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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 국토종주 편

리뷰 총점7.9 리뷰 3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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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8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3942739
ISBN10 89839427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당신이 아름다움 속에서 걷게 되기를

1...길, 나의 위대한 학교
-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29일간의 찬란한 국토종주기

다시 길 위에 서며
워매 징한 것, 여그서 거그가 어디라고 걸어간댜?
행여 내것을 빼앗길까 꼭꼭 문닫아 걸고 살아온 세월
사슴아, 왜 날 그렇게 쳐다보니?
사람들한테 니 자랑 할란다
하루 더 있다 가면 안 되오?
우리 아들 친궁께 밥 사 먹으라고 주는 겨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나?
이거 혹시 유령마을 아니야?
겨우 이 정도에 기죽을 내가 아니다
지렁이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매일 싸워야 한다는 게 서글프지
농사 짓는 게 억수로 재밌는 기라
선배님, 벗으세요, 양말까지 모두
팥빙수도 리필이 되다니, 놀라운 걸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완전히 시골아줌마 다 됐네
두 선녀들이 목욕한대요
숙제 안 해온 벌이 라면 먹기?
미리 연락했으면 현수막 걸었을 텐데
길은 나의 위대한 학교였다

올 여름 ‘국토종단’을 계획하셨다구요?


2...가을 흙내음의 즐거움
- 숨어 있는 우리 흙길 열 곳을 찾아서

진짜 그거 하나 보러 왔는교?
―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가는 길
삶도 예술이고, 이야기 수준도 예술이네
― 정선 자개골, 아라리 한 자락에 종일토록 굽이도는 길
가다가 강가에서 요놈 한 잔씩 묵으면서 가
― 섬진강 따라 걷는 길, 새들이 날아오르는 호젓한 강변
인적 없는 산속에 내 비명소리만
― 정선 송천 계곡 백 리 길, 곳곳에 이어지는 아늑한 숲길
아, 가문의 망신이로고
― 대관령 옛길, 연인의 손을 잡고 걷고 싶은 길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 인제 곰배령, 꽃 진 자리에 만개한 단풍 터널
‘뗏사공’들이 떼돈 벌던 옥빛 물결
― 영월 동강,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상쾌한 산행
우리는 아침가리로 간다!
― 인제 아침가리, 원시의 계곡처럼 청량한 숲길
이게 웬 떡이야? 걷다 보니 떡이 생기네
― 홍천 명개리에서 오대산 상원사까지, 단풍잎 도배지가 깔린 흙길
새들, 향기 배인 물 마시고 가라고
― 송광사 굴목이재, 잡목숲 스치는 바람 따라 걷는 길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마음이 움직이는 그 순간, 길을 나서자.
--- 황미영(illyn@yes24.com)
털털하고 한없이 편해 보이는 미소를 가진 저자와 범상치 않은 제목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평소 여행에 관심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꽤 많은 사연이 숨어 있을 것만 같은 긴 제목에 더 마음이 기울었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짐작했던 내용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여지없이 무너진다. 여성 여행가가 여성 여행자들을 위해, 좀 더 나아가자면 앉아서 꿈만 꾸고 있는 잠재적인 여성 여행자들을 위해 편하고 안전하고 예쁜 여행지를 소개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이 책에는 원대한 계획과 험난한 여정과 그리고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이 들어 있었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도보로만 이루어진 국토종단계획! 그 장대한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길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낯선 마을의 잠금장치도 없는 방에서 맥가이버칼을 손에 꼭 쥐고 잠 못 들던 밤, 장맛비에 흠뻑 젖어 철벅거리는 신발을 끌고 종일 걸어야 했을 때, 땡볕에 익은 얼굴에는 기미가 가득 피었는데 길은 고무줄처럼 늘어만 가는 것 같을 때면 도로에 주저앉아 아이처럼 엉엉 울기도 했다. "난 미쳤어, 미친 게 틀림 없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중얼거리며 걷다보면 누군가 내게 다가왔다. "어여 타." 자전거의 짐칸을 가리키는 할아버지, 염소를 끌고 가던 아주머니, 찬 물 한 병을 내미는 주유소 총각…….

