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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만경

동경만경

리뷰 총점8.0 리뷰 48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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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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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4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380g | 138*197*30mm
ISBN13 9788956600901
ISBN10 89566009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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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여자들이 그런 걸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와 자기가 료코와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고 싶어졌다는 게 무슨 연관이 있는지 스스로도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평소와 다름없이 새벽녘까지 격렬하게 그녀를 안고 난 후, 이제는 완전히 자기 전용으로 만들어버린 베개를 끌어안고 새근새근 잠든 료코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혼자만 깨어 있는 자신이 문득 그것을 위한 도구 같다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니지만 분명 유쾌한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두 사람의 교제 방향이 보통과는 조금 다른 쪽으로 진행되었고, 그것이 왠지 점점 더 좋지 않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그 추락 장소를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던 것이다.
--- p.193

회원리뷰 (48건) 리뷰 총점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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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이 시대의 사랑을 묻는다' 동경만경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콩*이 | 2012.02.06 | 추천6 | 댓글6 리뷰제목
   장동건과 고소영이 풋풋했던 시절, 함께 출연했던 '연풍연가'라는 영화가 있다. 제주도의 황홀한 풍광을 배경으로, 인물로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배우가 그리는 사랑 이야기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 서정적 분위기와 감미로운 정경에 지금보다 젊었던 나는 완전히 매혹되고 말았다. 도도한 이미지를 벗어버린 고소영은;
리뷰제목

 

 장동건과 고소영이 풋풋했던 시절, 함께 출연했던 '연풍연가'라는 영화가 있다. 제주도의 황홀한 풍광을 배경으로, 인물로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배우가 그리는 사랑 이야기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 서정적 분위기와 감미로운 정경에 지금보다 젊었던 나는 완전히 매혹되고 말았다. 도도한 이미지를 벗어버린 고소영은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청순하고 여린 가이드로, 장동건은 슬픔을 간직한 관광객으로 나와 자연스런 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서로에게 끌렸던 두 사람은 그 감정이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면서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삶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생의 단면을 그림같은 풍광에 담아 보여준 이 영화는 그렇기에 더  쓸쓸했으며 무척이나 고왔다. 

 

이 영화에 대한 좋은 기억은 영화와 관련된 어떤 것을 볼 때도 잔상으로 남아 영향을 미쳤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경만경'은 전부터 이 영화의 제목이 주는 느낌과 비슷해 관심이 가던 책이었다. 灣景이란 제목은 볼 때마다 알 수없는 아련함으로 내 마음을 흔들었다. 해질 무렵의 경치라는 뜻의 만경은 이 책에 대해서도 그런 내 감정을 투사하게 했다.

 

'동경만경'은 부두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 료스케와 전문직 여성 '료코'가 만남 사이트에서 만나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하는데까지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도회지의 일상과 그 안에서 사는 현대 남녀의 모습이 덤덤하고도 세밀하게 그려진다. 료스케는 료코를 공항에서 만나고 난 후 다시 만남이 이어지지 않자 은근히 상심해 있다. 비록 한 번 뿐인 만남이었지만 료코는 그의 기억 창고속에남아 있다. 메일을 보내도 연락이 없자, 그녀의 근무처에도 가보지만 그런 여성은 없다. 회신이 오지 않으면 다시는 만날 길이 없다.

 

그러던 차, 옆집에 사는 직장 동료 오스기의 여자친구인 유코가 소개해준 마리를 만나 자신의 집에서 밤을 함께 한다. 료스케는 마리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뒤틀린 감정이었고, 료코는 잊혀진 게 아니었다. 마리조차도 이내 료코의 존재를 감지해낸다. 료쿄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본다. 료쿄에게 답신이 왔다. 료스케는 료코를 만나고는 마리를 정리한다. 

