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 몸이 가진 놀라운 자연치유력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암 환자가 되어 실의에 빠진 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생활한 지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었다. 그동안 참으로 많은 암 환자들을 만났으며,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나아서 건강한 삶을 누리게 되었는가 하면, 병마에 굴복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 많은 환자들을 지켜보면서 암은 우연히 걸리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낫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우연하게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나는 믿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요인들이 모여서 암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작은 불씨가 조건이 맞으면 큰 불로 타오르듯이 우리 몸에 내장되어 있는 자생력도 조건만 맞으면 활활 타올라 우리를 질병의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자생력이 원하는 최적의 조건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원래 인간은 모두가 자연인이었다. 본래 있던 그 자연인의 자리에 우리 몸을 돌려놓으면 몸이 스스로 알아서 병을 치료해 주는 것이 바로 자생력이다.
암세포가 아무리 위력적이라 해도 우리 몸이 가진 정상적인 면역세포가 더 강하다. 우리 몸안에 아무리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많이 퍼져 있다 하더라도 그보다는 정상세포가 더 많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몸속에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자생력이 남아 있다는 말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음식으로 밥상을 차리고, 자연 속에서 사색하고 명상하면서 내면에 숨어 있는 ‘참 나’를 찾아내면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맑은 영혼이 깃들면서 진정으로 행복한 나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건강을 포기하면서 추구하는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부와 명예에 대한 과도한 욕망이 건강을 해치고, 몸에 이롭지 않은 음식들이 질병을 불러온다. 인체에도 질서가 있고 리듬이 있으며, 그 질서가 무너지면 질병이 찾아온다. 반면에 질서가 바로서면 질병은 회복된다. 이것이 바로 자연치유의 기본원리이다. 나는 자연치유가 병을 고치기 위해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는 놀라운 힘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체의 신비는 다 풀지 못한다. 우리가 자연치유를 통해 스스로 건강을 회복시키고 생명을 지켜나가는 힘도 과학으로 다 설명하지 못한다. 자연계에는 병원도 약국도 없다. 하지만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스스로 가진 자생력에 의지하여 잘 살아가고 있다. 사람도 병이 나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갖고 있다. 치료라는 이름으로 우리 스스로 그 힘을 약화시키고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연치유는 결코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우리 몸이 질병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방해하지 말고, 스스로 회복하는 자생력을 도와주기만 한다면 인체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여 질병에서 거뜬히 벗어난다.
성경에서는 흙이 사람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굳이 성경 구절이 아니라도 흙의 기본원소와 사람의 기본원소는 거의 같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은 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흙과 가까운 생활을 하면 건강해지고, 흙과 멀어지면 그만큼 질병상태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흙을 밝고, 흙집에 살면서, 흙이 생산한 식물을 직접 먹고 살면 그만큼 건강해지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진리라고 나는 믿는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은 점점 더 흙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지구 전체가 거대한 병동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붉은색을 가진 황토의 분자 알갱이 미립자는 벌집 형태의 복층구조를 이루고 있어 엄청난 양의 원적외선을 함유하고 있다. 과학문명의 발전으로 아무리 생활이 편리하고 윤택해진다 해도 병에 걸리면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다시 자연의 위대함, 다시 말해 흙의 소중함을 깨 닺고 다시 흙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요양원에 온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땅에서 기운이 솟아오르는 봄철에 산과 들로 다니면서 나물 캐고 산야초 뜯고 하면서 흙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료경과가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특히 고등학생들이 폐결핵에 많이 걸린다는 통계는 그만큼 햇볕을 받으면서 흙에서 노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산성화 된 땅이 아니라, 퇴를 듬뿍 준 건강한 땅에서 생산된 식물을 먹고, 황토로 집을 짓고 살면 무너진 생체리듬이 회복되고 면역력이 향상되면서 치유가 빨라진다.
땅은 어머니 품안 같아서 우리가 제멋대로 살다가 지치고 병든 몸을 이끌고 돌아오면 구차한 변명 들으려 하지 않고, 아무 조건 없이 포근히 안아 주고 쓰다듬어 준다. 그렇게 해서 땅은 우리를 예전의 활기차고 씩씩한 모습으로 되돌려 준다.