그 길에서는 늘 예기치 않았던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계곡의 물줄기를 가르며 뛰어오르는 작은 물고기들, 막 따온 과일을 건네는 어린 손, 해 저무는 풀섶에 벌레들 튀어오르는 소리를 듣는 일, 외딴 집에서의 하룻밤. 이 모든 만남은 걷고 있을 때 찾아온다. 걷다보면 생각은 담백해지고, 삶은 단순해진다. 사소한 것에 감격하고, 더운물 샤워에 세상을 가진 듯 행복해하고, 얼음물 한 잔에 망극해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일에만 몰두하고, 걸으면서 만나는 것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길의 끝에 와 있는 것이다. (---p. 서문 중에서)

땅끝 마을에서 시작하여 통일전망대까지 우리 나라 구석구석을 직접 두 발로 밟으며, 그 느낌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저자는 그 여정과 함께 무엇보다 아름답고 한적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곳에서의 느낌이야말로 또다시 배낭을 꾸리게 하는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나홀로 여행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이미 거칠 일이 아닌 것이다.

저자를 따라 하루하루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밟다 보면 드는 생각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마음 넉넉한 우리 이웃들이다. 불쑥 들어가 라면 한 그릇 끓여 달라고 해도 OK, 그것도 모자라 낮잠을 위한 마루를 빌려 달라고 해도 OK. 뉴스에서는 흉흉한 사건이 연일 보도되지만, 역시 우리의 인심은 아직까지는 괜찮은가보다. 이뿐만 아니라 저자는 도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실질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정보들인 만큼 신뢰도 100%. 다가오는 봄 도보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자신의 배낭까지 확실히 공개하고 있다.

고집스럽게 걷기만 하는 그녀. 그녀는 오늘도 '길에 취해' 걷는다.

Tip. '국토종단을 계획하셨다구요?'
자, 이제 우리 산하를 걸어 볼 마음의 준비가 되었나요? 그럼 오늘은 마음의 준비를 마치신 분들을 위해 본격적인 출발 준비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짐 꾸리기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걸을 계획을 세운 분이라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깃털처럼 가벼운 배낭'입니다.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세요. 이것저것 챙기고 고민할 필요없습니다. 넣을까 말까 고민되는 것들은 무조건 빼면 됩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은 다 치우고 당신에게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것들만 남기세요.

'배낭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죠? 배낭꾸리기에 국토종단 성패의 절반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정이 아닙니다. 그러니 빼고, 또 빼세요. 제 경우엔 비교적 짐을 간단히 꾸려, 2박 3일 지지방문 내려온 사람들의 짐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짐이 단촐했습니다. 그런데도, 늘 걷다보면 어깨가 빠질 것처럼 가방이 무겁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럼, 제 배낭을 풀어 볼까요? 뭐가 들었는지? 우선 긴팔 상의와 긴 바지가 하나씩, 반팔 상의와 반바지가 역시 한 벌, 다용도의 실내복 한 벌이 들어 있습니다. 장마철이었던 관계로 모자가 달린 방수점퍼도 넣었습니다. 갈아입을 속옷 한 벌씩과 발에 딱 맞고 두툼한 양말도 챙겨야겠지요……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 P.130

