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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의 밤

신탁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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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0g | 125*196*30mm
ISBN13 9788932905495
ISBN10 89329054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몇 초가 더 지난 뒤에야 그는 방금 전에 벌어진 일들을 차례차례 재구성할 수 있고, 마침내 보도에서 몸을 일으켰을 때에는 자기가 죽은 목숨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 돌은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이었다. 그날 밤 그는 다른 이유라고는 없이 그 돌에 맞으려고 아파트를 나섰던 것인데, 만일 용케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그에게 새로운 삶이 주어졌다는, 이제 예전의 삶은 끝났고 과거의 모든 순간순간은 다른 누군가에게 속해 있다는 뜻일 수밖에 없었다.

택시 한 대가 모퉁이를 돌아서 그가 서 있는 쪽으로 오고 있다. 닉이 손을 치켜든다. 택시가 멈춰 서고 그가 차에 올라탄다. '어디로 모실까요?' 운전사가 묻는다. 닉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서 머릿속으로 맨 처음 떠오르는 단어를 입 밖에 낸다. '공항으로요.' 그가 대답한다. '어느 공항으로요?' 운전사가 다시 묻는다. '케네디인가요, 라과르디아인가요, 아니면 뉴어크인가요?' 닉이 라과르디아라고 대답하자 택시가 그곳으로 향한다. 공항에 이르자 닉은 매표구로 가서 다음 비행기가 언제 이륙하는지 물어본다. '어디로 가는 비행기죠?' 매표원이 묻는다. '아무 데로나요.' 닉이 대답한다.
--- p.37
그 친구는 슬라이드를 하나씩 다 보고 나서 모두를 다시 보았는데, 두 번째로 볼 때쯤에는 그 사진에 찍힌 사람들 거의 모두가 이제는 죽었다는 생각이 서서히 떠올랐다더군. 아버지는 1969년에 심장 마비로 사망했고, 어머니는 1972년에 신장 질환으로 세상을 떴고, 티나는 1974년에 암으로 눈을 감았지. 또 그날 파티에 참석했던 여섯 명의 삼촌들과 숙모들 중에서도 넷이 죽어서 땅에 묻혔다는 거였어. 한 사진에는 그 친구가 앞뜰 잔디밭에서 그의 부모, 그리고 티나와 함께 서 있었다고 해. 그렇게 네 사람만 서로 팔짱을 끼고 몸을 기댄 채 웃는 얼굴들이 일렬로 카메라를 향해 우스꽝스러울 만큼 과장된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리처드는 그 슬라이드를 두번째로 투사기에 넣었다가 그만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대. 그 친구 말로는 그게 자기를 무너뜨렸다고, 그건 자기로서는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거였다고 하더군. 자기가 세 유령과 함께 그 잔디밭에 서 있다는 것, 30년 전 그 오후로부터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혼자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이지. 일단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무슨 수로도 그걸 막을 도리라고는 없었지. 그 친구는 뷰어를 내려놓고 양손에 얼굴을 묻은 채 흐느끼기 시작했대. 흐느꼈다는 게 그 친구가 나한테 그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쓴 바로 그 말이야. '저는 애간장이 끊어지도록 흐느꼈어요. 정신 못 차리게요.'라는 게 그 친구 말이었지.
--- p.53
'우리는 옷을 벗고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구르기 시작했어요. 땀에 흠뻑 젖어 서로를 갈망하면서요. 정말 멋진 일이었죠. 우리는 같이 절정에 이르렀고 그 다음에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시작했어요. 두 마리 짐승처럼 서로에게 달려들면서.'
'꼭 포르노 영화처럼 들리는군.'
'정말 열광적이었어요. 우리가 얼마나 오래 계속했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대목에선가 아버지가 차를 몰고 떠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상관하지 않았어요. <나중에라도 따라잡으면 되지 뭐>라고 말하고 다시 그 일을 시작했어요. 일이 끝나자 우리 둘 모두 무너져 내렸고요. 그러고 나서 나는 잠시 깜빡 졸았는데 잠에서 깨고 보니 당신이 벌거벗은 채로 문 옆에 서 있더군요. 좀 절망적인 표정으로 손잡이를 잡아당기면서요. 그래서 내가 <뭐가 잘못됐어요?> 하고 물었더니 당신이 <우리가 갇힌 것 같아> 하더군요.'
'이제껏 들어본 중에서 제일 이상한 얘기로군'
'이건 그냥 꿈일 뿐이에요, 시드. 꿈이란 건 모두 이상하고요.'
'나는 잠꼬대는 하지 않는데, 맞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난 당신이 내 작업실로 들어온 적이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만일 들어왔었다면, 그리고 어쩌다 내가 토요일에 산 파란 공책을 펼쳐 보았다면, 내가 쓰고 있던 이야기가 당신 꿈과 흡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을 거야. 지하실 방으로 내려가는 사다리, 도서관에서 쓰는 책꽂이, 위쪽에 있는 조그만 침실, 내 주인공은 지금 그 방에 갇혀 있는데 나는 그 친구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
'이상하네요.'
'이상한 정도가 아니야. 섬뜩할 지경이지.'
'재미있는 건 거기에서 꿈이 끝났다는 거예요. 당신은 그렇게 겁먹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내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을 도와줄 수 있기도 전에 잠이 깨고 말았어요. 그런데 당신이 꿈에서 그랬던 거와 똑같이 침대에서 양팔로 나를 꼭 끌어안고 있더군요. 마치 꿈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잠에서 깬 뒤에까지도.'
'그렇다면 당신은 우리가 그 방에 갇힌 뒤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군.'
'거기까지는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빠져나갈 길을 찾아내곤 했잖아요. 당신도 알 테지만 사람들이 꿈을 꾸다 죽을리는 없잖아요. 설령 문이 잠겨 있더라도 어떤 일이 일어나 우리를 빠져나가게 해주겠죠. 일은 그런 식으로 풀리는 거예요. 우리가 꿈을 꾸고 있는 한 언제나 빠져나갈 길은 있어요.'
--- pp.175~17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몇 달 동안 치명적인 병을 앓았던 서른네 살의 작가, 시드니 오어는 1982년 9월 18일, 문제의 그날, 산보를 나갔다가 <페이퍼 팰리스>란 문방구점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포르투갈제 파란 공책을 산다. 그는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기 위해 공책을 펴지만 쉽게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내 그레이스의 대부이면서 장인의 친구, 그리고 선배 작가인 존 트로즈가 더실 해밋의 작품에 있었던 일화에 살을 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써보라는 제안이 생각나 그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닉 보언이라는 편집자와 로사 라이트먼, 에드 빅토리라는 인물을 만든다.

