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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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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5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509쪽 | 73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641309
ISBN10 899564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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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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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루돌프 J. 러멜
1932년 미국 오하이오 주 출생으로 주립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1959년 하와이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1963년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인디애나 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로 임용된 이래, 예일 대학을 거쳐 1995년 은퇴할 때까지 하와이 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민주주의를 통한 평화 확산과 데모사이드 방지에 관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권력이 죽인다 Power Kills> 등 지금까지 모두 24권의 저서를 발간하고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96년에는 국제평화를 위한 공적이 인정되어 정치학자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 최종후보에 선정되었다. 또 1999년에는 국제문제 연구에 새바람을 일으킨 업적을 평가받아 국제학회International Studies Association가 주는 ‘수잔 스트레인지 상’을, 2003년에는 분쟁에 대한 연구의 성과로 미국정치학회가 주는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10년에 걸쳐 모두 다섯 권으로 저술한 대작 <전쟁과 갈등의 이해Understanding Conflict and War>를 비롯해 <치명적 정치: 1917년 이래 소련의 대량학살>, <피로 물든 세기: 1900년 이래 중국의 대량학살> <데모사이드: 나치의 대량학살> <정부에 의한 죽음> <데모사이드의 통계> <권력이 죽인다> 등이 있다.
그의 웹사이트 www.hawaii.edu/powerkills에는 최근 연구 성과는 물론 본인의 저서에 인용된 방대한 자료, 20세기 전체주의 정권이 저지른 학살과 고문에 희생된 사람들의 사진 등이 게시돼 있다. 또 그의 전자책 도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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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슬라스는 옆에 서 있는 민병대원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채 열여덟 살도 되어 보이지 않는 어린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머리를 꼿꼿이 들고 입술을 다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리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스타니슬라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소녀의 블라우스를 잡아 끌어당기더니 다리를 걸어 땅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양손으로 칼자루를 쥐고 순식간에 그녀의 팔을 내리쳐서 동강내버렸다. 경련하고 있는 그녀의 몸을 타고 넘어가서 다른 쪽 팔도 잘라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와 등에서 커다란 살덩이를 잘라냈다. 그녀는 몸에서 쏟아져 나온 커다란 피 웅덩이에 잠긴 채 더 이상 꿈틀거리지 않았다. 그녀에게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는 일을 마치자 헐떡거리며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여자들은 모두 옷을 벗고 있었다. 민병대원들은 여자들을 보면서 음란한 농담을 하며 웃었다. --- 르완다 후투족 게릴라의 만행에 대한 로랑의 증언 중에서

보안경찰은 화학강의실에서 나오는 첸 잉을 체포해서 시내에 있는 감옥으로 끌고 갔다. 그곳에서 십대의 홍위병들은 그녀를 고문하면서 간첩행위를 도와준 공범자의 이름을 대라고 다그쳤다.
채 열여섯 살도 안 되어 보이는 홍위병 제복차림의 소녀는 험한 욕을 하면서 그녀의 엄지손가락에 채운 압착기의 커다란 나사를 계속 돌려댔다. 고통이 온몸을 휩쓸자 첸 잉은 비명을 지르고 머리를 흔들며 눈물을 흘렸다. 이미 핏덩어리가 되어버린 다른 쪽 엄지손가락에서는 뼛조각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두 소년이 그녀를 잡고 번갈아 소리를 질렀다.
“자백해. 넌 간첩이야. 누굴 위해 간첩질을 한 거야?”
고통이 그녀의 온몸을 삼켰다. 그녀는 몸을 떨었다. 현기증이 일고 구역질이 났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똥을 싸면서 그 위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구역질을 하면서 이미 토해 놓은 토사물 위에 다시 토해 놓았다. 홍위병 소년이 그것을 걸레로 쓸어 담아 그녀의 얼굴에 덮어버렸다.
홍위병들의 고함과 자신의 비명소리 사이로 그녀는 왼쪽 엄지손가락 뼈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이름을 기억해내려고 애를 썼다. 이름 하나. 그녀가 전력을 다해 매달린 것은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압착기로 엄지손가락을 조이는 참을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첸 잉의 모든 사고는 파괴되었고, 기억은 소실되어버렸다. --- 홍위병의 학살에 대한 첸 잉의 증언 중에서

“어서 가. 이 배낭을 가지고 어서 서쪽으로 가.”
구온은 그들이 향하고 있던 방향을 가리켰다.
“빨리 가.”
“못 가요. 당신을 두고는 절대 못 가요. 우리 함께 죽어요.”
그는 이를 악물고 팔꿈치에 의지해서 몸을 일으키며 토르를 밀어냈다.
“당신은 죽으면 안 돼. 여기서 벌어진 이 끔찍한 일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 어서 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해.”
그는 다시 토르를 밀었지만 힘이 없었다. 토르는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려 손으로 입을 막았다. 멀리서 병사들이 숲을 헤치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토르는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놓으려 애썼다. 시간이 없었다. 병사들의 목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리고 있었다.
“여보, 잘 있어요.”
토르는 다정하게 말하려 했지만 거칠고 갈라진 소리가 나왔다.
“절대로 당신을 잊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자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사랑해요, 여보.”
그녀는 숲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15분 정도 시간이 흐렀을 때, 뒤에서 총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토르는 발을 멈추고 나무에 기대어 조용히 흐느꼈다.
“여보, 당신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저도 가능한 빨리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겠어요.”
토르는 힘을 내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구름 속에서도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며 서쪽으로 향했다. --- 크메르루주의 학살에 대한 토르의 증언 중에서

나는 다음 질문을 하기 위해서 기침을 하면서 목청을 가다듬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마침내 힘을 내어 그를 똑바로 노려보며 물었다.
“당신이 아돌프 히틀러죠?”
“야.”
순간 나는 주저 없이 그의 이마에 총을 발사했다.
땀에 젖은 손으로 H&K 권총을 얼마나 단단히 쥐고 있었는지, 총구에 장착했던 소음기를 제거할 힘조차 없었다. 간신히 소음기를 빼내서 코드 주머니에 넣고 총을 권총지갑에 집어넣은 다음 시체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돌아서 나오면서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가 죽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방에서 나와 조용히 문을 닫았다. 끝났다. 전신의 힘이 빠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등을 벽에 기대고 섰다. 온몸이 떨리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 나는 힘없이 벽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 존이 히틀러를 살해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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