회원리뷰 (34건) 리뷰 총점7.9

혜택 및 유의사항?
글과 길, 그 경쾌하지만 울림깊은 이중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m*******n | 2004.08.19 | 추천44 | 댓글4 리뷰제목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아주 드물게, 역시 혼자 걷고 있는 여성을 본다. 그럴 때면 늘 주책맞은 호기심이 일곤 했다. '저 여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걷고 있는 걸까'하는... 말을 붙여 인사라도 나누고, 시한부일지언정 말벗이라도 된다면 이 팍팍한 길 위에 새뜻한 추억 한 장 같이 깔며 갈 수 있을텐데...하는 턱없는 소망이 일기도 했다. 비단 나뿐만이 아;
리뷰제목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아주 드물게, 역시 혼자 걷고 있는 여성을 본다. 그럴 때면 늘 주책맞은 호기심이 일곤 했다. '저 여인은 어떤 사람이길래,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걷고 있는 걸까'하는... 말을 붙여 인사라도 나누고, 시한부일지언정 말벗이라도 된다면 이 팍팍한 길 위에 새뜻한 추억 한 장 같이 깔며 갈 수 있을텐데...하는 턱없는 소망이 일기도 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건강하고 건전한 모든 남성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는 감정일 것이다.^^ 여행길 위에서는 바람 들어 헐거워진 마음이 절로 열리지 않는가. 그렇게 열린 마음은 스쳐 지나가는 이방인의 내밀한 속내를 알아도 될 것 같은 잔망스런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다. 길 위에 홀로 선 사람... 남자건 여자건 그이만큼 많은 비밀과 사연을 갖고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 있을까. 그 길 위에서 난 궁금했었다. 알고 싶었다. 소통의 갈증으로 목말라했다.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길 위의 여성'이 어떤 느낌과 생각들을 밟고 씹으며 걷고 있는지를 '낱낱이 까발린' 발칙한(?) 책을 그만 읽고 말아버린 것이다. '낱낱이 까발렸다' 함은 그 고백의 솔직대담함에 놀랐기에, '발칙하다' 함은 전혀 새로운 형식의 여행책 앞에서 당혹감을 느꼈기에, '읽고 말아버렸다' 함은 읽어서는 안될 일기를 훔쳐본 듯한 두근두근함이 있었기에 다소 장황하게 표현한 말이다. 지금은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는 김남희씨가 우리 땅 구석구석을 온몸으로 부대낀 흔적을 남긴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난 걷기여행'은 우선, 새롭다. 이미 우리 국토를 다룬 수많은 여행책들이 나와 독자를 떠나라고 손짓하고는 있다. 그 중에는 '여행'이라기보다 '관광'을 위한 정보 소개와 나열에 그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을 본 뒤 왜 우리는 헛헛한 공복감을 느끼는가. 거기엔 '명소'만 한상 가득 차려져 있고 그것을 먹고 소화하는 주체는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수많은 문사들이 깊이 있는 글로 써내 인문교양의 향기 빼어난 여행서들도 있다. 이런 책들에서 우리는 왜 더부룩한 소화불량을 느끼는가. 거기엔 기름진 머리 무거운 주체만 있고 맛있게 교감한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한 달 간의 국토종단을 날적이 형식으로 써나간 1부와, 걷기 좋은 흙길 10곳을 다녀본 소감을 밝힌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좀 많이 다르다. 일기같은 글 행간에 무엇보다도 사람 냄새가 진하게 배어난다. 곤궁의 맨얼굴로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따뜻한 교감이 구석구석 스며 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삶이 자극받고, 나아가 그 새로운 깨달음을 담는 자신의 그릇이 커져가는 변화의 모습도 생생히 드러난다. 발의 물집을 터뜨려가며 걷는 국토종단길, 그녀는 자신의 삶의 물집 역시 하나하나 고통스럽게 터뜨려간다. 길 위에서 조금만, 정말이지 조금만 아집의 물집을 터뜨려 마음의 틈을 연다면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 새 세계가 열리는 것을... 혼자 길떠남을 좋아하는 나는, 땅과 산과 물만 보며 걸었던 나 자신의 폐쇄적 외곬 여행에 절로 뜨끔해졌다. 저자는 내게 '인간에 대한 가장 큰 죄악은 인간에 대한 둔감함'임을 새삼 상기하게 해 준 열린 감성의 소유자였다. 사실 그녀의 글은 저 높은 곳에서 독자를 굽어보며 압도하지 않는다. 문자향 짙은 미문이라고 할 수도 없을 듯하다. 일기나 편지를 쓰듯, 대화를 나누듯 그저 편안하고 재치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온갖 수사의 껍질과 관념의 기름기를 뺀 이 담백한 글은, 그렇기에 바삭바삭 감칠맛으로 씹힌다. 한번 잡으면 단숨에 읽어나가게 할 정도로 속도감 있고 위트 넘치는 글이다. 사실 처음 책표지에 실린 저자의 사진을 보고 갸우뚱했다. ‘전혀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워 보이지 않게 생겼는데?’하고 말이다. 