많은 환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암 환자가 된 까닭이 무엇이며, 나을 수 있는 근거는 또한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답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바로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자생력이다. 자생력을 잃으면 환자가 되고, 잃었던 자생력을 회복하면 건강한 사람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내 가슴 속에는 죽어가던 암 환자가 기적처럼 살아난 이야기들이 수 백 권의 책이 되고도 남을 만큼 담겨져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을 쓸 수 있게 격려해 주고 조언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함께 생활하는 많은 환우들이 모두 건강을 되찾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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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4 자연식이요법에서 길을 찾다
1.암을 이기는 자연의 선물
(1)자연식의 놀라운 효능
어릴 적부터 병약했던 나는 30대 중반부터 자연식이요법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자연식이요법을 시작한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자연식 요리가 많이 개발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고,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가족들의 불평과 비협조는 견디기 힘들었다. 아이들은 먹기 싫은 음식을 해준다며 투정을 부렸고, 가까운 이웃의 싸늘한 시선은 참으로 고단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점차 힘든 시간이 지나면서 내 몸이 서서히 좋아지고, 이것을 본 아이들도 조금씩 내 뜻을 이해하고 따르기 시작했다.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서 나는 식이요법에 대한 지식과 자신감을 키워갔다. 내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차츰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식이요법에 관한 조언도 하기 시작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따라한 환자들이 자연식이요법을 통해 회복되는 일이 늘어가자,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자연식 요양원을 시작해 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1995년에 경북 영천시 임고면 삼매리에서 자그마한 자연식이요법 요양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일 처음 찾아온 환자는 알코올성 간경화 말기로 흑달까지 온 사십 대 중반의 남자였다. 황달을 오래 앓아 얼굴빛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이 환자는 내가 시키는 대로 자연식이요법을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말끔히 회복되었다. 그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대거 모여들기 시작했다.
거의 다 죽게 된 사람들을 포함해 중증 암 환자들이 요양원으로 밀고 들어왔다. 얼마 안 가 방이 부족해 환자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신기하게도 요양원에 들어온 환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됐다. 복수 환자도 며칠 지나지 않아 복수가 빠지는 등 눈에 띄게 나아졌다. 보름 만에 암 덩어리를 다 토해내는 환자도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의료진과 일반인들 사이에 자연식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를 마치 사이비 집단이나 되는 양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 온 환자들은 자연식 요양원에 있다는 사실을 주치의에게 숨긴 채 병원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했고, 어쩌다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포기하다시피 한 암 환자들이 우리 요양원에 와서 지내면서 회복되는 일은 계속 늘어났다. 그러면서 우리 요양원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퍼지고, 환자들은 계속 몰려왔다.
자연식을 하면 암이 낫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여기저기 자연식을 하는 다른 요양원들이 생겨나고 대체의학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현대의학에 한계를 느낀 환자들의 필요와 욕구 때문에 대체의학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체의학이나 자연식요법을 표방한 요양원들이 난립하면서 환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궁지에 몰린 환자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하여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의 부작용도 많이 생겨났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영양학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식이요법은 대체의학이라기보다는 보완의학적인 면이 강하다. 우리 몸의 무너진 면역체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생활규칙과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실제로 우리 요양원에 와서 병원치료와 식이요법을 적절히 병행하고 건강법칙을 실천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여 회복되는 환자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2)자연식이요법으로 완성시킨 8가지 건강법칙
나는 식이요법을 중심으로 한 생활개선, 다시 말해 건강법칙 8가지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투병생활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치료법은 현재 의료계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보완의학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건강법칙 8가지는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균형 있는 영양식생활, 적당한 운동, 물을 충분히 마시기, 햇볕을 적절히 이용하기, 모든 일에 절제하기, 신선한 공기 충분히 마시기, 충분한 휴식, 정신건강 등의 생활원칙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가운데서도 첫 번째 항목인 영양식생활을 내가 20년의 경험을 통해 실천방법 면에서 완성시킨 것이 바로 자연식이요법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자연식이요법에 대한 인식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바뀌었다. 식이요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고, 암 환자의 필수식단에서도 자연식이요법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지만 그래도 암 환자들에게 자연식이에 대한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데 작은 역할이나마 하게 된 된 것을 나는 생애의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지금은 자연식이와 생활개선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학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암 환자 전문요양병원들도 많이 생겨났고, 환자에게 두 가지를 병행하도록 권하는 의사들의 수도 늘고 있다. 나는 이것이 바로 자연식이요법이 환자의 회복을 돕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증거라고 생각한다. 너무도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자연식 요양원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들은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많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식이에 대한 정보를 여러 방면으로 접한 환자들이 병원치료보다는 대체의학을 선호하여 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병원치료를 포기하면서까지 요양원을 찾는 환자들도 있는데, 그런 환자들에게 나는 자연식이요법과 병원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실제로 요즈음 들어서 식이요법, 면역요법, 정신요법은 현대의학에서도 과감히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분야가 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다시 돌아가라면 도저히 되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힘겨운 여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길이 암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애쓰는 환우들과 그들의 가족, 의료진 모두에게 반딧불 같은 작은 빛이라도 되어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