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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공간, 두번째 이야기

여행의 공간, 두번째 이야기

: 건축가가 그린 세상의 모든 호텔

[ 반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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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29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72g | 136*190*23mm
ISBN13 9788997835621
ISBN10 899783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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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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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신혜정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수료했다. 안그라픽스에서 출판물 디자이너와 디자인 도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번역, 디자인, 편집 진행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마음, 사진을 찍다』 『퍼핀 북디자인』 『포스트모던 건축 기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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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란 낯선 땅에서 무방비 상태가 되는 곳이다. 그런 손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설계자와 호텔 경영자는 대단히 고심하면서도 티 나지 않게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려 한다. 실측하는 과정에서 국민성이라든지 얼핏 눈치채기 어려운 영업 방침을 발견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렇게 고심한 지혜를 찾아내면 과연 이렇구나! 하며 더욱 흥미로워진다. 설계자의 ‘의기양양한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다.
- ‘여행의 시작’

도대체 1급 호텔이란 무엇일까? 오성급 호텔이라고 해도 그 도시나 호텔 체인에서 멋대로 자칭할 뿐이다. 국제 기준 따위는 없다. 심지어 식스 스타(6 Stars)나 파이브 플라워(5 Flowers)라는 것마저 있다. 하지만 호텔을 평가한다는 것에는 하드웨어 이외의 것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 않을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 거기에 더해 우아하고 품위가 있으면서도 조금 비밀스러운……. 아무래도 넓이나 비싼 마감재가 호텔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평가는 손님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 ‘테레지안 옐로, 호텔 자허 빈(Hotel Sacher Wien)’

리셉션 플로어 라운지는 안도 밖도 아닌 중정으로, 1천 년이나 된 낡은 벽을 올려다보며 유유자적할 수 있어 유쾌하다. 생각해보면 막 완성된 건축이나 인테리어에는 ‘시간’이 없다. 이곳의 중정과 로비는 새로운 것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는 박력이 가득하다. 이 호텔의 주제는 ‘시간’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고 10세기와 16세기에 쌓은 돌벽을 보며 아침식사를 했다.
- ‘오래된 두꺼운 성벽, 파라도르 데 온다리비아(Parador de Hondarribia)’

전원의 한가운데, 벼 이삭을 스치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좋은 기분으로 스케치한다. 부탄이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고심하는 중이라고 쓴 적이 있는데 아직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여행의 마지막에 와서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여기에는 호텔 서비스의 원형이 있고 장삿속 같은 것이 없다. 내일이면 귀로에 올라야 하는 날에 굿바이 역전 홈런. 노린 바대로 빠져들었으니 여행사의 계획은 대성공이었다.
- ‘여행의 끝, 빌리지 로지(The Village Lodge)’

주위에 있는 것, 즉 자기 방이든 가구든 게스트룸이든 계속 측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대상과 장소의 규모감이 몸에 밴다. 스스로 측량해 손으로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색까지 입힌 그림은 실로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다. 사진에 비할 것이 아니다. 사진은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해 찍는 것이어서 그 순간 전심으로 보지 않기 마련이다. 하물며 컴퓨터가 자동으로 정리해주니 나중에 “에, 이런 것이었나”라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실측한 평면도는 사진과도 다르고 풍경화와도 다르다. 비록 일반인에게는 평면도가 익숙하지 않겠지만, 거기에는 크기와 넓이는 물론 기능이나 사용자를 위한 편의성이 나타난다. 가구를 그리고, 색과 그림자까지 넣으면 마치 내 몸이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 움직이는 듯 느껴진다. 무릇 잘 보는 것이 아는 것이자 기억하는 것이다.
--- ‘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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