그리고 책을 펴들고 여행기 첫 부분을 읽어봐도 그랬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 스님 등 수많은 사람들과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어우렁더우렁 얽혀드는 모습이 재미있어 절로 미소를 지었고, 그 넉살좋음에 질투 섞인 부러움도 느꼈다. 그런데 중반 이후 한참 읽으니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움’을 넘어 저자가 대단히 여리고도 섬세한 감성으로 단단히 무장했다는 것을. 그 다듬고 벼린 감성의 촉수가 길 위의 사람과 사물에 닿으면 곧 온몸으로 전율한다. 주목하고 싶은 건, 이런 순간에도 화장 짙은 표현을 동원하거나 싸구려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수식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절절함을 전한다는 것이다. 웃으며 읽다가도 저 눈밝은 예리함에 찔리고, 이 진정어린 뜨거움에 데이기도 한다. 헤밍웨이가 "가장 훌륭한 글은 사랑할 때 나온다"고 했듯이, 그녀의 글에는 우리 땅과, 거기 발 딛고 질척이는 사람들에 대한 사무치는 사랑이 묻어있어, 아름답다. 이 사랑의 대상은 막연한 자연과 사람들로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죽음의 위협 무릅쓰고 기어가는 달팽이, 피하려다 자신이 잘못 밟아 죽인 여치 등 '살아가는 징역의 슬픔으로 가득한' 모든 것들이다. 슬프지 않고는 아름다운 길이 없다고 했던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장면과 경험들이 길 따라 이어진다. 이같은 '경이'를 직접 포착해낸 사진들이 눈을 촉촉하게 한다. 연민의 필터를 끼운 카메라로 찍은 이 사진들은 소박하고 정겹다. 다만 몇몇 컷들은 인쇄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흠이다. 또 아쉬운 점을 찾자면, 지도 표기가 좀 더 친절했으면 하는 점이다. 실제 걸은 여행길을 별도의 선으로 표시했더라면 눈에 확 들어왔을 것이다. 2부 각 길편 말미에 첨부한 여행정보는 형식치레에 그치지 않는 상세한 안내가 돋보인다. 지역과 길에 대한 개요, 명칭 유래에서 교통, 숙박 안내까지 꽤나 꼼꼼하고 빼곡히 챙겨놓아 실제 여행길을 떠날 때 유익할 것 같다. 이 책은, '여행'이 아닌 '위생처리된 관광'과 그 사전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행지의 인문지리에 대한 전문적 깊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인문학적 향기 넘치는 '기행 교양 독서'를 고고히 즐기는 분들에게도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길이 곧 집'인 영혼의 자유를 맛봤거나 맛보고 싶어하는 분들, '불안 없이 자유 없다'는 말에 동의하는 분들, 혼자 떠난 길 위에서 이유모를 슬픔에 몸을 떨어본 분들, 그리고 사람 냄새와 온갖 날감정이 풍요롭게 넘치는 여행서를 원했던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아울러 소박하게 일상의 진부함을 가끔은 헝클어뜨리고 '끈 풀린 연'이 되어봤으면 하는 모든 분들께도 한 권 건네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이렇게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쯤이면 걷는 동안 내내 마음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생각의 갈피들도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머릿속이 말갛게 비워진다. 아무런 상념도 없이 무심하고 담백한 눈으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이 순간을 나는 사랑한다. 이 찰나의 비워짐을 잊지 않는 한, 걷는 행복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다.
4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4 댓글 4
나도 길을 나서리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어***인 | 2004.10.29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에 끌려서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도 용감하게 길을 나서 길 위에 설 수 있을까... 설렘과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달에 나온 책인데도 어릴때 낙서용으로 사용하던 갱지같은 종이에 약간은 흐린 듯, 뭔가 부족한 듯 소박한 사진들... 재생 용지라 눈도 안 아프고 책 무게도 가볍고 화려한 사진이;
리뷰제목
제목에 끌려서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나처럼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도 용감하게 길을 나서 길 위에 설 수 있을까... 설렘과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달에 나온 책인데도 어릴때 낙서용으로 사용하던 갱지같은 종이에 약간은 흐린 듯, 뭔가 부족한 듯 소박한 사진들... 재생 용지라 눈도 안 아프고 책 무게도 가볍고 화려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보다는 '글'에 먼저 눈이 가도록 만드는 책이다. 두 발로 걸어 직접 본 우리 산하와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나도 느껴보고 싶다. 조금... 용감해진 것 같기도 하다. 서서히 계획을 세워서 올 가을엔 소박하나마 내 발로 걷는 여행을 떠나리라...!!!