닉 보언은 실비아 맥스웰(1920~30년대에 유명한 작가였으나 20년 전에 죽은)이라는 작가의 작품인『신탁의 밤』을 가져온 로사 라이트먼을 만나면서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날 밤, 아내와 외식을 하다가 다시 로사를 보자 그는 아내에게 그녀에 대한 호감을 표현해서 아내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온 닉은 아내와 불편한 감정 때문에 잠시 나왔다가 거세게 부는 바람으로 건물에 달려 있던, 돌로 된 이무기 머리가 갑자기 그 앞에 떨어지는 일을 당한다. 그는 죽음 목전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깨닫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곧바로 공항으로 가서 캔자스시티로 떠난다. 캔자스시티에 도착한 그는 그가 마지막 손님이 될 에드 빅토리의 택시를 타게 되고 그의 명함을 받아 둔다. 호텔로 간 그는 이틀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실비아 맥스웰의 『신탁의 밤』 원고를 읽고 또 읽는다. 그리고 사흘째 되던 날, 닉은 로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의 자동 응답기에 사랑 고백을 하고, 연락처로 에드의 전화번호를 남긴다. 하지만 그녀는 그 메시지를 1주일 뒤에 듣고 그를 만나기 위해 바로 떠나고 동시에 닉의 아내도 남편의 카드 청구서의 내역을 보고 캔자스시티로 떠난다. 닉은 택시 운전을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하는 에드를 만나 그의 <역사 보존 관리소>에 취직하게 된다. 얼마 후 몸이 좋지 않았던 에드는 결국 쓰러져 병원에서 수술을 받지만 죽고, 닉은 그 관리소에 그만 갇히게 된다.

이틀 동안 여기까지 쓴 시드니는 그 소설을 끝내지 못한다. 그리고 사흘째 그는 그 포르투갈제 공책을 더 사기 위해 예전의 문방구점을 찾았으나 그 가게는 아예 문을 닫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에이전시에서 요청한 영화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그리고 그날 밤 아내는 그녀의 기쁘지 않은 임신 소식을 알린다. 다음날 그는 요청받은 영화 시나리오를 들고 에이전시에 갔다가 존 트로즈의 집에 들른다. 그는 아내 그레이스의 임신 소식을 존에게 전하지만 존이 기뻐하지 않는 것에 의문스러워하고 그들은 말다툼 직전까지 가지만 서로 지혜롭게 피한다. 그리고 존은 시드니에게 그의 출간하지 않은 원고를 바탕으로 다른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자신의 옛 원고를 준다. 그는 존의 배려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오지만 그만 그 원고를 지하철에서 잃어버린다. 그리고 이틀 후 그는 아내의 사진 앨범을 꺼내 보다가 그 사진 속에 있는 존 트로즈와 아내를 보고 그들을 불륜으로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것이 현실로 실현되는 것이 두려워 닉 보언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않고 파란 공책을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며칠 후 존은 앓고 있던 병으로 죽게 되나 시드니와 그레이스는 그의 사망 소식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존의 아들인 제이콥이 갑작스럽게 방문한다. 그리고 그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아내는 아기를 유산한다. 시드니는 아내를 병원에 남겨 둔 채 그의 장례식에 갔다가 집에 잠시 들렀을 때 존이 보낸 편지와 3만 6천 달러짜리 수표를 받는다. 그리고 시드니는 위안을 넘어서는, 참담함을 넘어서는, 세상의 모든 추악함과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행복을 느끼며 눈물을 쏟아낸다. 그리고 다시 그레이스가 있는 병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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