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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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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음악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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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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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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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1.1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7.3만자, 약 5.9만 단어, A4 약 109쪽?
ISBN13 978893296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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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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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는 정신이 너무 멍해서 무슨 생각을 해야 할 지 몰랐다. 포지가 옆으로 다가와 흥분된 소리로 떠들어대며 등을 두드렸지만 나쉬의 생각은 마치 그가 해낸 엄청난 일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이제 다시 제로가 되었어, 마침내 그의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갑자기 그는 이제 막 그의 삶 가운데서 한 시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벽과 목초지만이 아니라 맨 처음에 그를 거기로 몰아왔던 모든 것, 지난 2년 동안의 미친 듯한 서사시, 즉 테레사며 돈이며 차며 그 모든 일이 끝난 것이었다. 이제 그것들은 모두 사라졌고 그는 다시 제로가 되었다. 그러나 아주 작은 제로일지라도 그것은 커다란 무(無)의 구멍, 이 세상을 모두 포함할 만큼 커다란 원이었다.
--- p.252-253
처음에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나쉬는 마음이 조금도 산란해지지 않았다. 차가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이고 나자 다시 차를 몰아 길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거의, 아니 전혀 느끼지 못했고 자기가 새로운 환경에 그처럼 쉽게 적응했다는 사실이 그 스스로도 조금은 놀라웠다. 그 차를 이처럼 빨리 포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나쉬는 자기가 탁 트인 곳에서 일하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얼마쯤이 지나자 그 고요한 목초지가 그에게 좋은 효과를 주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풀과 나무들이 그의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키기라고 한 것 처럼.
--- p. 204
중요한 것은 흥분을 억제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포지에게 자기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히 말해서 그에게 감명을 주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자기가 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그 젊은이의 허장성세를 자기의 조용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더 많고 몸집이 더 큰 이점을 이용하여 포지의 건방진 태도에 대해 어른 노릇을 할 셈이었다. 침착하지 못하고 안달하는 그 젊은이의 태도를 상쇄할 견실함을 보이면서 어렵사리 얻은 지혜의 영기를 발산할 셈이었다. 그들이 브롱크스 북부에 이르렀을 때쯤 나쉬는 이미 행동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돈을 약간 더 써야 한다는 뜻이었지만, 결국에는 그 돈을 잘 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p. 63
이제 그 벽은 사람 키보다도, 심지어는 나쉬처럼 키가 큰 남자보다도 더 높아져 있었다. 갑자기 그 돌들이 하나의 벽으로 바뀌었고, 그 일을 하면서 겪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을 멈추고 그 벽을 볼 때마다 자기가 한 일에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p.324,pp16-17,20-24
이 운전은 그에게 주어잔 단 한번의 기회였고,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그 기회를 음미하고 싶었다.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예전의 기억을 연장시키고 싶었다.앞 유리창으로 눈이 펄펄 날리며 달려 드는 중에 그는 마음의 눈으로 목초지에 휙 내려 앉는 까마귀들, 불가사의한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 위로 날아가는 까마귀들을 보고 있엇다. 하얀 눈에 덮인 목초지가 아름답게 보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밤새도록 눈이 내려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때 흰 눈으로 덮인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싶었다. 그는 끝없이 펼쳐진 하얀 들판, 눈이 계속 내려 돌무더기들까지도 덮이고 모든 것이 하얀 눈 밑으로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았다.
--- p.345---12-24
아내를 잃고 하나뿐인 딸마저 누이에게 맡긴 채 혼자 생활해 나가는 보스턴의 소방관 짐 나쉬. 그는 어느 날 뜻하지 않게 30년 전 이래로 본 적이 없는 아버지로부터 2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산 사브 자동차에 몸을 실어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시간과 돈을 허비한다. 그러던 중 그는 노름을 하다가 두들겨 맞고 도망치던 젊은이잭 포지를 만난다.

그는 (틀림없이 Jack-pot에서 나왔을 이름을 가진) 카드 도박사인데, 나쉬는 잭 포지가 전직 회계사 플라워와 검안사(檢眼師) 스톤이라는 두 명의 사내와 벌이기로 한 도박에 1만 달러를 걸기로 하고 그와 동행한다. 마침내 포지는, 복권에 당첨되어 많은 돈을 모은 행운의 두 사내와 카드 게임을 벌이기 시작한다. 초반 포지의 승리가 예상되었지만, 1만 달러는 물론 빚까지 지게 될 정도로 큰 실패를 겪게 된 나쉬와 포지는 빚을 노동으로 갚기로 하고 승자들의 소유지에 벽쌓는 일에 동의하게 된다. 나쉬는 일이 끝나면 풀려날 수 있으리라고 믿지만 포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탈출할 기회만 엿보는데…….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그들은 눈이 내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해에 내리는 첫눈이었고 습기를 머금은 함박눈은 대부분 땅에 닿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저 아래쪽 길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용 전구들이 꺼졌고 바람도 가라앉았다. 이제는 바람이 고요히 멎어 있어서 날씨가 거의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쉬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잠시 자기 얼굴에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 지난 몇 달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행복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p.343
나쉬는 자기가 이제는 전혀 자기답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지만 그 말을 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자기가 어떤 상상의 극장 무대 위에서 미리 쓰여진 대사를 되뇌며 연기를 하는 배우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대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에는 그런 식으로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일로 불안감을 느끼기는커녕, 너무도 쉽게 자기의 역할을 떠맡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돈을 버는 것이었는데, 만일 이 이 입 험한 젊은 친구가 돈을 벌어 줄 수 있다면 나쉬는 정말로 그렇게 될지 알아보기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쓸 셈이었다.
--- p.61
그러자 둔하게 뚝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에는 그의 손에 나무로 된 두 남자의 인형이 쥐어져 있었다. 그 인형들을 살펴보려고도 하지 않고 나쉬는 그 기념물을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어린아이 적 이래로 나쉬가 무엇인가를 훔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자기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몰랐지만, 그 순간에는 어떤 이유를 찾아볼 생각은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그 이유를 분명히 설명 할 수 는 없었더라도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이름을 아는 것과 똑같은 식으로 그것을 알았다.
--- p.159
그 아이는 말을 거의 하지 못했고, 풀밭을 가로질러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했던 말은 짐! 짐! 짐! 하고 저능아가 주문을 외듯 그의 이름을 몇 번씩 다시 부른 것뿐이었다. 나이가 같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그 아이는 줄리엣과 공통점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나쉬는 그 아이의 비참하리만큼 창백한 안색과 자기 딸의 곱슬곱슬한 머리칼, 밝고 재기 넘치는 얼굴, 또 그 아이의 비루먹은 강아지 같은 모습과 자기 딸의 수정처럼 맑은 웃음소리, 통통한 무릎을 비교하면서 그 아이에게 경멸밖에는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아이를 해치려는 충동은 점점 더 강해져 억제할 수가 없게 되었고, 마침내 여섯 시가 가까워 오자 나쉬에게는 그 아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거의 기적처럼 느껴졌다.
--- p.298-299
그 둘째날 밤 이후로 나쉬는 자기가 이제 통제 불능이 라는 것, 어떤 이해할 수 없고 저항할 수도 없는 힘의 손아귀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발광한 짐승처럼 그는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다른 곳으로 무작정 차를 몰아 달리고 있었다. 그 일을 그만두려고 아무리 여러 번 결의를 다져도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매일 아침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그 정도 했으면 됐다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오후가 되면 똑같은 욕망, 똑같은 충동에 사로잡혀 잠을 깨면 다시 차로 기어드는 것이었다.
--- 2000/12/04 (sm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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