[인상깊은구절]
지난 며칠간 왜 걷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길 위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30 킬로미터를 꼬박꼬박 걸으며 북상하고 있는가를. "사람은 걸을 수 있는 만큼 존재한다"고 이브 파칼레가 그의 책 '걷는 행복'에서 말했다. 나는 걷고 싶었다. 내가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어봄으로써 내 존재의 깊이를 확인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길의 끝까지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 자신을 보기 위해셔였으며,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해서였는데, 어느 새 나는 나를 보는 다른 이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다....(중략) 솔직히 말해 그 사이 시골 밥상에도 물려서 스파게티와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이 그리워졌고, 더운 물에 씻고 싶다는 욕망에 늘 시달렸으며, 정신 사나운 시골 살림살이를 보며 정돈되고 안락한 내 방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나에게 돌아갈 일상의 삶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pp.74~75 6월 30일 토요일, 또 비. 왜 걷는 지도 모르는 채, 아무 생각도 없이, 땅만 보며 걸었다. ----------- p.129 7월 1일 일요일, 흐리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걷는 길.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온 여치를 피하려다 밟아 죽였다. 풀섶에 가만히 있지, 그 안에서 그냥 다른 여치들처럼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갈 것이지, 기어이 밖으로 나가다가 밟혀 죽은 여치가 꼭 나 같아서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 p. 130 서른 둘의 찬란한 여름, 그 여름을 통과하며 나는 여기까지 걸어와 가로막힌 벽 사이의 작은 틈을 발견했다. 그 작은 틈으로 호흡하며, 벽 바깥의 세계를 상상하며, 맑은 공기를 받아들인다. 그 틈으로 내 몸을 조심스레 디밀어본다. 아직은 틈이 내 몸에 비해 너무 작다. 몸을 구겨 넣어야 할 것도 같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손이나 팔을 다치기도 하겠지만 더 이상 겁내지 않으리라. 나는 곧 세상 밖으로 나갈 것이며, 그 곳에서 내가 볼 최초의 것이 사람의 얼굴이기를 꿈꾸어본다. ------------------- pp.167~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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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삶을 돌아보고, 다시 걷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작**주 | 2005.03.05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돌이켜 보면 나에게는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막 스무살에 접어들 던 시절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땐 알지 못했기에 떠나지 못했고, 두려웠기에 떠나지 못했다. 때문에 내 지난 추억의 회상속에는 길어야 4박 5일의 여행과 2일 전후의 여행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랬기에 나는 기를 쓰고 그 시간들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남겼고, 내가 보고 느끼고자 한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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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에게는 오랫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막 스무살에 접어들 던 시절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땐 알지 못했기에 떠나지 못했고, 두려웠기에 떠나지 못했다. 때문에 내 지난 추억의 회상속에는 길어야 4박 5일의 여행과 2일 전후의 여행의 추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랬기에 나는 기를 쓰고 그 시간들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을 남겼고, 내가 보고 느끼고자 한 것보다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여행지를 물어보면 나도 웬만해서는 다녀온 듯 하였다. 여행전문 잡지의 간편 소개에서도 내가 다녀온 곳이 많았지만 그것은 누구나 다녀온 곳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느 누군가가 이곳 저곳을 물어보았을 때, 내가 사는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만 다녀왔음을 알았다. 물론 기차며 고속버스를 타고 그 먼 곳도 가보긴 하였으나... 이 책을 처음 발견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인터넷 서점의 국내도서 메인화면을 통해서 이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그러한 메인 추천에 혹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뒤, 오프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중 잠시 보게 되었다. 