 

어느 날 유명 작가인 아오야마 호타루가 항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부두를 찾아온다. 얼떨결에 료스케는 그녀의 일행을 안내하는 일을 맡게 된다. 오스기의 여자친구 유코는 아오야마 호타루의 열혈 팬이다. 료스케의 이야기는 각색돼 대중지에 실리고, 료스케가 자신의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었던 사람과 졸업후 함께 살았다는 사실까지 글에 실린다. 자신과 선생님의 관계를 의심하던 사람들 앞에서 순수한 사랑을 증명코자 가슴에 불을 붙였던 이야기까지도.

 

료코는 아직도 자신의 본명을 밝히지 않았다. 기회를 놓쳐버린게 가장 큰 이유다. 료스케의 집에 들른 료코 앞에 마리가 나타나 본명조차 밝히지 않는 이유를 힐문하며 항변한다. 미오에게 료스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미오는 육체 이상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는다. 료스케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커갔을 뿐이지 그와 더 나은 관계로 가고자 하는 생각도 딱히 갖지 않는다. 그녀와 하루밤을 함께 했던 직장 상사도 그가 좋아서였기 보다는 그의 쓸쓸함이 못견디게 측은했기 때문이다. 그 일은 그의 감정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했던 해프닝일 뿐이었다. 육체관계에만 몰두하는 미오에게 사랑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포스트 하루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본 문단에서 자신의 입지를 견고히 한 요시다 슈이치는, 일반 작가와는 다른 색깔로 자신만의 세계와 정서를 보여준다. 도회지에 사는 이 시대의 남녀를 그릴 때 그는, 차라리 서로의 육체를 탐닉케 할지언정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특이한 관계로 설정해 나타낸다. 적나라한 육체적 반응은 있지만 감정으로까지 그 이상 진전되지 않는 관계의 상정은 현대적 공간에서 마음을 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즉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몸에 탐닉하는 역설적 관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글은 육체의 확인을 통해 마음을 열어도 된다는 확신이 섰을 때야 비로서 마음을 여는 단계로 들어간다. 사랑, 참 어렵다.

 

