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만두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언제 그만둬야 합니까?”
“나도 괴롭지만 이달 말까지 정리해 주셨으면 하네. 자네와는 상관없이 나도 그만둘 생각이야. 리스트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자네들을 내보내고 어떻게 혼자 남아있을 수 있겠나. 다행이 얼마 안 되지만 저축해둔 돈도 있고 하니,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하니 어떻게든 되겠지. 힘들겠지만 열심히 인생을 개척해나가기 바라네. 닦아둔 기술 한 가지 정도는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겠지만 말이야.”
부장의 말을 듣고, 평소 그가 자주 했던 말이 떠올랐다.
“기술, 즉 특기를 길러 둬야 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시대라도 기술이 있으면 살아날 방법은 있는 법이거든. 회사가 시키는 일만 해봤자 아무 것도 남지 않아. 지금부터라도 특기를 길러두는 게 좋을 걸세.”
분명 부장에게는 어디에서나 통하는 ‘기술’이 있는 모양이다. 그에 비해 나는 어떠한가?
“자네도 이미 특화된 기술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거라고 믿네.”
부장의 이 말에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런 일이 당신에게 절대로 찾아오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이제 정리해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인생에는 몇 번의 전환기가 있다. 부정적인 전환으로는 좌천, 해고, 다니던 회사의 파산, 좌절, 질병,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실패 등이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취직이나 전직 독립 등 긍정적인 전환기가 힘든 전환기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예상했던 일인 경우도 있고 예기치 못한 일일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끊임없이 찾아오는 크고 작은 전환기를 피해 갈 수는 없다. --- 프롤로그 중에서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학창시절엔 뭐든지 공짜여서 좋았는데, 사회인이 되니까 컴퓨터 배우랴, 외국어 공부하랴… 배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돈이 많이 들어 감당할 수가 없다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즉시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그리고 ‘회사의 힘’을 이용해보자. 학창시절이야말로 무엇을 하든 돈이 든다. 컴퓨터를 배우려면 컴퓨터를 사야하고 학원도 다녀야 한다. 또한 외국어를 공부하려해도 딱히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다. 본격적으로 습득하려면 자기 돈을 내고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가면 어떠한가? 컴퓨터는 공짜로 준비되어 있고, “이것 좀 가르쳐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물으면 숙련된 선배가 기꺼이 가르쳐준다. 그뿐 아니라 외국어를 습득하기 위한 실전 기회도 얼마든지 있고, 해외 출장도 공짜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월급까지 받고 갈 수 있다.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회사라는 무대에 올라 감독, 시나리오 작가, 무대담당, 조명까지 제공받고 게다가 매달 월급까지 받으며 공부를 하는 셈이다. --- p.20~21
라이프워크로 진입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은 500시간으로, 1년 동안 달성하려면 일주일에 10시간을 투자해야 하므로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퇴근 후에는 시간을 내기 어렵다. 주말을 이용하려 하면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못한다. 이처럼 직장인에게는 시간을 내는 것이 여의치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회사에 있는 시간을 이용하면 500시간을 쉽게 채울 수 있다. 롱워크, 라이프워크를 일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러분도 아마 어떤 분야나 기술의 실무수준에서 이미 500시간을 넘어섰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여러분의 기술을 심화하는 과정이다. 일단 실무차원에서 자립하고 난 다음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추면 된다. 처음에는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좋다.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공부를 시작할 때는 일주일에 최소 1시간을 투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 p.92~93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다.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데 능숙한 사람이 아니다. 정말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맞장구를 치고 질문할 수 있는, 즉 화제가 풍부한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도 개인 미디어가 엄청난 전환이 될 수 있다. 일단 발간을 결정하면 꾸준히 다음 호에 게재해야 할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장르를 불문하고 원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직장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일은 자동적, 타성적으로 주어지며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 그것이 사생활 속으로 파고들어와 24시간 생각해야 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개인 미디어는 생각하는 습관을 사생활로 끌어들인다.
가령 뉴스를 접했을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자연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게 되며 수집한 정보에 대한 의견을 구사하는 일도 많아진다. 즉, 대화가 끊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저널리스트가 된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 p.164~165
나를 읽게 하려면 어떠한 점에 유의해야 할까?
1. 반드시 지적생산의 결과를 포함시킬 것
단순한 신변잡기만을 모아둔 개인적 메모는 읽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든다. 인맥의 도구로서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분량
원고 분량은 최소한 A4로 두 장은 되어야 한다. 이보다 양이 적으면 읽는 사람은 가벼운 종이 조각으로 여길 것이다. 또한 글 자체가 초라한 느낌이 들고 레이아웃도 빈약해지기 쉽다. 내 경우에는 A4로 6장에서 10장 정도 범위 내에서 늘리거나 줄였다. 무리하지 않고 정해진 양식에 따라 써 내려가면 된다.
3.발간 횟수
발간 횟수에 욕심 부리지 말자. 처음에는 쓸 내용이 무궁무진해서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소재는 금방 닳아버린다. 많아야 월간지면 충분하다. 나는 격월간 발행으로 정했는데 정년퇴직을 기점으로 계간인 연 4회 발간으로 줄였다. 필요할 때마다 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일년에 몇 번이라고 규칙을 정해 놓는 것이 좋다. 다른 제한은 없으니 발간 횟수만큼은 정해 두도록 하자.
4.발행부수
혼자서 편집, 복사, 제본, 받는 사람 이름 쓰기, 발송까지는 상당히 힘들다. 요즘은 이메일이나 개인 블로그라는 비용이 들지 않는 사이버상의 시스템도 있지만 여러분도 느껴보았듯이 직접 인쇄된 활자로 접하는 것과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 p.170~1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