내가 가지 못한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 그리고 막상 시간이 있어도 용기가 없어 떠나지 못하는 자들의 대리만족 같은 것이 느껴져서 내가 볼 때나, 혹 남이 이런 여행기를 볼 때면 별다른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여행기인정, 나의 여행기는 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그냥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앞으로 살아갈 날에 있어 어쩌면 혼자서 가는 먼길을 한 번 즈음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과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다르지만 그 태도는 비슷하게 이해되어지기에 혹 하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그래도 읽기를 잘했다고 했던 것은 이 책의 필체가 좋아서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떠난 그녀를 만나고 있다는 것과 혼자서 하루에 많게는 40키로를 때로는 빗속을 거닐며 떠나고, 몇 번의 재를 넘어 가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간히 글 속에서 서른을 살짝 넘긴 그녀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다지 나의 인생과 무관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길 위에서 만난 정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게도 감격스러우리 만큼 희망이었다. 김남희씨는 매년 한 달씩 여름 휴가를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 느날 우리땅을 밟아보고자 하는 야무진 다짐을 하게 되었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왜 여행을 하려는 걸까'.'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급기야 '꼭 가야만 하는 것일까' 라고 바뀌던 무렵 결국 포기하고 돌아올지언정 그 때 결정해도, 그 때 후회해도 늦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땅끝 마을에서 부터 걷기 시작하였다. 간간히 그녀가 걷는 길은 내가 몇 해전 친구와 차로 함께 여행을 한 기억이 났고, 해마다 자전거 순례를 떠나는 예비복지사들과 영원한 나의 스승님 생각이 났다. 언젠가 주릿재를 넘던 날, 너무도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 고개를 넘고 다시 돌아오니 웬만한 어려움은 그냥 넘길 수 있더라는 것이었다. 고개를 넘고, 비를 뚫고, 낯선 곳에서 만날 사람들에 대한 기대감, 시나리오 없이 즉석에서 대본을 만든다 던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그렇게 29일 동안 그녀 나름의 원칙을 정하고 걸어오던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날도 많고, 그녀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도시 문명에 익숙한 그녀였지만 한 달간의 혼자 떠난 여행은 돌아온 날 그녀를 이전의 그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요즈음은 블로그를 통해서 정말 글을 잘 쓰고 감정에 충실하고, 여행기를 잘 쓰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런 것처럼, 그녀의 글 역시 오마이뉴스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전해진 것이고,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때로는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어 지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으나, 그 시선을 너머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이런 여행을 하게 되겠지..라고 마음속으로 되 뇌인지 오래지만 나는 아직도, 그리고 언제 그렇게 떠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그녀의 용기는 그저 떠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마치 요사이 내가 삶의 가장 중심에 와 있다는 생각과 이전과는 다른 길을 가야한다는 그 막막함과 어려움 속에서 만난 책이었기에 그냥 위안이 되었다. 그녀의 용기가 내 용기로 이어지지는 않을지언정 모르지만 소박하고 솔직한-내가 책으로 만난 김남희씨는-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그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퇴근 후에 일찍 돌아와서 담박에 다 읽은 책이었다. 읽고 싶은 책이 많이 있었지만 그 리스트를 제치고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그냥 반가웠다.

[인상깊은구절]
모범 답안이 정해진 나라에서 사는 일의 피곤함, 나이가 들어갈수록 요구되는 삶의 길도 한결같아, 내 의지대로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과 충돌해야 했고, 가까운 이들을 아프게 했다. 나는 늘 버둥거렸으며, 그래서 이 땅은 내게 늘 벗어나고픈 곳이었고, 내려놓고 싶은 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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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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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제가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워서 도움이될까싶어구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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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 |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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