동경만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사랑의 여러 양태는 사랑이 희미해지는 세상일수록 더 다가가야 한다는 이율배반적 역설을 담고 있다. 결국 돌아갔지만 료스케와 미오는 사랑을 찾았고 그 사랑에 자신들을 싣기로 마음 먹는다. 섬세하고도 담담한 감정묘사를 통해 '이 시대의 사랑이 무엇이냐'는 물음을 요시다 슈이치는 던지고 있다. 나는 '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을  사랑의 시작이라 생각했고, 그 시작을 용기라는 이름으로 불러본다. 이제는 당신이 답할 차례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6
풍경이 눈에 들어올 듯한 연애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e | 2005.07.27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잔잔하고... 조용하고... 평온한 듯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가득한 소설이었다. 얼마전 케이블 방송에서 일본 드라마를 하는 것을 보고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표지가 너무 예뻐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하드커버에 표지 그림도 예쁘고 상태는 좋은 편입니다. 단지 배경이 되는 동경만이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 소설을 읽으며 완전히 동화하거나, 풍경을 그;
리뷰제목
잔잔하고... 조용하고... 평온한 듯 하지만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가득한 소설이었다. 얼마전 케이블 방송에서 일본 드라마를 하는 것을 보고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표지가 너무 예뻐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하드커버에 표지 그림도 예쁘고 상태는 좋은 편입니다. 단지 배경이 되는 동경만이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 소설을 읽으며 완전히 동화하거나, 풍경을 그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남자 주인공의 사랑에 여자 주인공의 마음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둘의 사랑이 잡지를 통해 소설로 연재가 되고 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주인공들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핸드폰으로 메일을 주고 받는 것이나 핸드폰을 통한 만남 등은 우리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지만 일본의 문화도 약간 엿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그래서 더 평범하고 더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시시콜콜 묘사와 시기적절 대사의 절묘한 조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06.02.04 | 추천2 | 댓글2 리뷰제목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네 권째 읽었다. 작가는 어려울 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의외로 무척 쉽게 투시한다. 고매한 은유나 비상한 묘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요시다 슈이치는 그런저런 풍경의 묘사와 주인공들의 소소한 동선을 보여주는 데에 적극 공을 들이는 타입이다. 주인공이 지금 걷고 있는 거리, 주인공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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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네 권째 읽었다. 작가는 어려울 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의외로 무척 쉽게 투시한다. 고매한 은유나 비상한 묘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요시다 슈이치는 그런저런 풍경의 묘사와 주인공들의 소소한 동선을 보여주는 데에 적극 공을 들이는 타입이다. 주인공이 지금 걷고 있는 거리, 주인공이 지금 타고 있는 지하철, 주인공이 지금 바라보고 있는 빌딩에 대해서 그리고 바로 그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는 시시콜콜하게 묘사하지만 그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하지만 그렇게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가고 주인공이 바라보는 것을 함께 바라보고 주인공이 걷고 있는 거리를 함께 걷다보면 어느새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설명되지 않는 주인공의 심중을 스스로 부연설명하고 있는 독자인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만다. 소설은 동경만의 부두에서 일을 하는 료스케와 그 건너편 빌딩에서 기업의 홍보 업무를 하는 미오(하지만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숨긴채 료코라고 말하는) 사이의 사랑 이야기다. “……사람은 말야. 그리 쉽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진 않잖아.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난 후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보기에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자기 뜻대로 꿈을 이뤄내는 것처럼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아. 뭐랄까, 내 마음인데도 누군가가 스위치를 켜지 않으면 ON이 되지 않고, 거꾸로 누군가가 그 스위치를 끄지 않으면 OFF가 되지 않는 거지. 좋아하기로 마음먹는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싫어하기로 작정한다고 싫어지는 것도 아니고…….” 십대 시절 좋아했던 여선생과의 동거, 그리고 헤어짐 이후 사랑과는 담을 쌓고 있던 료스케였지만 료코와의 첫만남 이후 그녀에게 푹 빠진다. 하지만 료코는 료스케의 몸에는 흡착하지만 료스케의 마음까지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뭐라고 해야 할까……. 내가 이야기만 들은 바로는, 료스케였지? 그 사람은 미오가 좋아하는 타입의 남자라기보다는 단지 지금까지 몰랐던 타입의 남자가 아닌가 싶은데? 난 그런 식으로 밖에 생각이 안 들어.” 미오의 친구 요시노는 이렇게 충고한다. 그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미오 또한 그런 자신을 정확히 판단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부두 창고에서의 섹스 이후 이제 미오는 료스케의 몸에 더더욱 빠져든다. 몸뚱이만 남고 모든 것은 사라진 것처럼 료스케의 방에서 출근하고 료스케의 방으로 돌아온다. 주말이면 밖에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료스케의 몸과 미오 자신의 몸만이 가득한 시간을 보낸다. “요시노는 ‘사랑에 빠졌다’고 놀려댔지만 그건 조금 잘못된 판단이라고 미오는 생각했다. 이렇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컵라면을 먹는 료스케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기가 그토록 그의 앞에서 대담해지는 게 아니라, 그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품안에서 자유롭게 몸을 해방시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러니 두 사람이 마냥 순탄하게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료스케에겐 료코와 사귀기 이전 어정쩡하게 만났던 마리라는 여자가 있다. 료스케는 마리에 대해 심각하지 않았지만 마리는 료스케에게 심각했던 그런 여자... 미오가 침투하기 이전엔 미약하나마 료스케의 몸과 마음에 가장 가까웠던 여자... 게다가 료스케는 아오야마 호타루라는 소설가에게 부두를 소개해주면서 이런저런 말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여성지에 연재중인 소설의 주인공 모델이 되어 버린다. 산재해 있는 여러 난관을 뚫고 두 사람은 마침내 서로를 사랑하게 될까? “...어떤 사랑도 믿을 수 없게 된 료스케와 자신이 어딘가 닮은 것 같은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제 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새삼스레 다시 만나 대체 무엇을 시작하겠다는 걸까? 그 순간만을 즐기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앞일은 생각하지 말고 단지 그 순간을 즐기라고.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은 그 순간을 실컷 즐겼다. 이제 앞에 남은 건 미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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