난 나무들이 걸어 다니는 걸 봤어.”
돌아오는 길에 내가 말했다. 기염이는 신중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봤다면 그건 맞을 거야.”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다른 사람도 나무가 걸어 다니는 걸 봤을까 하는 거야. 넌 그걸 봤니?”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기염이가 말했다.
“아니, 난 아직 못 봤어.”
이렇게 말한 기염이는 잠시 후 덧붙였다.
“그렇지만 내가 못 봤다고 해서 네가 본 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어.”
--- p.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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