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8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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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425g | 150*180*17mm |
ISBN13 | 9791155780282 |
ISBN10 | 1155780280 |
발행일 | 2014년 08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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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425g | 150*180*17mm |
ISBN13 | 9791155780282 |
ISBN10 | 1155780280 |
하나. 그녀, 내숭 나르시스 / 본능 / 아차 1 / 나름 움직이는 당신 1 / 투혼 / 아차 2 / 주객전도 / 본드걸 / 내숭 이야기 / 空 1 / 낯선 혹은 익숙한 / 숨바꼭질 / 몰입 1 / 戀心 / 空 2 / 각자의 거울 / 피어나다 / 절제 / 호흡하다 / 동상이몽 / 과유불급 / 운치 있다 / 내면의 초상 / 몰입 2 / 수묵화 / 너를 통해 위로 받는다 / 떨림 / 새벽 1시 / Hidden Story / 나름 움직이는 당신 2 / 그림 속의 나 둘. 내숭 올림픽 순정녀 / 제니티스 / 수고했어, 오늘도 / 스물일곱, 세월의 무게 / 나를 들다 / 우연을 가장한 만남 / 원더우먼 다이어리 / 나는 니가 필요해 / 불금 / 준비 완료! / 승리는 나의 것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도돌이표 / 누구나 비밀은 있다 / 스리, 투, 원, 발사! / 마라토너 / 동세 / 갈증, 오아시스를 찾아 / 레드카드 / 1 대 30 / 기다림이 길진 않을 거야 / 심판 위의 독재자, 킴 / 재미 찾기 / 내 마음이 들리니? / 주부 9단의 봄날 / 새빨간 거짓말 / 탄탄대로 / 내가 제일 잘 나가 / 유토피아 / 당신은 지금 어디에 / Shall We Dance? / 완벽한 밥상 / 인생은 아름다워 / 대비 셋. 나를 그리다 새벽의 움직임 / 쉼표 / 자화상 / 꿈을 그리다 / 태동 / 소행성, 밝게 조정하다 / 생각이 모여 나를 이루다 1 / 생각이 모여 나를 이루다 2 / 자기에 잠기다 / 자기에서 피어나다 |
우연히 TV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김현정이란 여성을 알게 되었다. 젊고 예쁜데 한복을 입고 다니는 여성... 전혀 의외의 장소에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녀의 모습 말고 생각까지 만날 수 있는 이야기라 관심이 가지게 된 책이다. '한국화의 아이돌'이란 부제목을 단 그녀만의 감성적인 작업 노트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펼치자 짧은 글과 함께 순정만화를 연상시키지는 그림들에 눈길을 빼앗기고 만다.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에 역시나 신세대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과 그림... 어느 것 하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젊음이 느껴지며 세련되고 예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내숭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자신만의 은밀한 일을 하는 화장실 모습을 담은 그림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편안 자세를 잡으며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자신만의 운치 있는 공간으로 화장실을 만들어 버리는 저자의 글과 그림에 나도 모르게 살짝 입가에 웃음이 퍼진다.
남자친구를 따라 딱 한 번 가 본 당구장... 요즘은 당구여신이란 여자도 있고 당구를 스포츠로 즐기는 여자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순정녀란 이름으로 가채를 얹은 머리에 한복을 입고 큐대를 잡고 있는 저자의 모습은 매력적이다. 저자 자신의 자화상을 담은 올해의 대표작으로 꼽고 싶은 그림이라고 밝힐 정도로 애정을 가진 작품으로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고혹적이고 섹시하고 우아한 매력이 느껴진다.
명품백과 스타벅스 음료, 핸드폰에 커다란 선캡을 쓰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모습은 한복으로 인해 아슬아슬함과 느껴지는데 정작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이 어렵고 두렵다며 털어놓는다. 나도 한 번씩 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데 다음에 이 운동기구를 사용한다면 그 때는 지금과 다른 내 얼굴을 바라보는 것에 조심스러워질 거 같다. 다양한 작품 속에 그녀만의 내숭이 왜 이렇게 예쁘게 느껴지는지..
한복이 가진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 안에 자신만의 내숭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고상하고 우아한 척 하지만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내숭... 그림이 너무나 예쁘기에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도 저자의 내숭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고 전시회가 있다면 꼭 가 볼 생각이다.
나는 한복이 참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사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정물화 보다는 톡톡튀는 아이어디가 가미된 팝아트나 위트있는 그림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 주는 김현정 작가님의 그림들을 보았을 때 참 흥미로웠다. 표지만 해도 노란 한복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헬멧을 쓰고 있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책 속에서는 이런 많은 내숭시리즈 속 그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들은 후루룩 라면을 먹거나, 엎드려서 컴퓨터를 하고, 그럴싸한 포즈로 당구를 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기도 한다. 그들이 입고 있는 각기 다른 색색의 한복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한장한장 넘길 때 마다 다음에 어느 장소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상상하게 만들며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복장과 상황들과 소품들이지만, 매치되지 않을 것 같은 그림들이 그리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 오히려 조화로워 보였다.
그리고 더불어 그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그렸을 때의 생각들, 어울리는 이야기 등을 그리 길지 않은 글들로 전해주고 있다. 공감가는 글들도 있고 기억해 두고 싶은 글들도 있고, 자신과 그림을 찾는 이가 있는 현재가 정말 감사하고 공부를 하면서도 전시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정말 소중하다는, 한국화는 아름다운 전통이며 이 고운 재료의 맛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글들을 통해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아끼는 지도 잘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그림속 여인들이 실제로 현실에 존재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근데 생각해 보니 그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이 높은 빌딩 숲 속에 잘 녹아 들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눈빛은 따라 붙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내 옆을 슥 지나가는 내숭 속 주인공들을 만난다면 너무 즐겁지 않을까 싶었다.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언젠가 작가님의 전시회 소식이 들린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작은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멋진 캔버스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이들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
책이란 글자를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마음을 엿볼수 있는 공간이다. 그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림이나 사진을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언제나 눈은 글자에 중심을 두고 있고 머리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즐거움에 책을 더하게 된다. 그렇지만 오늘 만나는 이 책은 글자가 중심이 아니라 삽화처럼 꾸며진 그림이 중심에 있으며, 그림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혹여 독자 아니 관람자들이 이해하지 못할까봐서 글자로 그림을 설명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머리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상상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도록 지도를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거나 너무 멀리 있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바로 그 순간을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흠잡히지 않으려고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 그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런 정체성을 찾아야 하기에 한복을 입은 여인이 높은 하이힐이나 스쿠터를 타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타인의 눈에 비친 내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본인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페이지를 넘길수록 글자보다는 점점 더 그림에 빠져들게 되고 그림을 한참이나 본 이후에 글을 읽어내려가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작은 전시회에 들러서 그림을 보고 그림의 설명을 듣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전혀 지루하거나 어색함없이 "맞아. 그런때가 있지. 정말 그럴걸"하면서 속으로 맞장구칠때가 많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놓쳐버리는 작은 순간순간들을 콕 집어내는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 때문일 것이다.
힘들고 지쳐간다고 느껴질때,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고민스러울때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지나면서 무심코 넘겨버렸던 작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면서 입가에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온몸에 새로운 힘이 생기는 느낌이 들것이다. 마음의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