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두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귀족들과 프랑스의 국왕까지도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간청하는 마당에 하필이면 별 볼일 없는 피렌체 상인의 두번째 부인에게 초상화를 그려준 걸까?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거짓말쟁이에다 좀도둑인 살라이를 오랫동안 쫓아내지 않고 곁에 두었으며, 유언장에까지 이름을 올려놓은 것일까?
이 작품은 실제 인물들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신비에 싸인 모나리자의 탄생 배경을 재구성한 독특한 소설이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온갖 미사여구로 기억되는 이 위인을 작가는 본능에 자유롭지 못했던 불완전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생명력의 원천이며 인생의 진실을 바라볼줄 아는 인물은 오히려 거짓말쟁이이며 좀도둑인 제자 살라이로 그려진다. 그런 살라이이기에 못생긴 공작 부인 베아트리체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였으며, 그녀가 죽은 뒤에도 다 빈치로 하여금 그녀의 모습을 닮은 모나리자의 초상화를 그리게 한다. 그래서 걸작 '모나리자'가 태어났다는 이 야기는 한 예술품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긴박한 구성으로 흥미롭게 풀고 있으며 르네상스 시대를 무대로 인생의 진실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그의 제자 살라이, 밀라노의 공작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아내 베아트리체 데스테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다 빈치는 미술 뿐만 아니라 건축학, 기계학, 해부학, 지리학, 병기 제조에서 도시계획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학문을 연구한 사람이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부분에서 재능을 보이는 것은 인류의 역사상 아주 드문 일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 다빈치는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희노애락에 대해 냉정해지려 애를쓰고, 자신을 높으 곳에 두려하며,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자의식과 완벽성 댸문에 중요한 작품일수록 지나치게 진지해져 위대한 작품에 꼭 필요한 요소인 격렬함과 인간적인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 빈치에게 부족한 이 격렬한 요소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살라이이다. 살라이는 거짓말쟁이에다 좀도둑이며 무례하고 무책임하다. 살라이는,
"난 내과거가 불행했다 해도, 아니스 과자만 있으면 싹 묻어 버릴수 있을텐데."
"난 그저 '옛날, 지금은 지금, 앞으로는 앞으로' 라고 생각해요."
하고 말할 만큼 단순하다.
그렇다고 해서 살라이가 천방지축인 것만은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가를 제대로 볼줄 모르는 천박하고 머리가 텅 빈 사람들로 가득한 다 빈치의 주변에서 살라이는 누구보다 입바른 소리를 잘하고, 인생을 즐기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매우 낙천적인 인물이다. 살라이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진지하기만 한 다 빈치의 삶과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다 빈치에게 이러한 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해 준 인물은 바로 일 모로 공작의 아내 베아트리체이다. 베아트리체는 페라라 공작의 둘째 딸로 태어났으며, 언니 이사벨라와는 달리 못생겼다. 못난 외모 때문에 청혼을 받을 때도 이사벨라 대신이었고, 남편 일 모로의 연인들에게도 밀렸을 만큼 인생에 있어서 언제나 두번째였다. 하지만 외모와는 달리 베아트리체는 삶의 진실,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볼줄 아는 자신만의 잣대를 가진 인물이다. 처음에 이러한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다 빈치와 살라이뿐이었지만, 베아트리체는 점차 자신이 지닌 감각을 그러내며 남편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바게 된다.
이렇듯 각각의 인물은 개성적이고 독특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으며, 서로 긴밀한 관계로 얽혀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점점 더 획일화되어 가는 요즘에 이 작품은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진정한 예술작품은 무엇인가, 진정한 삶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며, 르네상스 시대 삶과 예술에 대한 단면을 엿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세계적인 명화 '모나리자'가 그려지게 된 뒷이야기다. 미술사에 따라 화가와 작품만을 지식으로 알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불후의 명화라 하더라도 어떤 우연한 일로 인해 그려질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견습생인 살라이의 역할은 주목할 만하다.
--- 어린이도서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